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일주일 내내 하늘만 봐"…갈라진 논바닥에 애타는 함안 농심

박영민 2026. 8. 14.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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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내내 파란 하늘만 쳐다보며 비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14일 경남 함안군 대산면 대사리에서 농사를 짓는 조우제(75) 씨는 "논에 금이 가고 저수지 물도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라며 "오늘 비가 오나, 내일 비가 오나 기다리다 보니 몇 주가 지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조씨는 "지금은 논에 물이 차 있어야 할 때인데 바닥이 갈라져 엉망"이라며 "가뭄 초기에는 물을 구하려 농민들이 애를 썼지만, 이제는 물 자체가 없다 보니 포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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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차 급수 지원도 금세 스며들어"…함안 저수율 평년의 38% '심각'
함안군 군북면 일대 갈라진 논바닥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함안=연합뉴스) 박영민 기자 = "일주일 내내 파란 하늘만 쳐다보며 비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14일 경남 함안군 대산면 대사리에서 농사를 짓는 조우제(75) 씨는 "논에 금이 가고 저수지 물도 바닥을 드러낸 지 오래"라며 "오늘 비가 오나, 내일 비가 오나 기다리다 보니 몇 주가 지났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대사리 일대에서 가뭄으로 이미 벼가 말라 사실상 올해 농사를 포기해야 할 것으로 보이는 논이 약 2천평에 이른다고 전했다.

조씨는 "지금은 논에 물이 차 있어야 할 때인데 바닥이 갈라져 엉망"이라며 "가뭄 초기에는 물을 구하려 농민들이 애를 썼지만, 이제는 물 자체가 없다 보니 포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대사리에는 산골짜기에 자리 잡은 농경지가 많아 하천이나 강에서 양수기로 물을 끌어다 쓰기도 쉽지 않다.

이날 대사리 일대에는 충북에서 온 소방차 3대가 투입돼 농업용수를 공급했다.

최근에는 가뭄에 대응하기 위해 지하수 관정도 새로 뚫었지만, 전기가 연결되지 않아 아직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조씨는 설명했다.

그는 "지하수라도 쓸 수 있으면 소방차가 오지 않아도 벼의 생명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두 달 뒤에야 쓸 수 있다면 농사철에는 의미가 없지 않겠느냐"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소방차가 와주는 것도 정말 고맙지만, 지금은 어디든 비구름이 조금이라도 뭉쳐 단 몇㎜라도 비가 내려줬으면 하는 마음뿐"이라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군북면 일대 메마른 벼와 갈라진 바닥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같은 날 군북면 덕대리에서도 농민들은 소방차가 실어 나르는 물에 의지해 벼를 살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900평 규모로 40년째 벼농사를 짓는 안경수(65) 씨는 전날 소방차 1대, 이날 3대 등 이틀간 소방차 4대 분량의 물을 공급받았다.

하지만 논바닥이 워낙 메말라 물을 부어도 갈라진 틈으로 금세 스며들었다.

안씨는 "논이 질어 있는 상태라면 물을 부으면 차오르겠지만 지금은 바닥이 다 갈라져 있어 물을 부어도 밑으로 빠져버린다"고 토로했다.

900평 중 200∼300평에서는 벼가 하얗게 말라 회복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안씨는 전했다.

그는 "이미 말라버린 벼를 되살리기는 힘들 것 같다"며 "지금 물을 붓는 것도 남은 벼마저 죽지 않도록 버티게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우리 논뿐 아니라 주변 논이 다 같은 상황이라 우리 논에만 계속 물을 부어달라고 할 수도 없다"며 "농사 40년 동안 이렇게 심한 가뭄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함안지역 가뭄 상황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농업가뭄관리시스템(ADMS)에 따르면 이날 기준 함안군 저수율은 25.42%로 평년(66.26%)의 38.36% 수준에 그쳐 가뭄 단계가 '심각'인 상태다.

이에 함안군은 양수기 25대를 가뭄 지역에 지원하고 급수차와 굴삭기 등을 투입하는 한편 운곡양수장과 산서양수장 등 간이양수장을 활용해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함안군 군북면 일대 메마른 농수로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m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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