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기초지자체 재정 경고등… 달서구 이어 ‘비상재정' 확산 예고

이석수 기자 2026. 8. 13.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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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달서구가 대규모 신규사업 중단과 행사성 예산 통폐합을 골자로 한 '재정 비상체제'를 전격 선언하면서, 대구지역 다른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 난맥상도 수면 위로 불거지고 있다.

대구지역 지방재정 전문가들은 "대구지역 기초지자체의 재정 악화는 개별 지자체의 방만 경영이 문제라기보다 복지비 매칭 구조와 교부세 감소가 맞물린 구조적 현상"이라며 "달서구의 비상재정 선언을 시작으로 대구시내 다른 구·군 역시 대대적인 예산 구조조정과 사업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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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비 비중 70% 육박…재량 지출 고갈에 ‘아랫돌 빼서 윗돌 괴기’
전문가 “국·시비 매칭구조 개편 및 지방교부세 법정교부율 상향 시급”
13일 기자회견이 열린 대구 달서구청 대강당에 달서구의 심각한 재정위기 상황을 알리는 '재정 현황 브리핑' 화면이 띄워져 있다. 김용국 기자

대구 달서구가 대규모 신규사업 중단과 행사성 예산 통폐합을 골자로 한 '재정 비상체제'를 전격 선언하면서, 대구지역 다른 기초지방자치단체들의 재정 난맥상도 수면 위로 불거지고 있다. 경기도와 대구 달서구 등 전국 지자체들이 잇따라 '비상 재정' 선포와 함께 지출 동결을 발표하자, 재정구조가 유사한 대구시내 구·군 역시 사업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대구지역 9개 구·군에 따르면 기초지자체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최근 수년간 지속적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대구에선 남구의 재정자립도가 10.1%로 가장 낮았으며, 가장 높은 수성구조차 24.1%에 머물렀다. 그나마 중앙정부로부터 보통교부세를 직접 받아 쓰는 달성군과 군위군을 제외하면, 조정교부금에만 의존하는 7개 자치구의 재정은 사실상 고사 상태다.

주요 원인으로는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지방세 수입 감소와 함께, 지자체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지방교부세 법정교부율 확대가 이뤄지지 않은 점이 꼽힌다.

◆사회복지 예산 70% 압박…비상금 기금마저 바닥

위기를 더 가중시키는 것은 국가 주도의 복지정책이다. 기초연금, 보육료 등 국·시비 매칭 복지사업이 늘어나면서 구비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현재 대구시내 상당수 구·군의 전체 예산 중 사회복지 분야 예산 비중은 60~70%를 상회한다. 기초지자체가 재량으로 쓸 수 있는 예산은 사실상 고갈됐다.

그동안 재정 유동성을 버텨주던 통합재정안정화기금과 순세계잉여금(쓰고 남은 예산)마저 바닥을 드러냈다. 비상금 역할을 하던 기금이 축소되자, 일부 지자체는 지방채를 발행하거나 다른 특별회계 예산을 임시로 끌어다 쓰는 '아랫돌 빼서 윗돌 괴는' 식으로 버티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달서구가 594억 원 규모의 신규사업을 중단하기로 한 조치는 지역 관가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북구의 경우 최근 제1회 추경을 통해 펫 동행 페스티벌, 서리지 페스티벌, 성탄절 조형물 설치 등 약 2억 원 규모의 예산을 전액 삭감하며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대구시내 한 구청 관계자는 "달서구뿐만 아니라, 대구 대부분의 구·군이 자체 세수만으로는 공무원 인건비와 필수유지비조차 감당하기 힘든 구조"라며 "단체장 선거공약이나 지역 숙원사업이라도 경제성이 떨어지면 과감히 접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국세, 지방세 이양 촉구…"구조적 개편 없이 극복 불가"

대구시를 비롯한 전국 시·도는 중앙정부에 국세의 지방세 이양을 강력히 건의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방소비세를 기존 25.3%에서 50%로, 지방소득세를 10%에서 20%로 올리고, 지방교부세 법정교부율도 현재 19.24%에서 5%포인트 이상 인상해 줄 것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역시 개별 지자체의 자구책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20년 넘게 동결된 지방교부세 법정교부율을 상향 조정하고, 국·시비 매칭 복지사업의 자치구 부담 비율을 낮추는 등 근본적인 제도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대구지역 지방재정 전문가들은 "대구지역 기초지자체의 재정 악화는 개별 지자체의 방만 경영이 문제라기보다 복지비 매칭 구조와 교부세 감소가 맞물린 구조적 현상"이라며 "달서구의 비상재정 선언을 시작으로 대구시내 다른 구·군 역시 대대적인 예산 구조조정과 사업 백지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태운 경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세는 취득세와 재산세 등 재산 관련 세목 비중이 높아 세수 신장률이 구조적으로 낮은 편"이라며 "지방정부의 재정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려면 단순히 이전 재원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지방세의 세원과 구조 자체를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자치단체장 역시 사업 추진과 재원 확보를 별개로 볼 것이 아니라, 전체 예산을 조정·관리하는 컨트롤타워를 두고 사업의 필요성과 지속가능성, 지방비 부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헌호·김명규·김용국·권종민·김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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