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냅스 절반 무너져도 장기기억 유지…통념 깨졌다

문세영 기자 2026. 8. 14. 10:1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리 뇌에서 장기간 기억이 유지되려면 기억이 저장될 때마다 강화되는 개별 시냅스들이 계속 안정적으로 보존돼야 한다는 게 지금까지의 신경과학 분야 통념이다.

이어 "동면처럼 극심한 환경 변화 후에도 핵심 시냅스가 유지된 상태라면 기억을 위한 신경망이 올바르게 재건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치매 등 신경퇴행성질환, 대뇌 손상 후 기억 회복 등을 위한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인공적으로 동면 상태를 유도한 생쥐의 뇌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묘사한 그림. 일본 오키나와과학기술대학원대 제공

우리 뇌에서 장기간 기억이 유지되려면 기억이 저장될 때마다 강화되는 개별 시냅스들이 계속 안정적으로 보존돼야 한다는 게 지금까지의 신경과학 분야 통념이다. 시냅스는 신경세포인 뉴런을 연결하고 자극을 전달하는 연결부위를 말한다. 통념과는 달리 시냅스의 50% 이상이 허물어져도 핵심 시냅스가 남아있다면 장기 기억이 유지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다나카 가즈마사 일본 오키나와과학기술대학원대(OIST) 교수 연구팀은 뇌가 기억을 지키는 방식은 개별 시냅스 유지가 아니라 집단화된 핵심 시냅스 유지라는 점을 확인하고 연구 결과를 13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우선 생쥐들에게 두 가지 기억이 형성되도록 했다. 전기 자극을 가한 공포 기억과 먹이를 찾기 위한 길을 학습한 기억이다. 

그런 뒤 실험군 생쥐의 대사율과 체온을 급격히 떨어뜨렸다. 마치 동면(겨울잠) 상태에 빠진 것처럼 만들었다. 동면 상태가 되면 뇌는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신경 활동을 극도로 줄이고 안 쓰는 시냅스를 제거하는 ‘에너지 절약 모드’로 전환된다. 대조군 생쥐에게는 동면 상태처럼 뇌 활동을 줄이기 위해 마취제를 주입하고 ‘사이토칼라신 D’라는 시냅스 골격 파괴 약물을 투여했다.  

동면에서 깨어난 실험군 생쥐는 전기 자극을 가한 공간에서 얼어붙는 모습을 보였고 먹이를 찾는 길도 기억했다. 반면 대조군 생쥐는 두 가지 모두 기억하지 못했다. 실험군은 동면이 끝난 뒤에도 기억을 유지하고 대조군은 기억을 잃은 셈이다. 

연구팀은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전기 신호, 3차원 뇌 이미지, 실시간 영상, 특정 시냅스에서만 형광이 발광하는 기술 등을 이용해 생쥐의 뇌 속에서 일어나는 일을 살폈다.

그 결과, 동면 상태에서는 기억을 담당하는 뇌 부위인 해마의 전기 신호 발생이 70% 감소하고 기억 관련 뇌파 작동이 멈췄으며 해마 부위 시냅스의 50% 이상이 감소했다. 뇌가 극심한 저체온·저대사 상태에 빠지면 신경 연결망이 절반 이상 허물어진다는 것이다. 

반면 뇌 속 내비게이션 시스템인 ‘장소세포 지도’는 동면에서 깨어난 뒤에도 정확도를 유지했다. 동면 중 사라졌던 ‘수상돌기 가시’의 82.1%는 체온 상승과 함께 원래 자리에 그대로 다시 돋아났다. 수상돌기 가시는 신경세포 수상돌기에 있는 작은 돌기로 다른 신경세포의 신호를 받아들이는 역할을 한다. 

동면 상태일 때 시냅스 절반 이상 허물어졌지만 서로 촘촘히 뭉쳐 집단을 이룬 시냅스는 보존된다는 점도 확인됐다. 시냅스 골격 파괴 약물을 적용한 대조군은 집단을 이룬 시냅스가 파괴됐다. 집단을 이룬 시냅스가 망가지지 않고 유지되면 개별 시냅스의 상당수가 무너져도 기억이 회복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기억 저장은 개별 시냅스에 의존하는 게 아니다”라며 “집단화된 시냅스처럼 기억을 위한 핵심 구조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면처럼 극심한 환경 변화 후에도 핵심 시냅스가 유지된 상태라면 기억을 위한 신경망이 올바르게 재건될 수 있다”며 “이번 연구는 치매 등 신경퇴행성질환, 대뇌 손상 후 기억 회복 등을 위한 연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세영 기자 moon09@donga.com]

Copyright © 동아사이언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동아사이언스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