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무기한 봉쇄” 외친 美…정작 비축유는 ‘40일치’ [이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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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두고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장기화하자 글로벌 원유시장의 완충장치 역할을 하는 석유 재고가 언제 바닥날지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이미 대규모 비축유를 방출한 상황에서 추가 공급 차질이 이어질 경우 시장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예상보다 짧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최신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미국의 전략비축유(SPR·상업용 제외) 재고는 약 2억9870만배럴로 1983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IEA는 석유 수급 차질이 더욱 심화할 경우 추가로 비축유를 방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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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SPR 실제 가용 물량은 2억배럴 추산
美 ‘무기한 봉쇄’, ‘경제고립’ 예고
“원유 시장, 가격 급등에 더욱 취약”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두고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장기화하자 글로벌 원유시장의 완충장치 역할을 하는 석유 재고가 언제 바닥날지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이 이미 대규모 비축유를 방출한 상황에서 추가 공급 차질이 이어질 경우 시장이 버틸 수 있는 시간이 예상보다 짧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은 지난 3월 사상 최대 규모인 4억배럴의 비축유 방출 계획을 발표한 이후 현재까지 약 3억배럴을 방출했다. 현재 IEA 회원국들이 보유한 원유 재고는 정부 비축유와 민간 상업용 재고를 합쳐 약 15억배럴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현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메워야 하는 실질적인 글로벌 원유 공급 부족분을 하루 약 500만배럴로 추산하고 있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현재 IEA 회원국들의 원유 재고는 약 300일 동안 공급 부족분을 메울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15억배럴은 비상시에 모두 동원할 수 있는 물량이 아니다. IEA는 정유업체들이 운영 목적으로 보유한 원유 등 민간 상업용 재고의 방출을 명령할 수 없다. 이를 제외하면 각국 정부가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비축유는 약 9억배럴로 줄어든다.

◇ 美 SPR 3억배럴도 깨졌다…실제 가용량은 더 적어
IEA 회원국의 정부 비축유 가운데 약 3분의 1은 미국이 보유하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최신 주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7일 기준 미국의 전략비축유(SPR·상업용 제외) 재고는 약 2억9870만배럴로 1983년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 3월 약 4억1500만배럴에 달했던 미국의 SPR 재고가 IEA 공동 방출 계획 등에 따라 3억배럴 아래로 감소한 것이다. 미국은 IEA 공동 방출 과정에서 총 1억7200만배럴을 방출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제는 실제 사용할 수 있는 비축유는 이보다 훨씬 적을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 회계감사원(GAO)은 지난 5월 SPR 관련 기반시설이 빠르게 노후화하고 있으며 비축유 가운데 약 4분의 1은 더 이상 이용할 수 없는 상태라고 경고한 바 있다.
에너지 컨설팅업체 래피던에너지는 이를 토대로 미국 SPR 가운데 1억배럴 이상을 사실상 방출하기 어려운 것으로 추산했다.

◇ “추가 방출도 쉽지 않다"…日·韓 비축유 11% 감소
IEA는 석유 수급 차질이 더욱 심화할 경우 추가로 비축유를 방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에너지애스펙츠의 크리스티안 에겔란드는 “많은 국가의 비축유가 이미 제한적인 수준으로 떨어진 만큼 IEA가 새로운 방출에 나설 가능성이 낮다"고 분석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하마드 후세인도 “원유 재고가 줄어들면서 공급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완충장치가 약화됐다"며 “원유시장이 급격한 가격 상승에 더욱 취약해졌다"고 지적했다.
주요 아시아 국가들의 비축 여력도 줄고 있다.

◇ 호르무즈 통행 급감하는데…美 “봉쇄 무기한 가능"
이런 가운데 세계 핵심 에너지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행량은 급감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 11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8척으로 집계됐으며 다음 날에는 5척으로 줄었다. 최근 10일 평균인 약 12척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전쟁 발발 전에는 하루 130~140척의 선박이 이 해협을 통과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란을 상대로 오히려 경제적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날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기자들에게 “미 해군은 대(對)이란 해상 봉쇄를 무기한 유지할 수 있다"며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함정을 교대로 투입할 수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뉴스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주 더 많은 발표가 나올 예정이니 지켜봐 달라"며 “한 국가를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는 역사에서 지금까지 본 적 없는 수준의 조치를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란을 향해 군사 공격을 확대하고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위협해왔지만 최근 들어서는 이란의 경제적 숨통을 조이는 방식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반면 이란은 해외에서 보다 공격적인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군 조직을 재편했다. 미국과의 종전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자 중동 지역의 분쟁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는 신호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중동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오만만과 홍해 일대에서 선박 공격이 잇따르고 있으며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는 사우디아라비아 정유시설을 드론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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