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年매출 400억 ‘문화유산 굿즈’, 디자인권 범위 논쟁…박물관 입점 두고 분쟁도

김다인 기자 2026. 8. 15.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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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뮷즈(뮤지엄 굿즈·MU:DS)'로 불리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문화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국가 문화유산을 모티브로 한 굿즈 디자인권을 둘러싼 분쟁이 벌어졌다. 문화유산 굿즈는 이미 존재하는 문화유산을 재해석한 2차 창작물의 성격을 띤 만큼 어디까지 독자적인 디자인으로 인정할지 기준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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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금관 액세서리 업체 법정 다툼
해외선 K굿즈 베낀 짝퉁 상품까지
기존 문화유산 재해석 2차 창작물… 어디까지 독창성 인정할지 모호
“정부 차원 기준 마련 필요” 지적

‘뮷즈(뮤지엄 굿즈·MU:DS)’로 불리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의 문화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국가 문화유산을 모티브로 한 굿즈 디자인권을 둘러싼 분쟁이 벌어졌다. 문화유산 굿즈는 이미 존재하는 문화유산을 재해석한 2차 창작물의 성격을 띤 만큼 어디까지 독자적인 디자인으로 인정할지 기준을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신라 금관’ 뮷즈 업체 간 소송전

신라 금관을 모티브로 한 액세서리를 제작해 2024년 8월 디자인권을 받은 브로치(왼쪽 사진). 다른 브로치(오른쪽 사진)도 4월 유사한 디자인으로 디자인권을 등록하면서 양측은 소송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 출처 업체 홈페이지·독자 제공
신라 금관을 바탕으로 한 액세서리를 제작해 온 김모 씨(48)는 4월 서울중앙지법에 유사한 제품을 출시한 다른 업체를 상대로 디자인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씨는 2024년 8월 지식재산처에 디자인 등록을 마친 자신의 신라 금관 브로치와 비슷한 제품이 이후 타사에서 출시되자 디자인을 모방했다고 주장했다. 타사 제품은 올해 4월 디자인을 등록했다. 상대 업체 측 소송대리인은 “신라 금관이라는 문화유산은 누구나 모티브로 활용할 수 있어 김 씨 업체 제품이 나오기 전에도 비슷한 제품이 있었다”며 디자인 모방이 아니라고 밝혔다.

김 씨는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측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김 씨의 제품이 지난해 6월 ‘뮷즈 정기 공모전’에서 선정돼 국립박물관에서 먼저 판매되고 있었는데 재단이 유사한 디자인의 다른 업체 제품도 함께 입점시키기로 하자 이에 항의한 것. 이에 대해 재단은 “동일한 문화유산을 활용하는 경우에는 공통점이 있을 수 있지만 소재, 제작 기법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입점 여부를 결정했다”며 “관련 분쟁이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해 법원 판단이 있기 전까진 디자인권이 후속으로 등록된 상품에 대해 판매를 보류하는 등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후속으로 출시된 상품은 현재 판매가 중단된 상태다.

● 같은 문화유산, 다른 굿즈… 어디까지 창작

지난해 뮷즈 연간 매출액이 400억 원을 넘어서는 등 국가 문화유산을 토대로 만든 굿즈 상품이 유행을 끌면서 같은 문화유산을 여러 업체가 재해석한 상품이 매년 늘고 있다. 문제는 문화유산 활용 굿즈가 일반 상품보다 디자인권 보호 범위를 판단하기 복잡하다는 점이다. 디자인 등록을 받기 위해선 모양 등 외관의 신규성과 창작성이 인정돼야 하기 때문에 문화유산에서 새롭게 창작된 부분이 어디인지 구분해 권리를 따져야 하는 것. 이보격 변리사는 “동일한 문화유산을 모티브로 한 상품은 창작이 가능한 범위가 좁기 때문에 유사성을 판단하기도 까다롭다”며 “어느 범위까지 독자적인 창작으로 인정할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한 상태”라고 말했다.

해외에서 국내 문화유산 활용 굿즈를 베끼는 ‘짝퉁’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2022년 국립박물관문화재단에서 내놓은 반가사유상 미니어처 뮷즈의 모방품이 온라인에서 싼 가격에 판매돼 재단 측에서 법적 대응을 검토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는 한국 고유의 단청 무늬를 활용한 뮷즈인 ‘단청 키보드’가 중국 온라인 쇼핑몰에서 매우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전문가들은 정부에서 만든 디자인권 침해 제보 채널을 문화유산 굿즈 제작 업체들이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백세희 변호사는 “굿즈처럼 소규모 디자인에 대한 권리를 인식하기 시작한 게 최근이라 판례가 많이 쌓이지 않아서 법률적으로 디자인권 침해를 판단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정부 차원에서 디자인권 침해를 제보할 수 있는 채널을 많이 운용하고 소상공인 디자이너들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관련 판례를 축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다인 기자 dao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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