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 출신 애국지사 박원근 ‘유묵’ 동명이인 친일파 작품 논란
성범죄로 낙마 박중양 前 충북지사 글씨 가능성 제기
박원근 - 박중양 개명 전 아명과 동일… 사과문·철수

[충청타임즈] 8·15 광복절을 앞두고 충북 보은 출신 애국지사 박원근 선생의 유묵 작품에 대한 `진위 논쟁'이 불거졌다.
국립중앙박물관이 지난달부터 오는 10월까지 진행중인 `우리들의 밥상' 특별전에 전시된 박원근 선생의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 유묵이 친일파에다 `색마지사'로까지 표현됐던 박중양 전 충북지사의 작품일 것일 가능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은 임진왜란 당시 의승병인 기허(騎虛) 영규대사(靈奎大師)가 말한 `한 그릇의 밥도 다 나라의 은혜다'라는 내용으로 충북 보은 출신 애국지사 박원근 선생(1912~1950)의 작품으로 분류돼 박물관에 전시됐다.
유묵은 생전에 남긴 글씨나 그림을 뜻한다.

그러나 작품에 서명된 `박원근'은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탄받은 박중양 전 충북지사(1874~1959)의 또 다른 이름일 가능성이 제보로 제기됐다.
박원근 선생은 일제강점기 `삼인회·신인구락부' 등 항일 비밀결사 활동을 주도하며 두 차례 옥고를 치른 사회주의계열 독립운동가다. 끝까지 변절을 거부했고 정부는 2009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추서했다.
반면 박중양은 대한제국 마지막 충남도 관찰사로 일제강점기 충남도지사(충남도장관), 황해도지사, 충북도지사, 일본제국의회 귀족원 칙선의원 등을 지낸 대표적인 친일파다.
어릴적 이름이 박원근이었으나 성인이 되면서 `박중양'으로 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1923년 충북도지사로 임명됐으나 1925년 3월31일 보은 법주사 여승 성폭행 사건과 관련, 당시 동아일보의 특종 보도로 지사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동아일보는 박중양을 `색마지사(色魔知事)'라 표현하기도 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은 박중양에 대해 "1935년 판 `조선공로자명감'(朝鮮功勞者銘鑑)에 의하면 일본 제국주의의 조선 식민 통치 25년간 최고의 공로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 평가받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충북 보은 출신 애국지사 박원근 선생의 `일반시국은(一飯是國恩)' 유묵이 바로 이 친일파 동명이인인 박중양의 것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박물관 측은 일단 전시한 작품을 철수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지난 12일 공식 누리집을 통해 "우리들의 밥상' 전시품의 검증 미흡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사과문을 올리고 "정확한 확인을 위해 지난 10일 작품을 철수했다"고 밝혔다.
/엄경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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