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까지 탈탈 털어 ‘3만호 영끌’…베드타운 가속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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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상가와 업무시설 자리까지 탈탈 털어 주택 공급에 끌어들였다.
정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 기존 공공택지의 상업·업무시설 등 비주택용지를 주택용지로 전환해 2030년까지 약 3만가구를 착공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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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노후청사를 활용한 복합개발 대상지로 선정한 서울 강남구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지역본부 부지 모습. [연합뉴스]](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15/dt/20260815061011157jpcc.jpg)
정부가 상가와 업무시설 자리까지 탈탈 털어 주택 공급에 끌어들였다. 땅과 시간이 부족한 입장에선 가장 현실적인 지름길을 택한 셈이다.
하지만 쇼핑몰과 회사가 들어설 자리에 아파트를 우겨넣는 이 속도전의 끝은 어디일까.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공급 물량 뻥튀기엔 성공할지 몰라도, 뼈대 잃은 신도시의 삶의 질 추락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정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 기존 공공택지의 상업·업무시설 등 비주택용지를 주택용지로 전환해 2030년까지 약 3만가구를 착공하기로 했다.
신규 택지를 발굴해 지구 지정과 토지 보상, 기반시설 조성 등을 처음부터 밟는 것보다 이미 개발 중인 택지를 활용하는 것이 공급 시기를 앞당기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신규 택지를 확보하는 데 따르는 주민 반발과 보상 문제 등도 상대적으로 줄일 수 있다.
장기간 팔리지 않거나 당초 예상보다 수요가 부족한 상업·업무용지는 주택용지 전환의 우선 대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도로와 교통 등 기반시설 조성이 진행되고 있는 공공택지는 신규 택지와 비교해 사업 속도를 높이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새로운 땅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공급 물량과 속도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현실적인 공급 방안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공공택지에서 비주택용지가 단순히 ‘남는 땅’이 아니라는 점이다.
상업·업무용지는 입주민에게 쇼핑과 의료 등 생활 서비스를 제공하고, 기업과 일자리를 유치해 주민들이 멀리 이동하지 않고도 생활하고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다.
이를 대규모로 주택으로 바꾸면 공급 가구 수는 늘지만 장기적으로 도시의 자족기능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
자족기능이 약해지면 주거 인구는 늘어나는 반면 택지 내부의 일자리와 생활 서비스는 부족해져 교통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주택을 더 넣으면서 늘어난 인구에 맞춰 도로와 철도, 학교 등 기반시설 계획까지 다시 짜야 하는 문제도 발생한다.
당초 계획보다 주거 인구가 크게 늘어날 경우 교통·교육시설 등의 수용 능력이 부족해져 추가적인 기반시설 확충 비용과 사업 지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신보연 세종대 부동산AI융합학과 교수는 “공실 상가와 지식산업센터를 주택으로 바꾸면 단기간에 주택을 늘리고 빈 건물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면서도 “애초 주거용으로 지어진 건물이 아닌 만큼 채광과 환기, 소음, 배관 등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데 한계가 있고, 주차와 소방·피난시설도 주택 기준에 맞추려면 추가 공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기존 상가나 지식산업센터를 주택으로 바꾸는 것은 공실을 활용해 단기적으로 공급을 늘리는 보완책으로 활용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으로는 처음부터 주거와 상업·업무 기능을 함께 고려해 건물을 설계함으로써 주택 공급을 늘리면서도 주거 품질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상길 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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