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밥 잘 싸는 여성 40명, 팝니다"...러시아에 등장한 기괴한 광고의 진실

문영진 2026. 8. 14.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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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심각한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는 러시아 시장에 북한 노동자 공급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러시아의 한 인력업체가 '김밥 제조에 능숙한 북한 여성 노동자 40명'을 통째로 공급하겠다는 광고를 내면서, 북·러 간 밀착을 배경으로 한 대규모 인력 송출 현황과 유엔 안보리 제재 회피 실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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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파이낸셜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심각한 노동력 부족을 겪고 있는 러시아 시장에 북한 노동자 공급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러시아의 한 인력업체가 '김밥 제조에 능숙한 북한 여성 노동자 40명'을 통째로 공급하겠다는 광고를 내면서, 북·러 간 밀착을 배경으로 한 대규모 인력 송출 현황과 유엔 안보리 제재 회피 실태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14일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러시아 인력업체 원더풀 임플로이어는 현지 온라인 거래 플랫폼 '아비토'에 모스크바 지역 사업장에 투입할 북한 여성 노동자 40명으로 구성된 작업조 공급 공고를 게시했다.

업체 측은 이 여성들이 뛰어난 요리 솜씨를 갖춰 김밥 제조에 능숙할 뿐만 아니라 식당, 컨베이어 생산라인, 섬유공장, 농업 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 투입 가능하다고 홍보했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40명 전원 1개 팀 일괄 고용' 조건이다. 인력업체는 이들을 여러 사업장에 나누어 배치할 수 없으며, 전체를 함께 고용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이에 대해 북한 경제 전문가인 피터 워드 세종연구소 연구원은 "노동자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통제하고, 한 고용주와 작업장에 묶어두어 이탈을 방지하고 감시를 강화하려는 북한 당국의 조치"라고 분석했다.

높은 명목 임금, 실상은 '상당 부분 수탈'...물류·제조업 전반 확산

공고에 명시된 노동 강도는 하루 11시간, 월 26~28일에 달한다. 업체가 제시한 시급 480루블을 적용하면 월 명목 임금은 최대 260만 원을 넘어서며 북한 기준으로는 파격적인 수준이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실제 손에 쥐는 돈은 극히 일부일 것으로 보인다. 피터 워드 연구원은 "중개업자와 현지 당국자, 그리고 북한 중앙정부가 임금의 75~90%를 차압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같은 북한 인력 공급은 비단 특정 업체에 국한되지 않는다. 또 다른 인력업체 '캐피털 인베스트 트레이드' 역시 건설 현장과 창고, 제조업용 북한 노동자를 시간당 약 12달러에 공급한다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모스크바 인근 만두공장을 비롯해 서부 지역 섬유공장, 농업시설, 그리고 '러시아판 아마존'으로 불리는 대형 전자상거래 업체 '와일드베리스'의 물류센터 등에서 북한 여성들이 대거 근무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러시아 현지 구인 사이트에는 북한식 한국어 통역사를 구하는 공고도 급증하는 추세다.

안보리 결의 위반...'교육 비자' 꼼수로 제재 회피

이러한 북한 노동자의 해외 취업 및 송출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대북제재 위반이다. 안보리는 지난 2017년 결의 2375호와 2397호를 통해 북한 노동자에 대한 신규 노동 허가를 금지하고, 기존 해외 체류 노동자 역시 전원 본국으로 송환하도록 의무화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교육 비자'를 편법으로 활용해 제재를 우회하고 있다. 러시아가 지난해 북한 주민에게 발급한 교육 비자는 약 3만 6000건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인한 심각한 인력난을 겪는 상황에서, 기존 중앙아시아 출신 이주노동자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한편, 밀착된 북한으로부터 학생 신분으로 위장한 노동력을 대규모로 공급받아 현장에 투입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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