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광석 큰손' 레이디언트월드, 美 당국 조사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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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철광석 트레이더 중 하나로 빠르게 성장한 비상장 기업 레이디언트월드가 미국 법무부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법무부는 레이디언트월드가 철광석 거래와 관련해 은행에 위조 서류를 제공했다는 의혹 속에 이 회사의 사업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번 의혹은 은행들이 레이디언트월드가 자금조달에 사용한 송장(인보이스)을 확인하기 위해 거래상대방에 직접 연락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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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톨·카길 등 주요 거래처 줄줄이 발 빼
유동성 위기에 알루미늄 재고 헐값 매각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세계 최대 철광석 트레이더 중 하나로 빠르게 성장한 비상장 기업 레이디언트월드가 미국 법무부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4일(현지시간)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은행에 위조된 서류를 제공했다는 의혹이 조사의 배경으로 지목됐다.

레이디언트월드는 이날 성명을 통해 해당 당국들로부터 연락을 받은 적이 없으며 조사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그동안 부정행위 의혹을 일관되게 부인해왔으며 “최고 수준의 상업적·법적 기준에 따라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레이디언트월드는 최근 몇 주간 주요 거래상대방과 채권자들이 잇달아 거래를 축소하면서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 원자재 트레이더인 비톨그룹과 곡물 대기업 카길이 이 회사와의 거래를 중단했고, 채권자들도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을 재검토에 나섰다고 블룸버그는 앞서 보도했다. 배경에는 이 회사가 은행에 위조 서류를 제공했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이번 의혹은 은행들이 레이디언트월드가 자금조달에 사용한 송장(인보이스)을 확인하기 위해 거래상대방에 직접 연락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적 사례로, 레이디언트월드는 비톨과의 철광석 거래 송장을 이탈리아 은행 인테사산파올로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그런데 인테사가 비톨 측에 해당 송장 내역을 확인하자, 비톨은 일부 거래가 실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파이낸셜그룹도 자사 펀드인 포인트보니타펀드를 통해 레이디언트월드의 채권자로 참여해왔는데, 최근 대출 근거 서류를 재점검하는 과정에서 몇 가지 불일치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프리스는 앞서 해당 기초 거래가 유효하다고 판단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원자재 트레이딩 업계에서는 이런 구조가 낯설지 않다. 트레이더들은 통상 자신들의 순자산을 훨씬 웃도는 막대한 물량의 원자재를 취급하는데, 이를 위해 은행이나 신용펀드로부터 대규모 신용공여를 받아 자금을 조달한다. 이때 송장이나 선적서류 같은 무역서류가 담보 역할을 한다. 레이디언트월드 역시 최근 몇 년간 여러 은행·신용펀드 네트워크로부터 수억달러 규모의 신용공여를 받으며 급성장해왔다. 다만 이 구조는 담보로 제시된 서류의 진위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서류 위조 의혹이 제기되는 순간 신뢰가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거래처 이탈과 함께 유동성 확보에도 비상이 걸린 모습이다. 블룸버그는 같은 날 별도 보도를 통해 레이디언트월드가 알루미늄 재고 약 3만8000톤을 트레이딩 업체 STG그룹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STG그룹은 헤지펀드 스퀘어포인트캐피털의 파트너들이 출자해 키워온 신생 트레이딩 업체다. 매각 대상 알루미늄은 시장가 대비 할인된 가격에 제시됐으며, 미국·중국·유럽 항구에 있거나 그쪽으로 향하던 물량이었다. 이는 레이디언트월드가 여러 트레이딩 업체를 상대로 재고 매각을 타진해온 흐름의 연장선으로, 회사 측이 현금 확보를 서두르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핀케시 나하르가 소유한 레이디언트월드는 업계 밖에서는 잘 알려지지 않은 회사였지만 철광석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워왔다. 2003년 인도산 철광석 수출을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한 이 회사는 이후 싱가포르·상하이부터 제네바, 미국 코네티컷주 스탬퍼드까지 전 세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이번 사안은 아직 공식 혐의로 이어지지 않은 초기 조사 단계다. 다만 세계 유수 원자재 트레이더들이 잇달아 거래를 끊고 채권자들이 익스포저를 재검토하는 상황이 겹치면서, 조사 결과와 별개로 회사의 자금 조달 여력 자체가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성주원 (sjw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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