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계해, 말아…‘5·18 폄훼’ 논란 앞 장동혁 ‘이진숙 딜레마’

박성의 기자 2026. 8. 14.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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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광주의 5월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역사의 한 페이지다. 5·18 정신의 참뜻은 자유와 인권을 향한 숭고한 희생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5월18일 5·18 민주화운동 제46주년을 맞아 "이재명(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늘 5·18 정신을 앞세운다. 하지만 저들에게 5·18은 지켜야 할 가치가 아니라 권력 확장의 도구일 뿐"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당시 그는 "1980년 광주의 5월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역사의 한 페이지"라며 "5·18 정신의 참뜻은 자유와 인권을 향한 숭고한 희생"이라고 밝혔다.

포럼에서는 국민의힘 대표가 "숭고한 희생"이라고 규정한 5·18을 '소요 사태'로 부르고, 당 지도부가 참석해온 5·18 참배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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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점식 취소 요청에도, 李 포럼 강행…발제자 “5·18은 소요”
與 ‘이진숙 제명 촉구 결의안’ 당론 제출…국힘도 “부적절”
징계는 미정…장동혁 “5·18, 자유민주주의 지켜낸 역사”

(시사저널=박성의 기자)

"1980년 광주의 5월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역사의 한 페이지다. 5·18 정신의 참뜻은 자유와 인권을 향한 숭고한 희생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5월18일 5·18 민주화운동 제46주년을 맞아 "이재명(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늘 5·18 정신을 앞세운다. 하지만 저들에게 5·18은 지켜야 할 가치가 아니라 권력 확장의 도구일 뿐"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는 "입으로는 5·18 정신을 외치지만, 정작 5·18 정신을 무너뜨리는 자들이 바로 이재명과 민주당"이라고 했다.

'5·18 정신'을 강조했던 장동혁 대표가 시험대에 섰다.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5·18 폄훼 포럼'을 강행했다는 논란이 확산하면서다. 여당뿐 아니라 야권 안에서도 이 의원을 향한 비판이 터져 나오면서, 정치권 일각에선 이 의원의 징계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장 대표가 침묵하는 가운데, 국민의힘 지도부와 윤리위의 판단에 정치권 관심이 집중되는 모습이다.

與, 이진숙 제명 촉구안 당론 제출…"의원 자격 없어"

논란은 이 의원이 13일 국회도서관에서 새역사국민운동과 공동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공개포럼'에서 시작됐다. 이 의원은 환영사에서 "5·18이 특정 진영의 소유물이 돼선 안 된다"며 "불편한 질문이 나올 수 있지만 학술적으로 접근하는 길은 열려 있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파문을 키운 것은 이후 발제자들의 발언이었다. 새역사국민운동 공동대표인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는 1980년 광주에서 벌어진 일을 "열흘간의 소요 사태"라고 지칭하고, 5·18을 둘러싼 담론이 좌파의 정치·역사·학술·문화에 의해 독점됐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주동식 전 국민의힘 광주 서구갑 당협위원장은 "5·18 참배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곧바로 객석에서 거센 항의가 터져 나왔고, 결국 포럼은 중단되고 몸싸움까지 벌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 의원이 사실상 5·18 정신을 폄훼하는 단체에 동조했으며, 이는 정치 성향의 문제가 아닌, '국회의원 자격'을 박탈해야할 중대 사안이라는 게 여권의 시각이다. 이에 민주당은 14일 '이진숙 국회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당론으로 제출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당혹스러운 기류가 감지된다. 특히 이 의원이 사실상 원내지도부의 '포럼 중단 요구'를 묵살했다는 의혹이 더해지며 논란은 확산하는 모습이다.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토론회 개최 전 정점식 원내대표가 취소를 요청했으나 강행됐다"며 "부적절하고 재발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야권 내에서도 공개 비판이 나왔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포럼 당일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희생을 폄훼하는 것은 단순히 역사에 대한 견해가 다른 문제가 아니다"며 "당의 가치와 정강을 훼손하는 위험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도 14일 YTN 라디오에서 "당 전체에 큰 부담을 주는 일"이라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이진숙 의원이 13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주최한 '5.18 민주화운동의 재조명 국회공개포럼'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심 이탈·당 위신 훼손'도 징계 사유…이진숙은?

정치권 일각에선 장동혁 대표가 딜레마에 빠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이 그동안 내놓은 5·18 관련 공식 메시지는 이번 포럼에서 나온 주장과 상당한 거리가 있어서다.

장 대표는 불과 석 달 전인 지난 5월18일 광주에서 열린 제46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당시 그는 "1980년 광주의 5월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지켜낸 역사의 한 페이지"라며 "5·18 정신의 참뜻은 자유와 인권을 향한 숭고한 희생"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 역시 이번 논란이 불거진 뒤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에 동의해왔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 때문에 당이 포럼을 단순한 '의원이나 단체 차원의 활동'으로 정리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포럼에서는 국민의힘 대표가 "숭고한 희생"이라고 규정한 5·18을 '소요 사태'로 부르고, 당 지도부가 참석해온 5·18 참배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당의 공식 노선과 소속 의원이 마련한 행사의 간극을 지도부가 어디까지 용인할 것인지의 문제가 부상한 셈이다.

이에 일각에선 이 의원의 징계 가능성도 거론된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는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 △법령·당헌·당규·윤리규칙 위반으로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민심을 이탈하게 한 행위 △당의 위신을 훼손한 행위 등을 징계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국민의힘 윤리규칙 역시 당의 명예를 실추시키거나 국민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금지하고 있다. 

관련해 최은석 국민의힘 원내수석대변인은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할 사안인지에 대해 "아직 명확하게 결론이 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부적절했다는 판단, 이 부분을 향후에 어떻게 할지는 내부적으로 논의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장 대표에게 이 의원이 '범우군'으로 분류된다는 점은 변수다. 이 의원을 공식적인 '친장동혁계'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두 사람은 정치적으로 가까운 행보를 보여왔다. 장 대표는 지난 4월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이 의원에게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출마를 공개적으로 권유하면서 "우리 당의 큰 정치적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이 의원도 6·3 지방선거 뒤 불거진 장 대표 사퇴론에 "전혀 사퇴할 이유가 없다"고 공개적으로 엄호한 바 있다.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과 이주희 원내대변인이 14일 국회 의안과에 '이진숙 국회의원 제명 촉구 결의안'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李 "토론회서 나온 발언, 내 견해나 당 공식 입장 아냐"

장 의원이 침묵하는 가운데, 이 의원은 자신이 5·18을 '소요 사태'라고 표현한 것이 아니라 토론자가 한 발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14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5·18 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에 넣겠다는 이유로 토론도 해선 안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5·18이 특별법에 의해 민주화운동으로 규정됐으니 더 이상의 토론은 필요 없다고 주장한다면 5·18은 성역을 넘어 이미 신화가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토론회는 서로 같은 생각을 확인하는 의식이 아니라 서로 다른 주장과 근거를 공개하고 검증하는 자리"라며 토론을 막는 것이 오히려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몇 년 전 김정은의 서울 방문을 환영하는 모임이 광화문에서 열렸을 때 어제 토론회만큼 비판받았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포럼에서 나온 '5·18은 소요' 등의 발언에 대해서는 자신의 견해와 거리를 뒀다. 이 의원은 언론이 토론자의 일부 표현을 부각해 포럼 전체를 5·18 폄훼로 규정했다고 주장하면서, 해당 표현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묻는 데 대해서도 "저에게 할 질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토론회는 내가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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