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의 아버지’ 김정호 제자, 반도체 데이터 확 줄이는 기술 개발

이상현 2026. 8. 14.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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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역폭메모리(HBM)의 아버지'로 불리는 김정호 카이스트(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실에서 반도체 전원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기술이 나왔다. 김 교수 연구실인 테라랩의 이정현 박사과정생이 전자파·신호·전원 무결성 분야 국제학회에서 최우수 학생 논문상을 받았다. HBM을 비롯한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에서 급증하는 전원 데이터를 대폭 줄이면서도 주요 특성을 그대로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연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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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랩 이정현 박사과정생, 전원망 데이터 695분의 1로 줄이는 기술 제안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아버지’로 불리는 김정호 카이스트(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연구실에서 반도체 전원 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기술이 나왔다. 김 교수 연구실인 테라랩의 이정현 박사과정생이 전자파·신호·전원 무결성 분야 국제학회에서 최우수 학생 논문상을 받았다. HBM을 비롯한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에서 급증하는 전원 데이터를 대폭 줄이면서도 주요 특성을 그대로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 연구다.

카이스트는 이정현 학생이 지난 3일부터 7일까지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힐튼 아나톨에서 열린 ‘EMC+SIPI 2026 국제학회’에서 ‘최우수 학생 논문상’을 수상했다고 14일 밝혔다.

EMC+SIPI는 전자파 적합성과 신호·전원 무결성을 다루는 대표적인 국제학회다. 1959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으며 산업계와 학계, 정부기관 연구자 등 약 1500~2000명이 참가한다. 올해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의 전자파 문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분석 기술 등이 주요 주제로 다뤄졌다.

이정현 학생의 수상 논문은 ‘데이터 효율적인 다중 포트 전력 분배 네트워크 분석을 위한 물리 인식 텐서 학습’이다.

연구팀은 첨단 반도체 패키지에서 전원과 접지 상태를 보여주는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저장하고 분석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단순히 데이터 크기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데이터에 담긴 전기적 특성까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최근 HBM과 첨단 반도체 패키지는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해 전력과 입출력 밀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하나의 반도체 패키지 안에서 수많은 전원·접지 포트를 동시에 분석해야 한다.

포트가 늘어날수록 분석해야 할 데이터도 급격하게 증가한다. 기존에는 이처럼 복잡한 데이터를 일렬로 펼쳐 인공지능에 입력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됐다. 하지만 이 방식은 포트 사이의 관계나 주파수에 따른 변화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전자기적 결합이나 특정 주파수에서 발생하는 공진의 원인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터커 분해’라는 수학적 방법을 활용했다. 복잡하게 얽힌 전원망 데이터를 포트 사이의 관계와 주요 주파수 특성 등으로 나눠 저장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모든 데이터를 하나씩 저장하는 대신 전체 전원망의 특성을 결정하는 주요 패턴을 압축해 보관할 수 있도록 했다.

또 공진이 발생하는 지점의 크기와 위상 변화까지 유지하기 위해 복소수 데이터를 활용해 학습하고, 복원이 잘 되지 않는 포트에 더 큰 비중을 주는 학습 방법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전원망 전체에서 보다 고른 정확도로 데이터를 복원할 수 있도록 했다.

연구팀은 실리콘 인터포저를 가정한 100포트 전원망을 대상으로 0.1~20GHz 범위의 1001개 주파수 지점을 분석했다. 그 결과 제안한 방법은 주요 공진뿐 아니라 공진 주변의 급격한 변화와 포트 사이의 연결 특성까지 재현했다.

256포트 전원망에서는 기존 방식으로 전체 데이터를 저장할 경우 약 1001MB의 공간이 필요했지만, 연구팀의 방식은 약 1.44MB만으로 같은 수준의 복원 정확도를 확보했다. 데이터 저장량을 약 695분의 1로 줄인 것이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데이터 압축을 넘어 압축한 데이터만으로 전원망에서 전기적으로 강하게 연결되는 위치와 전체 특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공진까지 분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연구팀은 앞으로 실제 반도체 패키지처럼 전원·접지 포트와 배선 등이 복잡하게 배치된 구조로 연구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대규모 HBM과 칩렛 패키지의 전원 특성을 빠르게 예측하고 설계를 최적화하는 것은 물론 불량 원인 분석과 인공지능 기반 설계 자동화에도 활용한다는 목표다.

김정호 교수는 HBM과 3차원 반도체 패키징, 신호·전원 무결성 등을 연구해온 반도체 전문가다.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거쳐 미국 미시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용 HBM 설계와 인공지능을 활용한 반도체 설계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정현 학생은 “평소 인공지능과 슈퍼컴퓨터가 복잡한 데이터를 표현하고 처리하는 원리와 구조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텐서와 관련된 내용을 공부했고, 그 과정에서 떠오른 아이디어를 신호·전원 무결성 문제에 적용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보다 현실적인 반도체 패키지 구조에서도 텐서 기반 표현의 정확성과 해석 가능성을 검증하고, 이를 인공지능 기반 전원 무결성 예측과 설계 최적화로 확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정호 교수 연구실 제공


이정현 카이스트 박사과정 학생. 김정호 교수 연구실 제공


이상현 기자 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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