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숨겼다가 '보험사기'..재판부는 '기망'에 선 그었다 [거짓을 청구하다]

김태일 2026. 8. 15.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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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기에서 '기망'의 여부와 수위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이어 재판부는 "A씨가 당뇨병 진료 사실을 보험사에 고지하지 않은 것은 맞지만 이 같은 행위가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 정한 기망의 정도에 이른다고까지 볼 수 없다"며 "합병증의 위험성은 널리 알려져 있으므로 A씨도 예방 노력을 했을 것으로 보는 것이 상식적이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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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A씨 당뇨병 치료 중 보험 가입
이후 뇌경색 등 합병증 발병..보험금 청구
보험사에선 사기 의심..검찰은 법 위반 기소
하지만 재판부는 "보험의 본질 해할 정도 아냐"
사진=챗GPT
[파이낸셜뉴스] 보험사기에서 '기망'의 여부와 수위는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A씨 사례에서 이를 가늠해볼 수 있다.
보험 가입 후 합병증 발병

50대 A씨는 2년여 간 당뇨병으로 고생을 했다. 장기간 입원치료도 받았다. 그러다 우연히 전화를 받았다. 보험사였다. A씨는 어딘가에 자신의 개인정보가 팔렸나보다 하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상담원은 암보험을 추천했다. 하지만 A씨는 딱히 필요하지 않았다. 상담원은 방향을 살짝 틀어 보다 폭넓게 보장되는 상품은 권했다. 당뇨뿐 아니라 나이도 꽤 있는지라 상담사가 언급한 병들에 미리 대비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결국 A씨는 해당 보험 상품에 가입했다. 그리고 몇 달 뒤 A씨에게 뇌경색, 불안정협심증, 고지질혈증, 양안 증식단요망막병증 등이 순차적으로 찾아왔다. 모두 당뇨병 합병증이었다.

다행히 A씨가 들어놓은 상품에서 대부분 보장이 되는 질병이었다. 안심하는 마음으로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보험사기"였다. A씨가 앓고 있던 당뇨병을 계약 전에 알리지 않았고, 합병증 발병을 예상할 수 있었음에도 이를 공지하지 않았으므로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을 위반했다는 것이었다.

결국 수사기관까지 나서 A씨를 재판에 넘겼다.

"보험사기 아냐" 이유는?

하지만 1심 판결은 '무죄'로 결론 났다.

검사 측은 "A씨 당뇨병은 중증이었고 그 전형적인 합병증에 해당하는 뇌경색증, 불안정협심증 등의 발병 개연성이 농후하다는 점을 인식했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제출된 증거만으로는 A씨가 '보험사고의 우연성'이라는 보험의 본질을 해할 정도로 합병증 발병이라는 보험사고 발생의 개연성이 농후함을 인식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재판부는 "A씨가 당뇨병 진료 사실을 보험사에 고지하지 않은 것은 맞지만 이 같은 행위가 보험사기방지특별법이 정한 기망의 정도에 이른다고까지 볼 수 없다"며 "합병증의 위험성은 널리 알려져 있으므로 A씨도 예방 노력을 했을 것으로 보는 것이 상식적이고,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볼 만한 자료는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A씨가 먼저 전화해 보험 가입을 알아보지 않았고, 권유 전화를 먼저 받은 이후 과정에서 계약을 체결하게 됐다는 점도 보험사기의 고의가 부족하다는 근거로 수용했다.

[거짓을 청구하다]는 보험사기로 드러난 사건들을 파헤칩니다. 금욕에 눈멀어 생명을 해치고 '거짓을 청구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매주 토요일 독자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이 기사를 편하게 받아보시려면 기자 페이지를 구독해 주세요.

taeil0808@fnnews.com 김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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