“유산균 1000억마리만으론 안 팔린다”…드시모네·듀오락·바이오코어 ‘임상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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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의 경쟁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한 포에 유산균이 몇 억 마리, 몇 천억 마리 들어 있는지를 강조하던 '숫자 경쟁'에서 벗어나 특정 균주가 인체에서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를 입증하는 임상 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헥토헬스케어의 '드시모네'가 담즙산 흡수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장내 담즙산과 미생물 변화를 확인한 가운데 쎌바이오텍 '듀오락', CJ웰케어 '바이오코어', hy 등 주요 업체들도 장 건강을 넘어 체지방·피부·면역·근력까지 연구 영역을 넓히고 있다.
hy의 프로바이오틱스 HY7714는 한국인 대상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피부 보습과 탄력 등을 연구한 균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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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의 경쟁 공식이 달라지고 있다. 한 포에 유산균이 몇 억 마리, 몇 천억 마리 들어 있는지를 강조하던 ‘숫자 경쟁’에서 벗어나 특정 균주가 인체에서 어떤 변화를 만드는지를 입증하는 임상 경쟁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모습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헥토헬스케어는 드시모네의 핵심 원료인 ‘드시모네 포뮬러’를 활용한 인체적용시험 결과가 국제학술지 ‘Alimentary Pharmacology & Therapeutics’에 게재됐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 메이요 클리닉 연구진이 담즙산 흡수장애(BAM) 병력이 있는 성인 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작위·이중맹검·위약대조시험이다. 참가자들은 3주 동안 드시모네 포뮬러 또는 위약을 섭취했고 최종 22명의 데이터가 분석됐다. 프로바이오틱스 투여량은 한 번에 9000억 CFU씩 하루 세 차례, 총 2조7000억 CFU였다.
연구 결과 프로바이오틱스 섭취군에서는 대변 내 1차 담즙산 비율이 감소했다. 장내 미생물 군집도 섭취 전후 및 위약군과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은 드시모네 포뮬러가 담즙산 조성과 마이크로바이옴·대사체에 변화를 일으켰다고 분석했다.
중요한 대목은 ‘장 질환 치료 효과’와 곧바로 연결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이번 시험에서 배변 증상이나 장 투과성, 단쇄지방산 등에서는 프로바이오틱스군과 위약군 사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 대상도 최종 분석 기준 22명에 불과하고 투여 기간도 3주로 짧다. 이번 연구가 확인한 핵심은 임상 증상의 호전보다는 담즙산과 장내 미생물 구성 변화에 가깝다.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업체들이 임상을 전면에 내세우는 움직임은 이미 확산하고 있다.
쎌바이오텍은 지난해 자체 브랜드 듀오락에 적용되는 ‘듀얼코팅’ 기술을 인체적용시험으로 검증했다고 발표했다. 회사에 따르면 단백질과 다당류로 유산균을 이중 코팅해 위산과 담즙산을 견디도록 하는 기술을 적용한 결과 장내 생존율이 최대 91.6%로 나타났고, 비코팅 유산균과 비교하면 최대 221배 높았다. 해당 기술은 한국·미국·유럽·일본·중국 등에서 특허를 확보했다.
연구 범위도 장에만 머물지 않는다. 쎌바이오텍은 지난해 10월 국제학회에서 듀오락 제품에 사용되는 CBT-LGA1·CBT-LGA2 균주와 근력 사이의 연관성을 살핀 인체적용시험 결과도 공개했다. 장내 미생물이 근육 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른바 ‘장-근육 축’을 겨냥한 연구다.
듀오락은 현재 100% 한국형 유산균과 자체 듀얼코팅 기술을 브랜드 차별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쎌바이오텍에 따르면 듀오락은 해외 55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CJ웰케어는 기능성을 여러 개 묶는 전략을 택했다.
CJ웰케어는 지난 5월 ‘바이오코어 쓰리핏 유산균 다이어트’를 내놓으면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개별인정형 기능성을 인정받은 B. breve B-3와 L. plantarum CJLP133을 함께 적용했다.
B-3 프로바이오틱스는 인체적용시험에서 체중·체지방량·허리둘레·엉덩이둘레 등 6개 지표의 개선이 확인된 원료다. CJLP133은 피부 가려움과 민감도 관련 지표 개선 결과를 기반으로 피부 면역 기능성을 인정받았다. CJ웰케어는 두 균주를 결합해 체지방 감소와 피부 면역, 장 건강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다.
고함량 경쟁도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CJ웰케어는 지난해 말 약국 전용 ‘바이오코어 1000억 유산균’을 출시했다. 김치 유래 CJLP133과 비피도박테리움 BI9988을 조합하고 1000억 CFU의 보장균수를 앞세웠다. 다만 과거처럼 숫자 하나만 강조하기보다 균주의 유래와 정착 특성, 상온 보관 기술까지 함께 내세우는 방식이다.
hy 역시 자체 균주를 바탕으로 기능성 영역을 넓혀왔다.
hy의 프로바이오틱스 HY7714는 한국인 대상 인체적용시험을 통해 피부 보습과 탄력 등을 연구한 균주다. 중년 여성 110명을 대상으로 12주간 진행한 무작위·이중맹검 시험 결과 등을 토대로 피부 보습과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으로부터 피부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기능성을 확보했다.
체중 관리 분야 연구도 진행됐다. hy가 공개한 인체적용시험 자료를 보면 과체중 성인 72명을 대상으로 12주간 특정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게 한 결과 체중과 체질량지수(BMI), 허리둘레, 체지방량, 내장지방 면적 등에서 대조군 대비 유의한 감소가 관찰됐다.
HY7017은 면역 기능을 겨냥했다. 성인 대상 무작위·이중맹검 인체적용시험에서 NK세포 활성과 일부 사이토카인 지표 변화가 확인됐다.
업계가 기능성 연구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시장 경쟁 심화가 있다. 종근당건강을 비롯한 대형 업체도 락토핏을 단순 장 건강 제품에서 당·간·인지 등 이른바 ‘유산균 케어라인’으로 확장했다. 종근당홀딩스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서도 종근당건강은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경쟁 심화를 주요 경영 환경으로 언급하면서 유산균 케어라인 확대를 매출 전략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다.
식약처도 지난 5월 2025년 건강기능식품을 포함한 식품 생산실적 통계를 새로 공개하는 등 관련 시장 통계를 매년 집계하고 있다.
결국 업체들의 승부처는 ‘몇 마리를 넣었느냐’에서 ‘어떤 균주를 넣었고 사람에게서 무엇을 확인했느냐’로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임상시험을 했다’는 사실보다 어떤 사람을 대상으로 무엇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고를 때 더 중요해지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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