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李, 임기 단축하더라도 분권형 개헌 필요 언급”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국민의힘 다선 의원들과 잇따라 골프 라운딩을 하며 ‘분권형 권력 구조 개헌’ 제안에 대해 “내 임기를 단축해서라도 개헌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김태호 국민의힘 의원이 13일 밝혔다. 대통령이 취임 뒤 자신의 ‘임기 단축’을 언급한 것이 알려진 것은 처음이다.
이 대통령과 김 의원은 지난달 4일 수도권 한 골프장에서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 민주당 의원 등과 동반 라운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이 먼저 “87 체제는 이제 수명을 다했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가는 등 악순환이 계속되는 만큼 국가 장래를 위해 분권형 권력 구조로, 권력과 책임을 나누는 공존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고, 이에 이 대통령은 ‘임기 단축’까지 언급했다고 한다. 김 의원은 본지 통화에서 “대통령이 굉장히 적극적으로 공감하시더라”며 “그렇지만 대통령은 ‘아무리 하고 싶어도 내가 개헌하자고 말을 하면 오히려 안 되더라’며 국회 차원에서 자연스럽게 분위기가 형성되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지난 2022년 대선 때에는 개헌을 위한 ‘임기 단축’을 언급한 적이 있다. 하지만 2025년 대선에선 하지 않았다. 당시 이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대통령 4년 연임제 개헌’을 내세웠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분권형 권력 구조 개헌’에도 찬성 입장을 밝힌 것이다. 분권형은 보통 책임 총리제, 이원집정부제 등을 말한다. 이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권력 구조 개편과 임기에 대한 생각이 변화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김 의원은 야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이 대통령의 ‘연임 개헌’과 ‘독재’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지금 수준에서 그게 말이 되느냐’고 하더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헌법 개정을 위해서는 국회 정족수가 있는데 국민의힘이 반대하면 통과가 안 되는 것이니, 그런 의도가 있다면 개헌을 못 하는 것 아니냐”고도 말했다고 한다. 개헌안 국회 통과에 필요한 정족수인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찬성’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9명만 반대해도 통과가 어려운 만큼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 대통령과 김 의원의 골프 회동 직후인 같은 달 말 조정식 국회의장은 ‘연임 개헌’에 대해 “국민 선택의 문제”라고 언급해 논란이 된 바 있다. 현행 헌법상 현직 대통령의 연임은 불가능한데, 국민적 합의만 있으면 이 대통령의 연임 개헌도 가능하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대통령의 순방 중에 ‘연임 개헌’ 논란이 확산하자, 강훈식 비서실장과 홍익표 정무수석이 나서서 “대통령은 우리나라 헌법 체계가 연임을 허용하지 않고, 국민도 쉽게 용인하지 않을 것이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직접 언급은 하지 않았다.
최근 이 대통령은 주말에 여야 의원들과 골프 라운딩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호 의원은 “이 대통령과 굉장히 담백하게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의외로 소탈하시더라. 여야가 그렇게 함께하는 공간을 갖는 것은 굉장히 의미가 있다”고 했다. 다만 청와대는 골프 회동과 이 대통령의 개헌 관련 언급에 대해 “비공개 일정, 비공개 발언은 확인이 어렵다”고만 했다.
이 대통령은 한병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박찬대 현 인천시장 등 전현직 민주당 원내지도부와도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국회 원 구성이 마무리된 뒤엔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전 국회부의장, 박덕흠 현 국회부의장과 함께 골프 회동을 했다고 한다. 민주당 출신 조정식 국회의장도 함께했다. 국회 정보위원장을 맡았던 국민의힘 중진 신성범 의원도 골프 회동 제안을 받았고,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에게도 회동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의 골프 실력도 상당히 향상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지난 6월 프랑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골프 라운딩’ 제안을 받았다며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고 했었다. 김혜경 여사와 함께하는 ‘부부 동반 골프’여서 대통령 부부가 모두 골프 연습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었다. 여권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과거엔 골프 실력이 90타대로 꽤 괜찮았지만 여러 선거를 치르면서 골프채를 잡지 않아 실력이 떨어졌던 것 같다”며 “정확히는 골프 실력이 는 것이 아니라 예전 실력으로 ‘회복’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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