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 투자 외국 조선사에 군함 2척 본국서 건조 허용”

유지혜 2026. 8. 15.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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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마스가 협력 탄력받나
미국이 외국 조선사에 대해 본국에서 미국 군함을 건조하는 걸 조건부로 허용함에 따라 ‘K조선’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지 주목된다. 사진은 펜실베이니아주의 한화 필리조선소.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 조선업에 대규모로 장기 투자하는 외국 조선사에 한해 최대 두 척까지 해당 본국에서 미국 군함을 건조하는 걸 허용하기로 했다. 미국은 수십 년간 미 군함을 해외에서 건조하는 걸 연방법으로 금지해 왔는데 이례적으로 예외를 인정하기로 한 것이다. 특히 이는 미국이 최근 한국의 주요 조선업체에 군함 건조 역량 등을 문의한 직후 이뤄진 결정이란 점에서 ‘K조선’에 새로운 기회가 열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이 담긴 ‘미 해군 및 조선업 기반 재건’이란 제목의 대통령 각서를 발표했다. 백악관이 공개한 각서와 설명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 조선사의 모조선소에서 미 군함 건조를 허용하는 데 네 가지 조건을 달았다. ▶미국 내에 신규 조선소를 함께 건조하거나 기존 조선소의 소유권 또는 과반 지분을 인수하고, 첫 두 척 이후에는 모든 함정을 미국 내 조선소에서 건조할 것 ▶미국 내 조선소에서 미국 시민권자를 고용하고 교육할 것 ▶해외 모조선소에서 사용하는 독점적 건조 기법과 기술 사용권을 미 조선소에 제공할 것 ▶미 조선소에서 이뤄지는 건조 및 유지·보수를 위해 미국 내 공급망을 활용할 것 등이다.

눈에 띄는 건 해외 건조를 허용한 함정의 종류다. 각서는 이를 대잠전·대수상전과 선단 호송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수상전투함, 종합 해상 통합 보급 유조선, 차량 운송 롤온·롤오프 수송선 등 3개 분야로 한정했다. 이와 관련, 미 국방부와 해군은 최근 한국 주요 조선사에 함정 건조 역량과 의사를 문의하는 정보 요청서(RFI)를 보냈다. 이에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은 구축함급 수상전투함과 중형 함대급유함 RFI에 답했으며 삼성중공업도 급유함 RFI에 답했다고 한다. 미국이 이번 각서에서 제시한 함정 분야가 최근 한국 조선사에 보낸 RFI 대상과 상당 부분 겹친다는 점에서 두 조치가 연계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백악관은 이번 각서가 “신속하게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한 것”이란 설명도 곁들였다. 빠른 납기 달성이란 K조선의 대표적인 경쟁력이 부각될 수 있는 대목이다. 상무장관과 무역대표부가 주도한 각종 무역협정에서 약속된 재원을 미 조선산업 투자에 투입할 계획을 세우라고 한 것 역시 한국이 약속한 1500억 달러 규모의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대해 정부 안팎에선 최근 한·미 간에 다양한 안보·통상 현안을 두고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K조선이 미국의 해외 군함 건조 금지 빗장을 열게 된다면 한·미동맹 차원에서 모처럼의 호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흘러나온다. 반면 이는 한국이 대중국 견제를 위한 미국의 해군력 강화에 적극 동참한다는 의미로, 중국의 반발로 이어질 가능성 역시 크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미 상무부가 최근 “한국이 대미 투자를 서두르지 않으면 상호관세를 올리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한국 정부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진 데 대해 청와대는 이날 공지를 통해 “한·미 간 전략 투자 프로젝트와 관련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긴밀히 논의가 진행 중이며, 대미 통상 현안과 관련해 정부 내에서도 수시로 긴밀히 소통하며 대응 중”이란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는 “양국 간 구체적 논의 사항과 정부 내 소통 및 대응 사항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산업부 장관의 방미 계획은 현재로서 정해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유지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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