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투자 늦어지면 관세 인상”... 美 압박하자, 청와대 긴급회의

미국 정부가 최근 우리 정부에 “대미 투자를 서두르지 않으면 관세를 올리겠다”고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청와대가 지난 13일 관계부처가 참여하는 긴급회의를 열어 대응책을 논의했다. 미국은 지난달 무역법 301조(슈퍼 301조)에 따라 한국에 12.5% 관세를 부과했다. 다만 추가적인 과정이 남아 있어 15%가 넘을 수도 있다.
14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지난해 10월 경주 한·미 정상회담 결과물인 ‘한·미 조인트팩트시트(JFS)’에서 약속한 20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 제외)를 10개월째 집행하지 않고 있다는 불만을 최근 우리 정부에 강도높게 피력했다고 한다. 이에 청와대는 전날 산업통상부 등 관련 부처 관계자를 소집해 회의를 가졌다. JFS 체결 당시 한국은 대미투자를 전제로 상호관세 15%를 적용 받았다. 다만 미 연방법원이 이를 무효화했고, 미 행정부는 슈퍼 301조에 의거해 새롭게 관세를 책정했다.
청와대는 이날 공지를 통해 “한미간 전략 투자 프로젝트와 관련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긴밀히 논의가 진행 중이며, 대미 통상현안과 관련해 정부 내에서도 수시로 긴밀히 소통하면서 대응 중”이라고 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의 방미도 일각에서 거론되지만 청와대는 “산업부 장관의 방미 계획은 현재로서 정해진 바 없다”고 했다. JFS에는 한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종료(2029년 1월)까지 조선업 협력 1500억달러와 전략투자 2000억달러 총 3500억달러 투자를 ‘추진’한다고 명시돼 있다.
미국의 불만은 일본이 올해 초 1호(2월)·2호(3월) 투자 프로젝트를 연달아 발표한 데 비해, 한국은 아직 대미 투자 1호 프로젝트를 발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다만 우리가 일본보다 관세협상 타결 시점이 3개월 늦었고, 최근 200억달러 규모의 미국 텍사스주 가스복합화력발전단지 건설을 1호 프로젝트로 구체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미국의 불만을 ‘채찍질’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정부 관계자는 “11월 미국이 중간선거를 앞둔 영향으로 보인다”며 “1호 프로젝트 선정은 차질 없이 진행중”이라고 했다.
미국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각) 슈퍼 301조에 따라 ‘강제 노동’으로 생산된 상품의 수입 금지 조치를 도입·시행하지 않은 60개국에 10~12.5%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한국에는 12.5%의 관세를 적용했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가 부과했던 글로벌 관세가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위법으로 판결나면서 새로 관세를 메긴 것이다. 우리에게 적용된 12.5%가 최종적인 세율은아니다. 지난달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기자브리핑에서 “추가적인 관세가 붙을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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