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대신 식탁 오르는 염소… '전기 기절' 도축에 세부기준은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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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부터 개 식용 전면 금지를 앞두고 대체제로 염소 고기가 인기를 끌면서 말복(14일)을 앞둔 도축장에도 물량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돼지나 닭과 달리 염소에는 전기 기절 등에 관한 축종별 세부기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농식품부 동물보호과 관계자는 "염소 도축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지만 아직 기준이 미비한 것도 사실"이라며 "앞으로 해외사례, 현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염소 도축 시 적용할 수 있는 세부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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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 도축장도 10곳에 불과, 불법·편법 부추긴다는 지적도

내년 2월부터 개 식용 전면 금지를 앞두고 대체제로 염소 고기가 인기를 끌면서 말복(14일)을 앞둔 도축장에도 물량이 몰리고 있다. 그러나 돼지나 닭과 달리 염소에는 전기 기절 등에 관한 축종별 세부기준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현재 가동 중인 염소 전용 도축장도 10곳에 불과해 부족한 도축 인프라가 불법, 편법 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염소 소비량은 2021년 6,600톤에서 2024년 1만3,700톤으로 증가했다. 축산물안전관리시스템 도축 실적에도 올해 상반기 양·염소 도축 물량은 6만6,015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 5만993마리보다 29.5% 늘었다.
염소에도 일반적인 도축, 검사, 냉각기준은 적용된다. 문제는 동물의 고통과 직결되는 전기 기절 시 전류량·통전시간 등 세부 기준이다. 현행 동물보호법 제13조에 따르면 동물을 도살할 때 불필요한 고통이나 공포, 스트레스를 줘서는 안 되며, 전기를 이용하는 전살법 등으로 고통을 최소화하고 반드시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다음 도살 단계로 넘어가도록 돼 있다.

하지만 농림축산검역본부 고시인 '동물도축 세부규정'에는 축종별 기절 시키는 방법을 소, 돼지, 닭, 오리만을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예컨대 돼지는 어떤 전압에서도 최소 1.25A 이상의 전류로 뇌 부위를 2~4초간 통전하도록 규정돼 있다. 반면 염소는 이에 대한 기준이 전혀 없다. 농식품부 동물보호과 관계자는 "염소 도축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지만 아직 기준이 미비한 것도 사실"이라며 "앞으로 해외사례, 현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염소 도축 시 적용할 수 있는 세부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염소 도축에 대한 수요는 늘지만 도축장 수가 적은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염소산업 발전대책 발표 당시 인허가를 받은 도축장은 23개로 이 가운데 염소 전용은 11개였다. 하지만 실제 가동 중인 곳은 17곳이며 염소 전용은 10곳에 불과하다. 특히 경기 지역에는 아예 없어 수도권 농장의 경우 도축을 위해 가장 가까운 충북까지 이동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정부의 통계도 염소의 도축이 사각지대에 있음을 보여준다. 농식품부는 국내 출하량 5,565톤 가운데 공식 도축률 56.9%를 제외한 43.1%가 불법 도축 물량으로 추정했다. 실제 지난해 10월에는 2021년부터 지난해 5월까지 흑염소 500여 마리를 잔인한 방법으로 불법 도축한 현장이 적발되기도 했다.
김성남 동물자유연대 연구원은 "염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적어도 인도적인 도축을 위한 기준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개식용종식법에 따른 유예기간은 2027년 2월 6일까지다. 올해 5월 기준 272호 농가에 2만4,000여 마리가 남아있다. 농식품부는 개 사육농장 폐업률이 82.3%에 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동물단체들은 이들 대부분이 식용으로 도살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또한 여전히 농장에 있는 개를 구조·보호할 수 있는 별도의 뚜렷한 대책도 마련돼 있지 않다.
최미금 동물과함께행복한세상 대표는 "각 지자체가 앞다퉈 염소산업 육성 지원조례를 제정하고 있는데 동물복지는커녕 유통 확대만 다루고 있다"며 "개 식용을 종식하면서 염소에게 개가 걸었던 길을 가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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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은경 동물복지 전문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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