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배당 ETF, 높은 분배율만 보셨나요

2026. 8. 15. 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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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댓시니어
요즘 퇴직을 목전에 둔 직장인이나 은퇴자의 관심이 ‘월배당 ETF(상장지수펀드)’에 쏠리고 있다. 일반 ETF는 일 년에 많아야 서너 번 분배금을 지급하지만, 월배당 ETF는 매달 분배금을 지급하는 게 특징이다. 직장에서 월급을 받아 생활한 것처럼 은퇴 후에는 월배당 ETF에서 나오는 분배금으로 생활하려는 것이다.

은퇴자가 노후자금을 일반 ETF에 투자한다고 해 보자. 이 경우 분배금이 나오지 않는 달에는 투자하고 있던 ETF 중 일부를 팔아서 생활비를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상승장에선 ‘좀 더 오르면 팔지’하고 머뭇거리고, 하락장에서는 ‘지금 팔면 손해야’하는 생각에 주저한다. 하지만 월배당 ETF 투자자는 매달 정해진 날에 분배금을 주기 때문에 매도 타이밍을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월배당 ETF는 어디에 투자하길래 매달 또박또박 분배금을 주는 걸까? 월배당 ETF는 분배금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크게 2가지 방법을 사용한다. 첫 번째는 포트폴리오에 배당을 많이 주는 우량기업 주식과 안정적으로 이자를 주는 채권을 최대한 많이 담는 방법이 있다. 두 번째는 ‘커버드콜 전략’을 쓰는 것이다. 이는 주식을 보유하면서 동시에 해당 주식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인 콜옵션을 남에게 파는 것이다. 그러면 주식에서 발생한 배당 외에 콜옵션을 팔아서 받은 프리미엄도 함께 분배금으로 나눠 줄 수 있다.

연 10% 이상 분배금을 지급하고 있는 월배당 ETF는 대부분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한다. 하지만 높은 분배율만 보고 커버드콜 ETF에 투자해서는 안 된다. 콜옵션 프리미엄은 주가가 상승할 때 얻을 수 있는 이익 중 일부를 포기한 대가로 받는 것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이다. 커버드콜 ETF를 선택할 때는 기초지수 상승률과 총수익률을 비교해 봐야 한다. 총수익율은 ETF 가격 상승률과 분배율을 합산해서 계산한다. 만약 총수익률이 기초지수 상승률에 한참 못 미친다면, 분배율을 높이려고 미래 성장성을 과도하게 희생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래픽=남미가 기자
그렇다면 월배당 ETF를 고를 때 무엇을 살펴야 할까? 분배금을 많이 주는 ETF를 고르면 될까? 분배율은 보통 연 단위로 표시하는데, 연간 분배금 총액을 ETF 기준가격으로 나눠서 계산한다. 예를 들어 기준가격이 1만원인 ETF가 1년 동안 500원의 분배금을 지급했다면, 분배율은 5%가 된다. 기억해야 할 것은 ETF 운용사가 제시하는 분배율은 어디까지나 목표치에 불과해서 실제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이다. 분배율을 일정하게 유지해도 기초지수가 하락하면 분배금은 줄어든다.

분배율이 연 12%인 월배당 ETF에 1억원을 투자한다 해보자. 투자자는 은퇴 생활을 하는 동안 매달 100만원의 분배금으로 받는다고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 기초지수가 10% 떨어지면 월 분배금은 월 90만원으로 줄고, 기초지수가 10% 상승하면 110만원으로 늘어난다. 따라서 월배당 ETF에 투자할 때는 눈앞에 보이는 높은 분배율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기초지수가 장기 우상향하는 추세를 보이는지, 연평균 상승률은 얼마나 되는지도 함께 살펴야 한다. 분배금이 가진 구매력을 유지하려면 기초지수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을 넘어서야 한다.

월배당 ETF의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해 매달 받는 분배금이 줄면 생활비가 부족할 수도 있다. 이 같은 일에 대비하려면 ‘예비자금’을 따로 떼어두면 된다. 1~2년 치 생활비를 MMF나 파킹형 ETF 등에 넣어두었다가 생활비가 부족하면 꺼내 쓸 수 있다. 월배당 ETF와 예비자금을 정기적으로 리밸런싱하면서 월 분배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방법도 있다. 기초자산 가격이 하락하면 예비자금을 동원해 월배당 ETF를 추가로 구입하고, 반대로 기초자산 가격이 상승하면 월배당 ETF 중 일부를 매도해서 예비자금으로 옮겨두는 것이다.

분배금 지급기준일도 파악해야 한다. 이날 ETF를 보유한 투자자에게 분배금을 지급한다. ETF를 매수하면 결제까지 이틀이 소요된다. 따라서 분배금을 받으려면 지급기준일로부터 최소 2영업일 이전에 ETF를 매수해야 분배금을 받을 수 있다. 월배당 ETF 중 어떤 것은 월말, 어떤 것은 중순(15일 안팎)을 분배금 지급기준일로 삼고 있다. 이 둘을 섞어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면, 한 달에 두 번씩 분배금을 받을 수 있다. 매달 25일에 노령연금을 받는 은퇴자라면 이것도 함께 고려하는 게 좋다.

분배금에 부과되는 세금도 살펴야 한다. 국내 상장 ETF의 분배금에는 15.4% 세율로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주의할 것은 커버드콜 ETF에서 발생한 옵션 프리미엄이다. 해외 옵션 프리미엄을 재원으로 분배금으로 지급하면 과세하지만, 국내 옵션 프리미엄을 분배할 때는 과세하지 않는다. 금융소득 종합과세 여부도 살펴야 한다. 이자와 배당을 합친 금융소득이 연간 2000만원을 넘어가면 초과소득을 다른 소득과 합산해 과세한다. 이 경우 다른 소득이 많은 사람은 세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

분배금을 많이 받으면 세금만 아니라 지역 건강보험료 부담도 늘어난다. 지역 건강보험료 부과 대상에 배당소득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세금과 건강보험료 부담을 덜려면 연금저축과 IRP와 같은 연금계좌를 활용해 월배당 ETF를 투자하면 된다. 연금계좌에서 발생한 분배금을 연금으로 받으면 연 3.3~5.5% 세율로 과세한다. 한해 연금소득이 1500만원을 넘으면 다른 소득과 합산 과세하는데, 이때 누진세율(6.6~49.5%)과 단일세율(16.5%) 중 유리한 쪽을 선택하면 된다. 그리고 아직 개인연금소득에는 건강보험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다만 국내 주식형 커버드콜 ETF는 일반 계좌에서 투자해도 무방하다. 어차피 국내 주식 매매차익과 옵션 프리미엄은 세금도 건강보험료도 부과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해외 커버드콜 ETF는 매매차익과 옵션 프리미엄을 모두 배당소득으로 과세하기 때문에 연금계좌에서 투자하는 게 낫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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