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 중에도 미소가? 근엄한 스님도 웃는 그 맛, ‘사찰 국수’

박동미 기자 2026. 8. 14.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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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음식이 화제인 요즘이다.

특히, 넷플릭스 '셰프의 테이블'로 세계적인 사찰음식 열풍을 일으킨 정관 스님의 '능이 배추 칼국수'에서부터 동원스님의 '사과 냉면', 성화 스님의 '팥칼국수', 선오 스님의 '도토리 손칼국수', 그리고 법정 스님의 무소유 철학이 이어진 덕조 스님의 '불일암 국수'에까지, 책은 그저 국수 조리법이 아니라 인연과 수행, 삶의 레시피를 담아내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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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이 배추 칼국수·사과 냉면…

24개 사찰의 24가지 국수 레시피

자연·건강식 넘너 진정한 맛 질문

스님도 웃게 한다고 하여 ‘승소’라 이름 붙여진 사찰 국수. 조계종출판사 제공

사찰음식이 화제인 요즘이다. 건강한 음식이자 자연을 담은 음식. 나아가 ‘맛’까지 좋은 ‘미식’이라는 이미지까지 더해졌다. 맛집을 찾아다니는 ‘미식가’들의 리스트엔 특정 사찰의 공양간(식당)이 올라갈 정도. 그러나 본질은 ‘수행자의 식문화’다. 그 중에서도 국수는 특별하다. 혹독한 수행 중인 스님도 국수 앞에선 웃는다고 해서다. 하여, 절에서는 국수를 ‘승소(僧笑)’라 부른다.

전국 24개 산사, 24명의 스님이 말하는 국수 이야기가 책이 됐다. 최근 출간된 ‘스님의 맛’(조계종출판사)은 산사의 레시피를 넘어 ‘국수 한끼도 수행’이라는 메시지를 녹여냈다.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세인들에게, 건강한 맛, 자연의 맛을 넘어 ‘진정한 맛’이란 무엇인지 묻는다.

탐식을 경계하는 불가(佛家)에서도 조금은 느슨한 마음이 느껴지는 것이 바로 국수다. 엄격한 수행 생활 중에도 별식으로 국수가 나오면 스님들이 자신도 모르게 미소를 짓는다는 것이다. 승소, 그러니까 ‘스님의 미소’라니, 이때 음식은 그저 허기를 채우는 한끼가 아닌, 마음을 위로하는 힘이 된다.

스님도 웃게 한다고 하여 ‘승소’라 이름 붙여진 사찰 국수. 조계종출판사 제공

저자인 장보배 작가는 전국의 산사를 찾아 스물네 명의 스님을 만났다. 절집마다 국수는 달랐고, 국수에 담긴 사연도 모두 달랐다. 어떤 스님에게 국수는 어린 시절 어머니의 손맛이었고, 어떤 스님에게는 출가를 결심하던 날의 기억이었다. 또 다른 스님에게는 수행의 고단함을 달래주던 한 끼였으며, 함께 나누어 먹는 공양의 기쁨이었다. 같은 국수라도 삶이 다르면 맛도 달라진다는 사실을 이 책은 조용히 들려준다. 특히, 넷플릭스 ‘셰프의 테이블’로 세계적인 사찰음식 열풍을 일으킨 정관 스님의 ‘능이 배추 칼국수’에서부터 동원스님의 ‘사과 냉면’, 성화 스님의 ‘팥칼국수’, 선오 스님의 ‘도토리 손칼국수’, 그리고 법정 스님의 무소유 철학이 이어진 덕조 스님의 ‘불일암 국수’에까지, 책은 그저 국수 조리법이 아니라 인연과 수행, 삶의 레시피를 담아내 의미가 있다.

스님도 웃게 한다고 하여 ‘승소’라 이름 붙여진 사찰 국수. 조계종출판사 제공

결국 국수 이야기는 사람 얘기다 된다. 국수 면을 삶는 시간보다 인연을 더 오래 들여다보고, 조리법보다 삶의 모습을 더 깊이 기록한다. 국수 한 그릇을 매개로 스승과 제자, 부모와 자식, 도반과 신도, 산과 계절, 절집의 풍경까지 이어지는 이야기가 맛에 대한 호기심을 훌쩍 뛰어 넘는 커다란 감동을 전한다.

책은 불교계 주간지 ‘현대불교’에 연재한 글을 모아 새롭게 엮은 것이다. 산사의 사계절을 느끼며 입맛을 다시게 하는 선명한 색감의 사진이 보는 맛을 더한다. 여기에, 누구나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상세한 레시피와 ‘국수의 맛’ 가이드가 함께 실려 있어 실용성을 더했다. 260쪽, 2만2000원.

박동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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