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한장] 바닥 구르고 경사 오른다... 시니어들의 특별훈련
구르고 뛰고 장애물 넘으며 균형·민첩성 훈련

66세 패트릭 고가 엉덩이를 바닥에 대고 한쪽 다리를 들어 올렸다. 엉덩방아를 찧은 것처럼 보이지만, 넘어진 게 아니다. 지난 1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시니어 파쿠르 수업에서 몸을 굴리는 ‘롤’ 동작을 연습하던 순간이다.

파쿠르는 벽과 난간 같은 장애물을 뛰고 오르며 통과하는 도심 스포츠로 알려져 있지만, 이곳에서는 달랐다. 50~70대 참가자들은 낮은 벽과 경사면을 이용해 구르고 뛰며 균형을 잡았다. 젊은이들의 도심 스포츠가 노년층의 몸을 지키는 운동으로 바뀐 셈이다.

수업을 이끄는 탄시분(33)은 2017년 균형에 어려움을 겪던 64세 여성을 지도한 것을 계기로 고령층에게 파쿠르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이후 ‘무브먼트 싱가포르’를 만들어 야외 수업을 이어왔다. 그는 구르기와 균형 훈련이 넘어졌을 때 몸을 다루고 움직임에 대한 자신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3년째 수업에 참여한 베티 분(69)은 여행에서 변화를 실감했다. 일본 기차역의 가파른 계단에서 전에는 가족에게 맡겼던 짐을 이번에는 직접 들고 올라갔다. 근력과 유연성을 기르고 다른 참가자들과 어울리는 것도 수업을 계속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정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국민 비율은 2015년 13.1%에서 2025년 20.7%로 높아졌다. 빠르게 고령화하는 싱가포르에서 파쿠르는 노년층의 운동으로도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참가자들은 경사로를 기어오르고 바닥을 굴렀다. 넘어졌을 때 몸을 지키려고, 넘어지는 법부터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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