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인사이트]회사 뒷담화 들을 때, 공감보다 재구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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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직장인이 배우자나 연인에게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넋두리한다. 왜 함께 일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직장 생활의 푸념을 늘어놓는 걸까.
공동 연구진은 미국과 캐나다의 직장인과 파트너 134쌍을 대상으로 2주 동안 매일 설문조사를 했다. 중국 직장인 287명에게는 파트너와 직장 관련 뒷담화를 나눴던 경험을 떠올리게 한 뒤 당시의 인지적 반응과 이후 행동을 측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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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직장인이 배우자나 연인에게 회사에서 있었던 일을 넋두리한다. 왜 함께 일하지도 않는 사람에게 직장 생활의 푸념을 늘어놓는 걸까. 직장 내에서 동료나 상사를 험담했다가는 자칫 평판이 나빠지거나 보복을 당할 수 있는 반면, 가정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심리적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가정에서 직장 동료의 뒷담화를 하는 것이 개인에게 정말 도움이 될까.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워싱턴주립대, 퍼듀대, 베이징공대 공동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 효과를 좌우하는 열쇠는 배우자의 반응에 달려 있다.
공동 연구진은 미국과 캐나다의 직장인과 파트너 134쌍을 대상으로 2주 동안 매일 설문조사를 했다. 이를 통해 퇴근 후 직장과 관련한 뒷담화를 나눴는지, 이에 파트너가 어떻게 반응했는지, 다음 날 직장에서 어떤 행동 변화를 보여줬는지를 추적했다. 중국 직장인 287명에게는 파트너와 직장 관련 뒷담화를 나눴던 경험을 떠올리게 한 뒤 당시의 인지적 반응과 이후 행동을 측정했다. 또 다른 중국 직장인 260명에게는 직장 내 부정적 사건을 다룬 가상 시나리오를 제시하고, 파트너의 반응 유형에 따라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폈다.
분석 결과 퇴근 후 집에서 파트너와 회사에서 겪은 부정적인 사건을 공유하는 일은 두 가지 인지적 과정을 촉발했다. 하나는 부정적 감정에 얽매여 헤어나지 못하는 부적응적 반응인 ‘정서 중심 반추’다. 직장 내 타인과의 갈등에서 비롯된 부정적 감정을 계속 되뇌며 그 감정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얽힌 문제를 어떻게 다룰지 모색하는 적응적 반응인 ‘문제 해결 숙고’다. 감정에 빠지기보다는 상황 자체를 객관적으로 되짚어 보는 것이다.
두 가지 인지 과정은 다음 날 뒷담화 대상을 향해 보이는 행동에 정반대의 영향을 미쳤다. 정서 중심 반추에 빠진 사람은 다음 날 직장에서 상대와 가벼운 대화를 나누거나 그를 돕는 등의 친사회적인 행동을 줄였다. 반면 문제 해결 숙고를 경험한 사람은 다음 날 상대와의 소통을 오히려 늘렸다. 심지어 그의 업무를 적극적으로 돕는 긍정적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이때 파트너의 반응은 각 경로가 발현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파트너가 단순히 맞장구치는 것을 넘어 대안적 관점을 제시해 상황을 다르게 보도록 돕는 ‘재구성 반응’은 뒷담화의 부정적 파급력을 줄이고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했다. 파트너가 갈등 상황을 제3자의 관점에서 재구성해 줄 경우, 뒷담화를 나누더라도 직원의 정서 중심 반추가 유의미하게 억제됐다. 이에 따라 다음 날 사회적 참여나 도움을 줄이는 부작용도 차단됐다. 동시에 문제 해결 숙고는 더욱 촉진돼 상대를 돕고 교류하려는 의도가 높아졌다.
연구 결과는 퇴근 후 나누는 사적인 대화가 다음 날 직장에서의 성과와 대인관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 회사 일로 스트레스 받으며 누군가를 욕하는 배우자나 연인에게 일방적으로 공감해 주는 게 맞을까, 아니면 당장은 듣기 싫어하더라도 해결책을 제시하는 게 맞을까. 연구 결과는 감정적으로 맞장구만 쳐주면 오히려 부정적 정서를 반추하게 해 직장에서 마음을 닫게 만들 수 있다고 말한다. 충분히 공감하되 제3자의 관점에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재구성하도록 돕는 것이 진정으로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다.
조직이 직원의 가정 내 대화까지 통제할 수는 없지만, 경영자와 리더는 다음과 같은 조치를 통해 건강한 조직 문화를 구축할 수 있다. 파트너의 재구성 반응이 뒷담화의 악영향을 줄였듯 조직 내에서도 타인의 행동을 다양한 각도에서 해석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팀 회의를 할 때 문제 상황에 대한 대안적 관점이나 해석을 묻는 등 타인의 입장을 다각도로 고려하도록 구성원을 코칭하거나 교육할 수 있다.
정서 중심 반추는 퇴근 후에도 직원을 괴롭히고 다음 날 업무 몰입을 방해한다. 리더는 구성원들이 일과 후에는 업무와의 연결을 끊도록 장려해 심리적 회복을 도와야 한다. 만약 구성원들이 감정적인 반응에 매몰돼 있다면 스스로의 감정 상태를 인지하고 문제 해결을 위한 성찰 단계로 전환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 이 글은 동아비즈니스리뷰(DBR) 445호(7월 2호) ‘집에서 회사 불만 쏟아내는 직장인, 파트너가 대안 제시 땐 사내 소통 개선’ 원고를 요약한 것입니다.
이규열 기자 ky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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