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음 울린 美 소비…판매도 심리도 '뚝'

성주원 2026. 8. 15.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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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7월 소매판매와 8월 소비자심리지수가 나란히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같은 날 나온 미시간대 8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51.0으로 7월 확정치(55.2)보다 크게 낮아졌다.

노동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4%로 6월(3.5%)보다 소폭 둔화한 상태다. 시장은 이달 말 나올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와 다음 달 발표될 8월 CPI를 다음 변수로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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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매판매 0.6%↓·소비심리 51…나란히 부진
이란 전쟁발 물가·실질임금 감소가 공통 뇌관
"꺾인 건 아니다"…증시 부양효과·완충 신호도

[뉴욕=이데일리 성주원 특파원] 14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7월 소매판매와 8월 소비자심리지수가 나란히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상반기 견조했던 미국 소비가 하반기 들어 힘이 빠지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1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로빈스빌에 위치한 아마존 물류센터에서 아마존 배송 상자가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미 상무부 센서스국에 따르면 7월 소매판매액은 7636억달러(약 1078조2000억원)로 전월 대비 0.6% 줄었다. 14개월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로이터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0.1% 증가)를 크게 밑돌았다. 정부의 국내총생산(GDP) 소비지출 산정에 직접 반영되는 근원 소매판매(자동차·휘발유·건축자재·외식업 제외)도 0.4% 줄어 2025년 초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아마존 등 무점포 소매업체 매출이 2.2% 감소하며 낙폭을 주도했는데, 아마존이 ‘프라임데이’ 행사를 7월에서 6월로 앞당긴 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같은 날 나온 미시간대 8월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51.0으로 7월 확정치(55.2)보다 크게 낮아졌다. 3개월 연속 개선세가 이번에 꺾였다. 블룸버그 집계 전망치(55.0), 로이터·월스트리트저널(WSJ) 집계 전망치(54.5)를 모두 밑돌았다. 조앤 수 미시간대 소비자조사국장은 “공화당 지지층의 체감경기는 이란 전쟁 발발 직전보다 19% 낮아져 2024년 대선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이달 초 나타난 심리 위축은 여러 인구집단에서 폭넓게 확인됐지만, 특히 고령층과 저소득층, 대학 학위가 없는 소비자층에서 낙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소득 증가율이 물가상승률을 웃돌 것으로 기대하는 응답자는 전체의 8%에 그쳤다.

두 지표를 관통하는 공통 뇌관은 지난 2월 발발한 이란 전쟁이다. 소비자심리 조사가 진행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약 3.8리터)당 4달러를 웃돌았다. 향후 1년간 물가상승률 기대치도 4.3%로 7월(4.2%)보다 소폭 올랐다. 실질임금 여건도 나쁘다. 이번 주 초 발표된 정부 통계에 따르면 7월 실질 평균시급은 전년 동월 대비 0.2% 감소해, 이란 전쟁 발발 이후 이어지는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물가는 오르는데 실질소득은 뒷걸음질치는 전형적인 ‘스퀴즈’ 국면인 셈이다.

다만 두 지표 모두 ‘추세적 침체’로 단정하기는 이르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소매판매의 경우 아마존 프라임데이 시점 변경에 따른 일회성 요인이 크다는 게 중론이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스티븐 브라운 북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번 부진은 소비지출 증가세의 근본적인 하락이라기보다는 무점포 매출 급감이 주된 원인”이라고 짚었다. 소비심리지수 역시 이번 하락에도 올해 초 40대 중반까지 떨어졌던 최저치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특히 향후 5~10년 장기 물가상승률 기대치는 3.3%로 전월과 같아, 기대인플레이션이 흔들리지 않았다는 점은 연준 입장에서 반가운 신호로 꼽힌다. 물가 상승이 길어질수록 기대인플레이션도 같이 오르는 ‘자기실현적 악순환’을 연준이 가장 경계하기 때문이다.

증시발 자산효과도 소비의 버팀목으로 거론된다. 올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4% 상승했고, PNC파이낸셜 이코노미스트들은 “가계가 예년보다 휘발유 가격 상승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하반기 소비 환경이 상대적으로 덜 우호적일 수 있다”면서도 “소비가 실제로 꺾이는 시나리오는 그리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들은 “고소득층과 고령층이 자산 증가분을 현금화해 소비를 뒷받침하는 흐름이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카드 데이터에서도 가구당 카드 지출이 7월 전년 동월 대비 5% 늘었고, 저축액은 팬데믹 이전 수준을 웃돌며 카드 대금을 매달 완납하는 가구 비중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지표는 최근 시장을 지배해온 ‘금리인상 우려 완화’ 흐름과도 맞물린다. 앞서 발표된 7월 생산자물가가 보합에 그치면서 연준이 다음 달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고, 이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밀어올려 미국 주식형펀드 자금 유입과 증시 사상 최고치로 이어진 바 있다. 이번 소매판매·소비심리 부진이 같은 맥락의 경기 둔화 신호인지, 아니면 일회성 조정에 그칠지가 향후 시장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2분기 개인소비지출은 연율 3.2% 증가했고, 같은 기간 미국 경제성장률은 1.5%를 기록했다. 노동부가 지난 12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4%로 6월(3.5%)보다 소폭 둔화한 상태다. 시장은 이달 말 나올 소비자심리지수 확정치와 다음 달 발표될 8월 CPI를 다음 변수로 주목하고 있다. 두 지표가 이번 부진을 재확인시켜줄지, 아니면 일시적 되돌림이었음을 보여줄지에 따라 연준의 9월 금리 결정 셈법도 달라질 수 있다.

지난 7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의 한 식료품점에서 고객들이 신선식품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로이터)

성주원 (sjw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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