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었음’ 청년은 실업자가 아니라고?...알쏭달쏭 고용지표 [나유정]

김용훈 2026. 8. 15.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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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고용동향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쉬었음' 지표다. 이 낯선 표현은 직업이 없다는 점에서는 실업자와 비슷해 보이지만 통계상으로는 전혀 다른 범주다.

따라서 청년 실업률 6.8%는 전체 청년 778만8000명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아니다.

쉽게 말하면 '청년 100명 가운데 7명이 실업자'라는 뜻이 아니라 일을 하거나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고 있는 청년 100명 가운데 약 7명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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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실업률 6.8%…전체 청년 아닌 ‘경제활동인구’가 분모
구직 멈추면 실업자 아닌 비경제활동인구…실업률 하락할 수도
‘쉬었음’과 ‘취업준비’도 별개…고용지표 해석 때 구분해야
12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7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7월 15세 이상 취업자는 2천913만6천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8천명 증가했지만 15∼29세 청년층 실업률은 5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면서 청년층 고용 부진은 이어졌다. 사진은 이날 서울시내 한 대학교 일자리플러스센터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최근 고용동향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쉬었음’ 지표다. 이 낯선 표현은 직업이 없다는 점에서는 실업자와 비슷해 보이지만 통계상으로는 전혀 다른 범주다.

‘쉬었음’은 일하지도, 교육이나 직업훈련을 받지도 않는 청년을 뜻하는 이른바 ‘니트족’(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과 일부 겹칠 수 있지만 같은 개념은 아니다.

니트는 취업·교육·훈련 여부를 기준으로 한 개념인 반면, ‘쉬었음’은 경제활동인구조사에서 비경제활동인구의 활동상태 가운데 하나로 분류된다. 따라서 ‘쉬었음’ 청년 모두를 니트로 보거나, 니트 청년 모두를 ‘쉬었음’으로 볼 수는 없다.

정부는 ‘쉬었음’이라는 표현이 특히 청년층에게 무기력이나 게으름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명칭 변경을 검토하기도 했다. ‘준비 중’ 등의 대안이 거론됐지만, 통계상 별도로 집계되는 ‘취업준비’와 혼동될 수 있다는 점 등 때문에 아직까지 뾰족한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쉬었음’ 청년은 실업자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실업자가 아니다.

15일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7월 고용동향’을 보면 7월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6.8%로 1년 전보다 1.3%포인트 상승했다. 상승 폭은 2021년 1월 이후 5년 6개월 만에 가장 컸다. 청년 취업자는 344만1000명으로 19만1000명 감소했고, 실업자는 25만1000명으로 4만1000명 증가했다. 고용률은 44.2%로 1.6%포인트 하락했다.

실업률을 이해하려면 먼저 분모를 봐야 한다. 지난달 청년 인구는 778만8000명이다. 이 가운데 취업자는 344만1000명, 실업자는 25만1000명으로 경제활동인구는 369만2000명이다.

따라서 청년 실업률 6.8%는 전체 청년 778만8000명 중 실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아니다. 실업자 25만1000명을 경제활동인구 369만2000명으로 나눈 값이다.

쉽게 말하면 ‘청년 100명 가운데 7명이 실업자’라는 뜻이 아니라 일을 하거나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고 있는 청년 100명 가운데 약 7명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국가데이터처는 조사대상 기간에 일을 하지 않았으면서 지난 4주 동안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했고, 일자리가 주어지면 즉시 취업할 수 있는 사람을 실업자로 분류한다.

예를 들어 일을 하지 않는 철수와 영희가 있다고 하자. 철수는 최근 여러 회사에 지원했고 당장 출근할 수 있다면 실업자로 분류될 수 있다. 반면 영희가 일을 하지 않으면서 최근 구직활동도 하지 않았다면 통계상 실업자가 아니라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하는 ‘쉬었음’에 속한다.

고용률은 실업률과 분모부터 다르다. 고용률은 ‘취업자÷해당 연령 인구×100’​으로 계산한다.

청년 778만8000명 가운데 취업자가 344만1000명이기 때문에 청년 고용률은 44.2%다. 같은 ‘%’로 표시되지만 실업률과 고용률은 애초에 기준이 되는 100명이 다르다.

‘취업률’이라는 표현도 주의해야 한다. 취업률은 통계의 목적에 따라 분모와 정의가 달라질 수 있으며, 대학 졸업자나 취업지원사업 참여자처럼 특정 집단 가운데 취업한 사람의 비율을 나타낼 때 흔히 사용된다. 반면 국가데이터처의 월별 고용동향에서 전체 노동시장의 취업 정도를 보여주는 대표 지표는 해당 연령 인구 가운데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고용률’이다.

실업률이 떨어졌다고 반드시 고용 상황이 좋아졌다고 볼 수도 없다.

취업자 90명, 실업자 10명이 있다고 가정하면 실업률은 10%다. 그런데 실업자 5명이 구직을 포기하면 취업자는 그대로인데 실업자는 5명으로 줄어든다. 경제활동인구도 95명이 되면서 실업률은 약 5.3%로 낮아진다. 취업자가 단 한 명도 늘지 않았는데도 실업률은 떨어지는 셈이다.

반대로 구직하지 않던 사람이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기 시작하면 취업자가 늘지 않아도 실업자가 증가해 실업률이 높아질 수 있다. 실제 국가데이터처는 7월 청년 실업률 상승과 관련해 공무원 시험 및 공공부문 채용 확대, 신규 구인 증가 등으로 구직활동에 나선 청년이 늘어난 점을 배경으로 설명했다.

‘쉬었음’은 바로 이 지점에서 실업자와 갈린다. ‘쉬었음’은 실업자가 아니라 비경제활동인구의 활동상태 가운데 하나다.

비경제활동인구에는 재학·수강, 취업준비, 육아·가사, 쉬었음 등이 포함된다. 구직단념자 역시 비경제활동인구에 속하지만, 취업을 희망하고 취업이 가능하면서도 노동시장적 이유 등으로 구직을 포기한 사람이라는 별도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따라서 ‘쉬었음’과 ‘취업준비’도 같은 말이 아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올해 초 ‘쉬었음 청년’을 ‘준비 중 청년’으로 부르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뒤 논란이 일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달 전체 연령의 취업준비자는 63만명으로 전년 동월보다 3000명 감소했다. 이에 비해 ‘쉬었음’ 인구는 251만8000명으로 6만2000명 줄었다. 15~29세 ‘쉬었음’ 청년은 36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9000명 줄었다. ‘취업준비’와 ‘쉬었음’이 별도의 활동상태라는 점을 보여주는 통계로 봐야 한다.

‘쉬었음’을 두고 명칭 논란이 이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정부가 청년에게 무기력하거나 게으르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다른 명칭을 검토했지만, ‘준비 중’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경우 기존의 ‘취업준비’와 통계상 구분이 어려워질 수 있다.

결국 ‘직업이 없다’, ‘실업자다’, ‘쉬었음 상태다’는 서로 다른 말이다. 실업률은 노동시장에 참여해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찾는 사람 가운데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비율을 보여주는 지표다. 청년 고용시장의 실제 모습을 보려면 실업률뿐 아니라 고용률과 취업자 수, 비경제활동인구의 움직임까지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나유정]은 ‘나에게 유용한 정책 정보’를 쉽게 풀어 소개하는 연재물입니다. 정책이 제안된 배경과 변화의 의미를 짚고, 누가·언제·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를 안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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