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럽 왜 계속 뜨겁나…온난화 넘어 대기순환 변화 가능성

송진원 2026. 8. 14.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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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름 프랑스를 비롯한 서유럽에서 이례적인 폭염이 되풀이되는 배경엔 지구 온난화에 더해 대기 순환의 변화가 극단적인 고온 현상을 부추기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특히 지난 6월 17∼30일 프랑스를 덮친 폭염은 현재와 같은 지구 온난화 수준에서는 산업화 이전 기후에 비해 발생 확률이 200배 더 높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온난화만으로 올해 서유럽에서 폭염이 유독 빈번하게 반복되는 현상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게 과학계의 고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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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압 정체하며 열돔 생성 반복…제트기류 변화도 주목
열대 동태평양서 발생한 엘니뇨 여파 가능성도 배제 못해
13일 영국박물관에서 열화상 카메라가 표면 온도를 측정한 결과. [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올해 여름 프랑스를 비롯한 서유럽에서 이례적인 폭염이 되풀이되는 배경엔 지구 온난화에 더해 대기 순환의 변화가 극단적인 고온 현상을 부추기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현지시간)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는 지난 5∼7월 평년보다 기온이 2.8도 높아 전 세계에서 평년 대비 기온 상승 폭이 가장 큰 국가로 나타났다.

룩셈부르크, 스위스, 벨기에, 스페인이 그 뒤를 이으면서 서유럽에 유독 강한 고온 현상이 집중됐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가 폭염의 빈도와 지속 기간, 강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엔 이견이 없다고 설명한다.

독일 기후학자인 슈테판 람슈토로프는 "오늘날 우리가 겪는 현상은 기상 조건의 우연적 변동성과 기후 변화라는 거시적 추세가 결합한 결과"라며 "이 두 요인이 같은 방향으로 작용할 때 올여름과 같은 기록적인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프랑스 본토에서 1947년 이후 기록된 54차례의 폭염 중 절반이 넘는 29차례가 2011년 이후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지난 6월 17∼30일 프랑스를 덮친 폭염은 현재와 같은 지구 온난화 수준에서는 산업화 이전 기후에 비해 발생 확률이 200배 더 높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온난화만으로 올해 서유럽에서 폭염이 유독 빈번하게 반복되는 현상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게 과학계의 고민이다.

최근 유럽에서는 고기압이 한 지역에 장기간 머물며 서쪽에서 유입되는 바람을 차단하는 이른바 '블로킹' 현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고기압이 정체하면 뜨거운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해당 지역을 거대한 뚜껑처럼 덮는 '열돔'이 형성돼 폭염이 장기간 이어진다.

연구자들은 이런 대기 정체 현상이 지구 온난화의 영향으로 촉진되는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면서 지구가 은연중 새로운 대기 순환 체제에 접어들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조심스레 진단한다.

과학계에서는 북반구 상공을 서쪽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강한 바람인 제트기류의 변화도 주목한다. 제트기류는 고위도의 차가운 기단과 온대 지역의 따뜻한 기단을 분리하는 역할을 한다.

이 제트기류의 흐름이 지구 온난화로 느슨해져 남북으로 크게 굽이치고, 이런 굴곡이 특정 조건 하에서 정체하면 유럽 상공에 강력한 고기압이 장기간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 기후모델은 이러한 현상을 충분히 재현하지 못하고 있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올해 강력하게 발달한 열대 동태평양의 엘니뇨가 서유럽 폭염을 거들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통상 엘니뇨가 유럽 기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여겨졌지만 최근 엘니뇨의 강도가 이례적으로 강한 만큼 그 여파가 서유럽에까지 미쳤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핀란드 기상연구소의 기후학자 미카 란타넨은 "엘니뇨가 발생하는 여름엔 서유럽과 남유럽은 더 더워지는 반면, 북유럽과 동유럽은 더 선선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엘니뇨와 관련된 열대 기상 요인이 올여름 유럽 전역에서 관찰된 대기 순환 양상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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