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주' SK하이닉스 쪼개질까…주가 가를 진짜 카드는 3분기 환원책

조승열 기자 2026. 8. 14.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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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의 액면분할 가능성이 증시의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액면분할 자체보다 SK하이닉스가 3분기 중 발표하기로 한 추가 주주환원책에 더 집중되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는 SK하이닉스가 늘어난 현금을 설비투자와 주주환원에 어떻게 배분할지가 향후 주가 재평가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3분기 중 공개될 주주환원책이 액면분할 기대보다 중요한 '본게임'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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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주주 요구 커지면 액면분할 검토"…개인 접근성 개선 기대
삼성전자·네이버 사례 보니 거래만 늘고 주가 상승은 별개
주당 375원 분기배당 이어 추가 환원 예고…자사주 소각 여부 주목
[사진제공=연합뉴스]

SK하이닉스의 액면분할 가능성이 증시의 새로운 관심사로 떠올랐다. 주가가 200만원을 넘나드는 '황제주'인 만큼 주식 가격을 낮추면 개인 투자자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거래도 활발해질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액면분할 자체보다 SK하이닉스가 3분기 중 발표하기로 한 추가 주주환원책에 더 집중되고 있다. 액면분할은 주식을 잘게 나누는 수급 이벤트인 반면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은 주주가 실제로 가져가는 몫을 늘리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막대한 이익을 내고 있는 SK하이닉스가 늘어난 현금을 설비투자와 주주환원에 어떻게 배분할지가 향후 주가 재평가를 좌우할 핵심 변수로 꼽힌다.

◆최태원이 불붙인 액면분할론…'100만원 장벽' 낮아지나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액면분할론은 지난달 미국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부상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7월 10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 거래 개시 행사 직후 액면분할에 대해 주주들의 요청이 더 커지면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답했다.

최 회장은 최고재무책임자(CFO)로부터 공식 제안을 받은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당장 액면분할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그룹 최고 의사결정권자가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기대를 자극했다.

현재처럼 주당 가격이 100만원을 웃돌면 소액 투자자가 1주를 사는 데도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다. 10대 1 액면분할을 단행하면 주당 가격은 이론적으로 10만원 수준으로 낮아지고 주식 수는 10배로 늘어난다. 투자 문턱이 낮아지면서 개인 투자자의 참여와 거래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액면분할 전후의 시가총액과 자본금, 영업이익에는 변화가 없다. 100만원짜리 주식 한 주를 10만원짜리 10주로 바꾸는 것일 뿐 주주의 보유가치가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주가 조정 과정에서 액면분할 요구가 커진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액면분할 기대에는 거래 활성화뿐 아니라 새로운 수급을 끌어들여 주가를 반등시키길 바라는 투자심리도 함께 반영돼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주' 만들었지만 주가는 못 지켰다

국내 대표 대형주의 사례도 액면분할이 주가 상승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삼성전자는 2018년 5월 주당 250만원을 웃돌던 주식을 50대 1로 분할했다. 액면가는 5000원에서 100원으로 낮아졌고 재상장 후 주가는 5만원대로 조정됐다. 거래량은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소액주주도 빠르게 늘면서 삼성전자는 '국민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주가는 분할 상장 첫날 5만3000원에서 같은 해 말 3만원대까지 떨어졌다. 이후 반도체 업황 회복과 글로벌 유동성 확대가 나타난 뒤에야 본격적인 상승 흐름을 탔다.

2018년 10월 5대 1 액면분할을 실시한 네이버도 비슷했다. 70만원을 웃돌던 주가가 14만원대로 낮아지며 투자 접근성은 개선됐지만 주가는 한동안 약세를 면치 못했다.

물론 액면분할이 삼성전자와 네이버 주가 하락의 직접적인 원인이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당시 업황과 실적, 증시 환경이 함께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다만 액면분할만으로 실적과 시장 환경을 뛰어넘는 주가 상승 효과를 만들기는 어렵다는 점은 분명하다.

결국 액면분할은 투자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유동성 정책이지 기업가치를 높이는 성장 전략이나 주주환원 정책은 아니라는 의미다.

◆주당 375원은 '예고편'…3분기 환원책이 본게임

SK하이닉스 주가의 방향을 결정할 보다 직접적인 변수는 추가 주주환원책이다.

SK하이닉스는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여러 방향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되면 시장과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배당 확대 규모나 자사주 매입·소각 여부 등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실망을 샀다.

회사는 이후 지난 7일 보통주 1주당 375원의 분기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이와 함께 추가 주주환원 방안을 3분기 중 확정해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주가를 100만원으로 가정하면 375원의 분기배당 수익률은 약 0.04%에 불과하다. 이번 배당보다 앞으로 공개할 추가 환원책의 규모와 방식이 중요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시장의 관심은 특별배당을 비롯해 자사주 매입과 소각, 잉여현금흐름(FCF)에 연동한 중장기 배당정책 등에 쏠린다. 일회성으로 큰 금액을 제시하는 것보다 이익과 현금흐름이 늘어날수록 주주 몫도 함께 커지는 예측 가능한 환원 원칙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 마이크론은 지난 6월 잉여현금흐름의 100%를 주주에게 돌려주겠다는 강력한 환원 방침을 발표하며 시장의 호응을 얻었다. SK하이닉스도 AI와 고대역폭메모리(HBM) 성장으로 벌어들인 현금을 주주들과 어느 수준까지 공유할지 분명한 기준을 내놓아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메모리 산업은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만큼 단순히 환원 규모만 비교하기는 어렵다. HBM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투자와 업황 하락에 대비한 재무 여력, 주주환원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액면분할은 주가의 자릿수를 바꿀 수 있지만 기업의 이익과 현금흐름까지 바꾸지는 못한다. SK하이닉스에 필요한 것은 주식을 쪼개는 이벤트보다 AI 반도체 경쟁력을 이어가고 그 성과를 주주에게 나누는 구체적인 약속이다. 3분기 중 공개될 주주환원책이 액면분할 기대보다 중요한 '본게임'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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