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진 땅’ 풀어 반발 최소화…용산공원 전체를 후보지 고민도

백주연 기자 2026. 8. 1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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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르면 9월 추가로 발표할 7만 3000가구 이상의 신규 공공주택부지 대부분이 입지 조건이 우수한 강남권 그린벨트 지역임에도 구체적 물량과 지역을 공개하지 않는 배경은 투기와 주민 반발 등의 잡음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부가 13일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발표 때 우수 입지의 추가 대상지와 공급 물량을 공개하지 않는 배경에는 2024년 그린벨트가 해제돼 공공주택부지로 지정된 서초구 서리풀지구가 주민 반발에 부딪혀 상당 기간 진전 없이 난항을 겪었던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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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르면 내달 신규택지 추가발표
서리풀 전례 우려 대상지 미공개
세곡·자곡동 일대·하남감북 거론
국토장관 “파격적 공급속도 핵심”
미군협의·토지오염 등 협의 관건
서울 강남구 수서동 그린벨트 지역. 우영탁 기자

정부가 이르면 9월 추가로 발표할 7만 3000가구 이상의 신규 공공주택부지 대부분이 입지 조건이 우수한 강남권 그린벨트 지역임에도 구체적 물량과 지역을 공개하지 않는 배경은 투기와 주민 반발 등의 잡음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공식적으로 “이미 망가진 땅부터 푼다”는 원칙을 먼저 제시함으로써 환경단체와 서울시의 반발을 최소화하려는 포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 장관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파격적인 주택 공급 속도를 내겠다는 게 핵심”이라며 “상당 부분 훼손돼 그린벨트로서의 역할이 잘 안 되고 있는 지역을 해제하고 토지 오염이나 정화 등의 문제에 굴하지 않고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의 언급대로 훼손된 그린벨트는 주로 강남권 인접 지역에 분포해 있다. 조건에 맞는 그린벨트 지역으로 서초구 내곡동 예비군훈련장, 강남구 세곡·자곡동 일대와 수서차량기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아파트 남측, 경기 하남 감북동·초이동 등이 거론된다.

이 중 하남 감북동·초이동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4차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됐다가 2015년 지구 지정이 해제된 이력이 있는 곳으로 과거 환경평가에서 3~5등급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돼 근거가 가장 뚜렷한 후보로 꼽힌다. 다만 내곡동·세곡동·수서차량기지·방이동 일대는 3·4등급 지역과 함께 보전 가치가 높은 1·2등급지가 일부 혼재돼 있어 실제 해제 범위를 놓고는 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주택지구 후보지로 거론되는 서울 강남구 수서차량기지 일대 모습. 연합뉴스

국토부가 13일 주택 신속공급 방안 발표 때 우수 입지의 추가 대상지와 공급 물량을 공개하지 않는 배경에는 2024년 그린벨트가 해제돼 공공주택부지로 지정된 서초구 서리풀지구가 주민 반발에 부딪혀 상당 기간 진전 없이 난항을 겪었던 전례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포석이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지방자치단체 협의와 주민 설득이 어느 정도 마무리된 물량부터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투기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어 모든 절차가 끝나면 발표하겠다”며 신중한 태도도 함께 내비쳤다. 김이탁 국토부 1차관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추가로 발표될 7만 3000가구 물량에 대해 “지번 하나하나가 개인 재산권과 관계가 있고 하나라도 빠지면 소송이 걸리는 상황”이라며 “조서 작성과 주민 공람에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추가 대상지 발표 시점을 “이르면 9월 말이나 10월”이라고 언급했다.

그린벨트는 아니지만 용산공원 역시 주택 공급 대상지로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정우진 국토부 주택공급추진본부장은 8·13 대책 발표 직후 용산어린이정원에 대해 “주택 공급이 절박한 점을 고려하면 공급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도 “어린이정원은 좁은 개념이고, 용산공원 전체를 주택공급 지역으로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정원 약 30만 ㎡(약 9만 평)는 전체 용산공원의 10분의 1 수준이므로 이에 국한하지 않고 미군으로부터 이미 반환된 부지까지 공급 카드로 검토하고 있다는 뜻이다.

‘닥치고 공급’이라는 정부 기조에도 불구하고 용산공원은 미군 협의, 토지 오염 정화, 서울시와의 협의 등 크고 작은 문제가 얽혀 있다. 이날 서울시 대변인은 “서울의 마지막 대규모 도심 녹지인 용산공원을 훼손해 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매우 신중해야 한다”며 “용산공원은 미래세대에 온전히 물려줘야 할 소중한 국가자산”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린벨트를 풀어 주택을 공급하려면 통상 지구 지정과 보상, 각종 영향평가 등 절차가 복잡해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 다만 정부가 이번에 도입한 최단기 착공 모델(68개월→37개월)과 공공주택지구 방식을 활용하면 과거보다 속도를 낼 여지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명박 정부 시절 강남 보금자리주택지구가 발표 후 1년여 만에 착공에 들어갔던 사례처럼 이번에도 신속한 절차 진행이 이뤄지면 대기수요 형성을 통한 집값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청년·신혼부부 등에 대한 공공주택 우선공급 원칙이 더해지면 현재 주택 매수세를 견인하는 30대의 조급한 심리를 가라앉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주연 기자 nice8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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