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이 물류센터로"···SSG·롯데가 연 '배송 2.0'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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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형마트들이 전국 오프라인 매장과 자동화 물류센터(CFC)를 도심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며 '배송 2.0 시대'를 열고 있다. 기존 이커머스 업계가 주도해 온 속도 중심의 배송 경쟁을 넘어 주문 목적과 상품 용량, 수령 시점에 따라 배송 옵션을 세분화한 다층적 배송망을 구축해 온라인 장보기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대형마트 업계는 순수 이커머스 기업이 구현하기 어려운 전국 오프라인 점포와 대규모 물류 인프라를 배송 거점으로 활용해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결국 대형마트가 구축하고 있는 다층적 배송 체계가 전국적으로 본격 가동되는 올 하반기가 온라인 장보기 시장의 향후 주도권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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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는 '점포 거점화'·롯데는 '첨단 CFC'···오프라인 인프라 앞세워 이커머스 추격
2분기 나란히 적자···배송망 확대 속 수익성 확보가 하반기 성패 가를 것

[시사저널e=조건희 기자] 국내 대형마트들이 전국 오프라인 매장과 자동화 물류센터(CFC)를 도심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며 '배송 2.0 시대'를 열고 있다. 기존 이커머스 업계가 주도해 온 속도 중심의 배송 경쟁을 넘어 주문 목적과 상품 용량, 수령 시점에 따라 배송 옵션을 세분화한 다층적 배송망을 구축해 온라인 장보기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구상이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장보기 시장의 배송 경쟁이 기존 익일·새벽배송 중심에서 1시간·2시간·새벽·시간지정 배송 등을 결합한 다층적 구조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익일·새벽배송을 앞세운 속도 경쟁이 '배송 1.0'이었다면, 배송 시간과 상품 규모, 주문 목적에 따라 선택지를 세분화하는 최근의 경쟁은 '배송 2.0'으로 볼 수 있다.
핵심은 단순히 배송 시간을 단축하는 데 있지 않다. 1시간 안팎의 퀵커머스 자체는 이미 국내 유통업계에서 상당 기간 운영돼 왔다. 최근 나타나는 변화는 하나의 장보기 플랫폼 안에서 소량 긴급구매부터 대용량 장보기까지 주문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배송 시간과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배송 체계를 다층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대형마트 업계는 순수 이커머스 기업이 구현하기 어려운 전국 오프라인 점포와 대규모 물류 인프라를 배송 거점으로 활용해 온라인 장보기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배송 경쟁의 축이 단순 속도에서 '거점 기반의 배송 다층화'로 이동하면서 대형마트들의 체질 개선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기존 점포를 단순 판매 공간이 아닌 온라인 주문을 처리하는 도심형 물류 거점으로 전환하거나 대규모 자동화 물류센터를 구축해 배송 시간과 주문 규모에 따른 촘촘한 배송망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SSG닷컴의 배송 체계는 지정·예약 기반의 '쓱배송'과 별도의 퀵커머스 서비스인 '바로퀵'을 축으로 세분화돼 있다. 쓱배송은 주간배송, 새벽배송, 트레이더스 배송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주간배송의 경우 기존 시간 지정 방식인 '예약배송' 외에도 빠른 전달을 원하는 수요를 반영해 근거리 이마트 점포에서 주문 즉시 출고해 2시간 내 받아볼 수 있는 '2시간 배송'을 선보였다.
별도 운영되는 '바로퀵'은 이륜차를 활용해 1시간 안팎으로 배송하는 초고속 퀵커머스 서비스다. 이륜차 특성상 소형·소량 상품 배송에 적합한 바로퀵과 달리 2시간 배송은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장보기 수요까지 빠르게 처리할 수 있다는 게 특징이다. 여기에 대용량 장보기는 창고형 매장 기반의 트레이더스 배송이 담당한다.
소비자는 급하게 필요한 소량 상품은 바로퀵, 일반적인 장보기는 2시간·예약배송, 대용량 상품은 트레이더스 배송 등 주문 목적과 상품 규모에 따라 배송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 단순히 배송 시간을 줄이는 경쟁에서 소비자에게 여러 배송 선택지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경쟁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는 셈이다.
전국 100여 개 이마트 매장 내 PP센터(피킹앤패킹)를 도심형 물류 거점으로 활용하는 점도 특징이다. 이는 미국 월마트가 오프라인 점포를 온라인 주문 처리와 근거리 배송의 거점으로 활용하는 전략과 유사한 구조다. 매장 인근 주문을 가까운 점포에서 바로 처리함으로써 물류센터에서 장거리를 이동하는 기존 배송 방식보다 배송 동선을 단축할 수 있다.
신선식품 경쟁력 측면에서도 점포 거점화의 장점이 있다. 인근 점포에서 상품을 피킹해 바로 출고할 경우 물류 이동거리와 외부 노출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여름철 신선식품의 콜드체인 유지에도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지난달 이마트 양재점과 하남점에 '2시간 배송'을 시범 도입한 SSG닷컴은 이달 중 서울 주요 권역과 부산·경남, 대구, 대전 등 10여 개 점포로 확대 적용한다. 연내 50여 개 점포까지 넓혀 일 최대 15만 건의 배송 처리 능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거점화 전략에 따른 배송 실적 증가세도 가속화되고 있다. '쓱 주간배송' 매출은 올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17% 늘어난 데 이어 7월에는 증가율이 30%에 육박했다. 오프라인 매장 기반 즉시배송인 '바로퀵'의 2분기 주문 건수는 전 분기 대비 151% 급증했으며, 6월 주문 건수는 지난 1월 대비 244% 늘었다.
롯데마트는 SSG닷컴과 다른 방식으로 배송 다층화에 나섰다. 전국 점포를 근거리 배송 거점으로 적극 활용하는 SSG닷컴과 달리 대규모 자동화 물류 거점인 CFC를 중심으로 온라인 장보기 배송 체계를 재편하는 전략이다.
롯데마트는 장보기 전용 '제타앱'과 첨단 거점인 '제타 스마트센터'를 연동해 상품 피킹·패킹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고 배송 트럭과 센터를 직접 연결해 하역·분류 절차를 간소화했다. 배송 기사에게는 AI 내비게이션을 제공해 이동 동선을 최적화하고 오배송 탐지 시스템도 구축했다.
배송 옵션은 밤 11시까지 주문하면 다음 날 오전 7시30분 이전에 도착하는 '새벽배송'과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를 선택하는 '2시간 단위 지정 주간배송'으로 운영한다. 단순히 새벽에 빠르게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의 생활 패턴에 따라 배송 시점을 선택할 수 있도록 배송 선택지를 확대하는 것이다.
하루 최대 3만3000건의 주문 처리가 가능한 부산 1호점을 시작으로 경기 고양 2호점 등으로 거점을 넓혀 권역별 배송망을 구축한다. 롯데마트는 2030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입해 전국 6개 자동화 물류 거점을 완성할 계획이다.
◇ 2분기는 나란히 '적자'··· 하반기는 '배송 안정화'가 관건
문제는 배송 경쟁력 강화가 아직 뚜렷한 실적 개선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대규모 물류 투자와 배송 체계 개편에도 대형 유통사들의 2분기 실적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이마트의 경우 2분기 대형마트 사업 매출이 2조79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했으나 2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온라인 채널인 SSG닷컴 역시 2분기 순매출이 3105억원으로 전년 대비 11.4% 줄고 295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다만 제3자 판매 상품 효율화와 유료 멤버십 활성화 등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적자 폭을 15억원 개선했다.
롯데마트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롯데쇼핑 IR 자료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2분기 매출은 1조47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늘었고 영업적자는 37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적자 폭을 11억원 줄였지만 영업적자 탈출에는 실패했다. 경쟁사 점포 폐점 등으로 발생한 이탈 소비자들이 다른 대형마트보다 이커머스 신선식품 플랫폼으로 이동하면서 실적 개선 폭이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기존 새벽배송 시장의 주도권을 쥔 이커머스 업계도 배송망을 더욱 세분화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쿠팡은 대규모 물류 인프라를 바탕으로 신선식품 '로켓프레시'와 퀵커머스 '로켓나우', 배달앱 '쿠팡이츠' 등을 연계하며 고객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컬리 역시 산지부터 고객 집 앞까지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풀 콜드체인' 인프라와 물류센터를 기반으로 샛별배송 권역을 넓히는 중이다. 여기에 1시간 내 배송을 표방하는 퀵커머스 '컬리나우'를 운영하고 AI 기반 도착 예정 시간 안내와 오배송 탐지 시스템 등을 고도화하며 배송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네이버도 물류 솔루션 N배송(FBN)을 통해 새벽·일요배송과 무료 반품 등을 확대하는 등 이커머스 진영의 배송 고도화 경쟁도 거세지고 있다. 결국 대형마트가 구축하고 있는 다층적 배송 체계가 전국적으로 본격 가동되는 올 하반기가 온라인 장보기 시장의 향후 주도권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대형마트 입장에서는 배송 속도 자체보다 기존에 보유한 점포와 신규 CFC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이를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배송 선택권으로 전환하느냐가 관건이다. 기존 새벽배송 중심의 속도 경쟁을 넘어 '언제,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받을 것인가'를 놓고 경쟁하는 '배송 2.0'의 성패 역시 배송 효율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분석이다.
최택원 SSG닷컴 대표이사는 "배송과 상품, 멤버십 경쟁력을 강화하며 온라인 장보기 성장세를 본격화하고 있다"며 "고객이 원하는 시점에 필요한 상품을 더욱 빠르게 받을 수 있도록 배송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사업 구조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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