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정원’까지 허물겠다는 정부… 녹지 긁어모아 7.3만호 공급 논란

구혁 기자 2026. 8. 14. 11:5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정부가 서울시의 반대에도 용산공원 내 어린이정원과 서울 그린벨트를 추가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이유는 도심지 내 공급 여건이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 7만3000호 규모의 추가 공급 후보지를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서울시가 용산공원과 그린벨트 활용에 분명한 반대를 표명하면서 갈등이 예고된 상황이다.

서울시는 도심 녹지 보존 등을 이유로 어린이정원 활용과 대규모 그린벨트 해제에 반대하고 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추가공급’ 서울시와 충돌 전망
“그린벨트 풀어 주거약자에 제공”
세곡·자곡동 등 후보지 다시주목
서울시 난색… 공급 시일 걸릴듯
수도권 과밀·환경파괴 논란 커져
사진 = 김동훈 기자, 그래픽 = 전승훈 기자

정부가 서울시의 반대에도 용산공원 내 어린이정원과 서울 그린벨트를 추가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이유는 도심지 내 공급 여건이 어렵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 7만3000호 규모의 추가 공급 후보지를 공개할 예정인 가운데, 서울시가 용산공원과 그린벨트 활용에 분명한 반대를 표명하면서 갈등이 예고된 상황이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제1차관은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용산어린이정원 등 반환부지의 주택공급 활용과 관련, “어린이정원 말고 캠프킴, 대사관 숙소 등 반환받은 부지들이 있다”며 “청년이나 미래 세대들의 주택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많다”고 밝혔다. 캠프킴은 정부가 앞서 공급 규모를 1400호에서 2500호로 확대하기로 한 곳이다.

정부는 서울 그린벨트 해제에도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 차관은 그린벨트와 관련해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며 “훼손된 부지고 도심 내 충분한 공급 물량 확보가 어려웠기 때문에 청년이나 주거 약자, 신혼부부 등에게 제공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초구 내곡동과 강남구 세곡·자곡동, 수서차량기지 주변,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촌 인근, 서울과 맞닿은 하남 감북지구 등 그동안 공급 후보지로 거론돼온 지역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서울시가 그린벨트 해제에 난색을 밝히고 있어 협의 과정에 충돌이 잇따를 전망이다. 서울시는 도심 녹지 보존 등을 이유로 어린이정원 활용과 대규모 그린벨트 해제에 반대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용산공원은 남는 땅을 모아놓은 개발 후보지가 아니다”라며 “일부를 떼어내도 된다는 식의 접근에 동의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용산어린이정원은 오염된 땅 일부를 복토 처리해 어렵게 녹지로 조성한 공간”이라며 “시민에게 돌려주기로 한 국가공원을 떼어내 아파트를 짓는 방식이 주택 공급의 해법이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그동안 “용산공원은 서울의 허파이자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남겨둬야 할 국가적 자산”이라며 “미래세대의 몫인 용산공원을 훼손하는 일은 1㎝라도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린벨트도 해제까지 환경평가와 지방자치단체 협의 등 절차가 필요한 데다 실제 주택 공급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있어 단기적인 시장 안정 효과를 놓고도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전문가들은 수도권 인구 집중을 되레 심화시키고 도시의 허파 역할을 하는 환경 자산을 영구 손상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도시 전체 기능과 용도를 고민하지 않은 채 주택 숫자를 위주로 한 공급대책은 도시 경쟁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그린벨트를 산업단지 개발 등 성장 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해제한다면 효용성이 있다”며 “공급 부족 탓에 단순히 집을 많이 짓기 위해 그린벨트를 풀겠다는 건 1차원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집만 많이 지어서 성공한 도시는 없다”며 “1기 신도시 중 일산과 분당만 봐도 전략산업 연계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고 덧붙였다.

공급 속도전에 돌입한 정부 기조와 달리 그린벨트 해제부터 공급까진 빨라야 10년 이상 걸리는 것도 한계점이다. 그린벨트는 토지 수용하는 데 3년가량 걸리는데 기반시설을 만든 후 착공·분양·입주까진 최소 8∼10년 이상 소요된다.

구혁·권도경·조언 기자

Copyright © 문화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