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동안 '생활비 반반' 부부…아내 감시용 카메라 7대 설치한 남편 논란

장종호 2026. 8. 14.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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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지 40년이 넘도록 생활비를 철저히 따로 부담해 온 중국의 한 70대 부부가 결국 심각한 갈등을 겪게 됐다.

남편은 아내에 대한 불신을 이유로 집 안에 여러 대의 감시카메라까지 설치한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네티즌들은 "40년이나 이어진 결혼생활이라도 신뢰가 무너졌다면 이혼해야 한다", "이렇게 숨 막히는 관계라면 차라리 혼자가 낫다", "가족과 떨어져 지냈던 남편의 생활이 부부 사이의 정서적 단절을 키웠을 것" 등 주로 남편 리씨를 비판하는 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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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출처=언스플래쉬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결혼한 지 40년이 넘도록 생활비를 철저히 따로 부담해 온 중국의 한 70대 부부가 결국 심각한 갈등을 겪게 됐다.

남편은 아내에 대한 불신을 이유로 집 안에 여러 대의 감시카메라까지 설치한 것으로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반면 아내는 "그래도 40년을 함께 산 만큼 다시 한번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푸젠성 푸저우에 사는 리씨와 천씨 부부는 최근 푸젠성 방송 채널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오랜 갈등을 털어놨다. 두 사람은 중매를 통해 만나 결혼했으며, 결혼 초기부터 각자의 수입과 지출을 따로 관리하는 이른바 '더치페이' 방식으로 생활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남편 리씨는 두 사람이 모두 수입이 있는 만큼 생활비를 절반씩 부담하는 것이 공평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내 천씨에게는 이 같은 생활 방식이 오히려 부부 사이의 정을 느끼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됐다고 토로했다.

두 사람 사이의 갈등은 남편의 오랜 직업생활로 더욱 깊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리씨는 과거 선원으로 일하면서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았고, 부부가 함께 생활하는 시간도 많지 않았다.

천씨는 남편이 자신에게 정서적으로 충분한 관심을 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리씨는 자신이 가족을 위해 책임을 다했다고 반박했다. 특히 아내가 건강 문제를 겪었을 당시 자신이 장기간 곁을 지키며 돌봤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정적인 갈등은 지난해 천씨가 뇌졸중을 앓으면서 시작됐다. 천씨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고, 담당 의사로부터 음식 섭취를 제한하라는 권고를 받았다.

그러자 리씨는 두 사람이 각자 다른 음식을 준비해 먹는 것이 좋겠다고 제안했다. 남편에게는 건강을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었지만, 천씨에게는 수십 년 동안 이어온 부부생활마저 완전히 분리하려는 말처럼 받아들여졌다.

결국 그동안 쌓여 있던 감정이 폭발했다. 천씨는 집안 벽에 남편을 향한 욕설과 비난의 글을 적고 집 안의 문을 도끼로 훼손하는 등 격한 행동을 했다고 리씨는 주장했다.

리씨는 아내의 행동으로 더 이상 신뢰할 수 없게 됐다며 집 안에 감시카메라 7~8대를 설치, 아내를 감시하기 시작했다.

천씨는 자신의 과격한 행동 자체는 잘못이었다고 인정하면서도 그 배경에는 남편에게서 느낀 오랜 정서적 소외감이 있었다고 호소했다. 남편이 자신과 감정을 나누기보다 경제적인 문제를 하나하나 계산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다는 것이다.

부부 조정 프로그램에 나온 천씨는 자신의 행동을 사과하고 다시 한번 결혼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는 뜻을 밝혔지만, 리씨는 여전히 아내를 완전히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조정에 나선 관계자들은 두 사람에게 과거의 잘잘못을 계속 따지기보다 앞으로의 관계를 어떻게 바꿀 것인지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특히 남편에게는 아내에게 반복적으로 "믿을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 관계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감정적인 표현을 줄여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리씨는 "우선 아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 지켜보겠다"면서 신뢰가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는 감시카메라를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사연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40년이나 이어진 결혼생활이라도 신뢰가 무너졌다면 이혼해야 한다", "이렇게 숨 막히는 관계라면 차라리 혼자가 낫다", "가족과 떨어져 지냈던 남편의 생활이 부부 사이의 정서적 단절을 키웠을 것" 등 주로 남편 리씨를 비판하는 글을 남겼다.

반면 "수십 년 동안 서로 다른 방식으로 살아온 부부가 마지막 기회를 잡아보려는 모습에 응원을 보낸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 부부가 방송 이후 실제로 결혼생활을 회복했는지, 혹은 결국 이혼을 선택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40년간 이어진 결혼생활을 다시 시작해 보겠다는 아내와, 신뢰를 회복하기 전까지 감시카메라를 포기할 수 없다는 남편의 모습은 부부 사이에서 '돈'보다 더 어려운 문제가 결국 '신뢰'일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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