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플라스틱 협약' 1년째 답보...생산감축 논의 여전히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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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유엔 국제협약 논의가 1년째 답보상태다. 최근 공개된 협약 초안을 두고 "플라스틱 생산감축과 인체건강보호 등 핵심 쟁점이 여전히 뒷전"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특히 플라스틱 오염이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조항까지 괄호 속에 남으면서 인체 건강 보호가 협약의 핵심 목표에서 빠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오염의 근본 원인인 '화석연료 기반 플라스틱 생산'을 건드리지 못한 채 폐기물 관리에만 초점을 맞춘 협약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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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유엔 국제협약 논의가 1년째 답보상태다. 최근 공개된 협약 초안을 두고 "플라스틱 생산감축과 인체건강보호 등 핵심 쟁점이 여전히 뒷전"이라는 비판이 거세다.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3일까지 케냐 나이로비에서는 유엔 플라스틱 협약 관련 비공식 회담이 열렸다. 그 결과물이자 다음 공식 협상의 기반이 될 새로운 초안은 지난 8일 공개됐다. 지난해 8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공식 협상이 결렬된지 약 1년만이다.
공개된 초안을 두고 국제환경법센터(CIEL)의 안드레스 델 카스티요 선임변호사는 "지난해 공개된 초안과 사실상 동일하다"며 "생산, 건강, 화학물질과 관련된 거의 모든 핵심 내용에 괄호가 더해졌다"고 지적했다.
협상 문서에서 괄호는 해당 문구에 대한 국가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향후 협상 과정에서 삭제될 가능성도 있다는 뜻이다. 특히 플라스틱 오염이 인간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조항까지 괄호 속에 남으면서 인체 건강 보호가 협약의 핵심 목표에서 빠질 가능성도 제기됐다.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의 메건 디니 연구원은 실질 조항에서 '인간의 건강'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는 횟수가 9번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7개가 괄호 처리돼있다고 짚으며 "우리와 미래 세대의 건강을 보호하는 내용이 매우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고 말했다.
플라스틱 생산 감축 문제는 지난해 제네바 협상을 결렬시킨 가장 큰 쟁점이었다. 당시 각국은 협상 시한을 넘겨 논의를 이어갔지만, 급증하는 플라스틱 생산량을 줄일 것인지, 플라스틱 제조에 사용되는 유해 화학물질에 법적 구속력을 가진 국제적 규제를 둘 것인지를 놓고 끝내 합의하지 못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 러시아, 인도 등 주요 산유·석유화학 국가는 폐기물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며 플라스틱 생산 제한을 반대하고 있다. 반면 유럽과 중남미, 아프리카, 태평양 도서국 등 다수 국가는 제조 자체를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광범위한 플라스틱 사용 금지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생산량이 계속 증가하는 구조는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유엔은 이 추세대로 가면 전세계 플라스틱 생산량이 2060년까지 현재의 약 3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생산량 증가를 그대로 둔 채 폐기물만 관리해서는 플라스틱 오염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환경단체와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오염의 근본 원인인 '화석연료 기반 플라스틱 생산'을 건드리지 못한 채 폐기물 관리에만 초점을 맞춘 협약이 될 수 있다는 우려다. 환경단체 오션케어(OceanCare)의 파비엔 맥렐란은 "플라스틱과 화석연료를 서로 다른 정책 영역으로 다루는 것은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라며 "플라스틱을 만드는 원료의 생산과 공급 구조를 건드리지 않은 채 수거와 재활용만 강화해서는 플라스틱 오염 증가세를 막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유엔 협상 구조 자체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협약은 모든 국가가 최종 합의에 동의해야 하는 컨센서스 방식을 따르고 있어 소수 국가가 핵심 조항에 반대할 경우 전체 협상이 멈춘다.
델 카스티요 변호사는 "컨센서스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대안적 의사결정 방식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국제사회가 기후변화 대응에서 겪어온 장기간의 교착을 플라스틱 협약에서도 반복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음 공식 협상은 2027년 3월 13~24일 열릴 예정이다. 통상적인 협상 주기보다 긴 18개월의 공백이 생기면서 그동안 각국이 얼마나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가 관건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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