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민심’에 서울부터 무너졌다…40% 선이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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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초 50~60%대로 순항하던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전광판에 심상치 않은 경고등이 켜졌다. 리얼미터 기준 전국 국정수행 긍정 평가가 43.3%까지 떨어지며 더불어민주당 지지율(44.6%)보다 낮게 나왔고, 부정 평가는 53%까지 올랐다.
8월10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에 역전당하자 여권 내부에선 당혹감이 감지됐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율을 등에 업고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지만 서울 탈환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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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보다 인기 없는 대통령? 전당대회 이후가 본격 시험대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지금 리얼미터 일간으로는 대통령 지지율이 41%까지 떨어져서 잘못하면 앞에 3자를 찍게 생겼다. 여기서 더 빠지면 안 된다."(방송인 김어준씨, 8월10일 《뉴스공장》)
집권 초 50~60%대로 순항하던 이재명 대통령의 지지율 전광판에 심상치 않은 경고등이 켜졌다. 리얼미터 기준 전국 국정수행 긍정 평가가 43.3%까지 떨어지며 더불어민주당 지지율(44.6%)보다 낮게 나왔고, 부정 평가는 53%까지 올랐다. 더 심각한 것은 서울 지지율이 36.8%까지 내려앉은 점이다. 이대로라면 오세훈 서울시장의 사법 리스크로 내년에 재보궐선거가 열린다 해도 재탈환 기회를 또 놓치는 것은 물론, 2년 후 총선 판세도 장담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지율 하락세의 핵심 원인은 부동산과 증시가 '효자'에서 '악재'로 돌변한 데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집권 초반 지지율을 끌어올렸던 주가 상승과 부동산 안정 기대감이 최근 불확실성과 집값 급등에 대한 불안과 불만으로 바뀌고 있다. 여기에 야권 공세의 명분이었던 내란 청산 등의 과제들도 점차 해소되면서 이제 성과로 위기를 타개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민주당 전당대회가 끝나면 여권 내 권력투쟁은 일단락되겠지만, 당·정·청을 향한 국민의 평가는 이제부터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서울 흔들리면 수도권도 흔들…위기·비상"
8월10일 발표된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민주당 지지율에 역전당하자 여권 내부에선 당혹감이 감지됐다. 통상 집권 초에는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집권여당 지지율보다 높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데, 반대 현상의 흐름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특히 전당대회를 계기로 지지층이 결집하는 와중에도 대통령 지지율이 빠졌다는 점은 뼈아픈 대목이다.
이런 추세는 집권 초 '뉴이재명(집권 후 새로 유입된 지지층)' 열풍 때 나타났던 흐름과도 대비된다. 당시에는 실용주의적 국정 기조와 속도감 있는 국정운영 방식 등에 대한 기대감이 지지율을 견인하는 양상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여당을 지지하면서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는 부정적인 유권자가 늘어나고 있다. 결국 '민주당 지지는 곧 이재명 지지'라는 공식이 깨지면서 당과 대통령 사이에 디커플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 평균 지지율 '43.3%'보다 더 눈여겨봐야 할 숫자는 서울에 찍힌 '36.8%' 다. 이 대통령의 서울 지지율은 전주 42.7%에서 한 주 만에 5.9%포인트(p) 급락해 36.8%를 기록했다.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29.8%) 다음으로 낮은 수치다. 서울에서 이 대통령 국정수행을 부정 평가한 비율은 59.8%에 달했다.
서울은 중도층과 2030 세대, 부동산 보유·비보유층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물리는 민심의 바로미터 지역이다. 특히 현직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시장직 상실형 위기에 처해 있어 내년 4월 재보궐선거가 현실화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6·3 지방선거에서 고배를 마셨던 서울을 다시 탈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하지만 현재 서울 민심은 여권의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은 이 대통령의 높은 국정 지지율을 등에 업고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지만 서울 탈환에 실패했다. 당시 정원오 후보가 이 대통령 지지를 받는 이른바 '명픽' 후보로 부각됐음에도 오 시장을 넘어서지 못했던 만큼, 지금의 악화된 여론 상황이 이어진다면 민주당에서 어떤 후보가 나오든 가시밭길이 펼쳐질 것이라는 우려가 당내에서 나온다.
서울 민심의 변화는 2년 후 총선과도 연결된다. 특히 한강벨트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 등 지난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고전했던 지역의 민심이 다시 흔들릴 경우 서울의 선거 지형 자체가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서울의 민심 이반이 경기·인천 등으로 확산될 경우 총선에서 수도권 방어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여대야소를 지켜야 하는 입장에서 비상"이라고 우려했다.
반년 전만 해도 부동산과 증시는 정부 지지율을 견인하는 대표 '효자 이슈'였다. 실제 주가 상승과 부동산 안정 조짐이 일부 성과로 나타나면서 대통령 지지율은 60%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집값 급등과 세제 개편 논란 등을 거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특히 집값 상승의 체감도가 가장 높은 서울 등 수도권에서 정부 정책에 대한 불만이 가장 많이 표출되고 있다.

'효자'에서 '악재'로 돌변한 증시·부동산
이는 수치로도 입증된다. 7월30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NBS) 결과에서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56%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인 지난 1월과 비교해 9%p 오른 수치다. 반면 '잘하고 있다'는 응답은 33%로 2%p 하락했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에선 60%, 인천·경기 등 수도권은 61%, 대구·경북은 64%로 부정 평가가 60%를 넘어섰다.
결국 '국정 성과'의 상징이었던 부동산과 증시가 불과 반년 만에 '정권 리스크'로 뒤집힌 것이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증시는 변동성이 커서 언제든 오르내릴 수 있지만 부동산 민심은 다르다"며 "집값과 주거 문제는 국민의 자산과 삶의 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만큼 한 번 돌아선 민심이 단기간에 되돌아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여권 내부에서 잇따라 터지는 악재들도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는 부담이다. 최근 김상호 전 청와대 춘추관장의 무단 증축 및 월세 수익 논란은 물론, 황희 민주당 의원이 주택 공급 대책으로 내놓은 이른바 '버스 하우스' 발언 역시 거센 역풍을 맞고 있다. 민생과 부동산에 대한 불만이 쌓이는 상황에서는 이런 논란들이 여권 전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재명 정부는 이제 집권 초반의 탄핵·내란 청산 등 정치적 동력만으로 지지율을 방어하기 어려운 국면에 들어섰다. 집권 후반기로 갈수록 국민 관심사는 전임 윤석열 정부와의 비교에서 벗어나 '이재명 정부가 실제로 어떤 민생 성과를 냈느냐'로 이동할 수밖에 없다. 검찰 개혁, 사법 개혁 등 정치 의제보다 주거·주식·물가·일자리 등 체감 민생 성과가 중요해진 이유다. 특히 서울 2030과 중도층을 다시 잡지 못하면 지지율 반등도 쉽지 않다.
8월17일 예정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당대표에 오르면 당·청 관계는 안정될 가능성이 있지만, 당·청 일치만으로 대통령 지지율이 반등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부 정책을 일사불란하게 뒷받침할수록 부동산·세제 등 정책 성과에 대한 공동 책임도 함께 커진다. 반대로 정청래 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전임 대표 체제 때 표출됐던 당·청 간 주도권 경쟁과 엇박자가 격화하면서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동력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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