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이 월급 '추월'…SK하이닉스 직원들 통장 ‘두둑’
영업이익 10% 성과급 지급…실적이 곧 두둑한 월급
곽노정 대표 상반기 260억…경영진 보상도 역대급 수준
남녀 급여 격차·성과급 변동성…고액 보상의 과제도
[지데일리] SK하이닉스 직원들의 상반기 평균 급여가 1억4400만원에 달하면서 국내 기업 가운데서도 이례적으로 높은 보상 수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개월 동안 받은 급여를 월평균으로 환산하면 2400만원에 이르는 수준이다. 반도체 호황으로 회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직원 보상 역시 가파르게 증가한 결과다.

14일 SK하이닉스가 공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직원 1인당 평균 급여는 1억44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00만원, 약 23% 증가했다. 상반기 직원 급여 총액은 5조765억2100만원에 달했다. 6월 말 기준 직원 수는 3만6150명으로 1년 전보다 2525명 늘었다. 인력 규모가 확대되는 동시에 직원 보상 수준도 높아지면서 인건비 부담 역시 커지는 모습이다.
성별 급여 격차도 나타났다. 남성 직원의 상반기 평균 급여는 1억5700만원, 여성 직원은 1억1800만원으로 집계됐다. 남녀 간 평균 급여 차이는 3900만원이다. 전체 직원 가운데 남성은 2만4238명, 여성은 1만1912명이며 평균 근속연수는 13.3년이다. 숙련된 인력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반도체 산업에서 축적된 기술과 경험이 높은 보상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의 높은 급여 수준을 이해하려면 성과급 구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직원 급여에는 기본급뿐 아니라 성과급 등 세법상 근로소득으로 분류되는 각종 보상이 포함된다.
회사는 약 5년 전부터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을 도입해 성과와 보상의 연계를 강화했다. 반도체 업황에 따라 영업이익 변동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직원들의 보상도 실적에 따라 크게 달라지는 구조다.
경영진 보상은 직원 평균 급여와 비교하면 더욱 큰 차이를 보였다. 곽노정 대표이사는 올해 상반기 총 260억9500만원을 수령했다. 급여 12억5000만원에 상여 204억5500만원,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 43억7900만원 등이 포함됐다. 차선용 CTO 사장은 급여 5억5000만원과 상여 60억원을 받았다. 회사 실적과 주가 상승에 따른 보상이 경영진에게도 상당한 규모로 반영된 셈이다.
높은 보상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반도체 경쟁에서 인재를 확보하고 유지하는 데 중요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특히 인공지능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설계와 공정, 패키징 분야의 고급 인력 확보가 기업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성과에 따른 보상이 충분하다면 핵심 인력의 이탈을 막고 생산성과 기술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다만 높은 성과급이 지속 가능한 보상 체계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별도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반도체 산업은 호황과 불황의 진폭이 큰 대표적인 경기민감 업종이다. 지금과 같은 높은 이익과 성과급이 매년 이어진다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실적이 둔화될 때 보상 규모가 급격히 감소하면 직원들의 체감 소득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성과급 산정 방식에 대한 구성원 간 인식 차이와 임금 격차 문제도 과제다. 특히 남녀 평균 급여 차이가 상당한 만큼 직무와 직급, 근속기간 등 세부적인 요인을 공개하고 격차의 원인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경영진과 일반 직원 사이의 보상 격차 역시 기업 내부의 수용성과 공정성이라는 측면에서 지속적인 논의가 요구된다.
SK하이닉스의 급여 상승은 반도체 호황이 기업의 실적뿐 아니라 근로자의 소득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높은 성과급이 산업 경쟁력 강화와 구성원의 만족도를 함께 높이려면 성과 배분의 투명성과 예측 가능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반도체 산업이 다시 조정 국면에 진입하더라도 인재를 지키면서 지속 가능한 임금체계를 유지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