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그림자 선단’ 유출 기름띠, 40km 흘러 오만 본토까지
미 환경단체 “2000㎢ 오염 추정”
중동서 5개월간 유출 사고 65건

오만 해안에서 좌초된 유조선에서 유출된 기름띠가 오만 본토 해변에 도달했다. 미·이란 갈등으로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유조선 공격과 기름 유출 사고가 잇따르면서 해양 오염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오만 환경청은 12일(현지시간) 모니터링 결과 라스 마드라카 지역의 일부 해안이 기름의 영향을 받았다며 최대 40㎞까지 오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기름 유출 사고는 원유 약 80만배럴을 싣고 운항하던 캐럴라인 베젠기호에서 발생했다. 이 선박은 지난 6월8일 처음으로 폭발 의심 현상을 알렸다. 오만 당국에 따르면 해당 선박은 지난 6월21일 키블리야섬의 암초에 좌초됐으며 이후 오만 할라니야트 제도 인근에 방치된 채 유출된 기름이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메룬 국기를 달고 운항하는 이 선박은 러시아가 제재를 피해 원유를 운반하는 이른바 ‘그림자 선단’으로 추정된다.
오만 당국은 캐럴라인 베젠기호 사고로 기름띠가 약 400㎢의 지역을 뒤덮고 있다고 밝혔으나 이는 과소평가된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온다. 미국 환경단체 스카이트루스의 대표 존 아모스는 위성사진 분석 결과 2000㎢가 오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의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영국 해상보안업체 뱅가드는 AFP통신에 해당 선박이 6월 초 예멘 앞바다를 항해하던 중 폭탄에 맞아 선체에 물이 유입됐다고 전했다. 해운산업 전문매체 더 마린 타임 이그제큐티브는 우크라이나 배후의 흡착 기뢰 공격을 받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중동분쟁 이후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공격이 잇따르면서 기름 유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지난 3월 이후 호르무즈 해협과 중동 전역에서 기름 유출 사고 65건이 확인됐다.
이란 케슘섬 인근 해역에서도 기름 유출 사고가 발생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기름 유출로 인한 오염물질이 해수면 일부에서 확인됐다며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 운항으로 이익을 얻는 모든 당사자는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에 발생한 환경 피해를 보상하고 복구하기 위해 행동할 법적·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둘러싼 미국과 이란의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고 썼다. 하지만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은 이날 엑스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은 여전히 폐쇄되어 있으며, 이란의 조건이 수용될 때까지 재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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