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후손 허미미, 일본서 '금빛 메치기'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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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막(9월 19일)이 36일 앞으로 다가왔다. 32년 만에 일본에서 열리는 하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단은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의 종합 2위를 탈환하는 것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허미미는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라 많은 분이 기대하고 있는 게 느껴져 부담이 있고 긴장도 된다"며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일본에서 하기 때문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다. 아시안게임이든 올림픽이든 똑같은 경기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허미미는 "메달이 걸려 있기 때문에 경험만 하고 오는 대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준비를 더 잘해야 한다며 매일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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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57㎏급 銀, 한국 간판
첫 아시안게임서 금메달 도전
하루 7시간 체력·기술 훈련
경쟁자 영상 보며 연구 거듭
'독립운동가' 허석 의사 5대손
"할아버지에게 메달 바칠 것"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개막(9월 19일)이 36일 앞으로 다가왔다. 32년 만에 일본에서 열리는 하계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단은 2014년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의 종합 2위를 탈환하는 것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유도 여자 국가대표 간판 허미미(24·경북체육회)에게 이번 아시안게임은 특별하다. 재일교포 3세이자 독립운동가의 후손인 그는 태극 마크를 달고 출전하는 첫 아시안게임에서, 그것도 '유도 종주국'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에서 첫 금빛 메치기에 도전한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최근 매일경제와 만난 허미미는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라 많은 분이 기대하고 있는 게 느껴져 부담이 있고 긴장도 된다"며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일본에서 하기 때문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기회이기도 하다. 아시안게임이든 올림픽이든 똑같은 경기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2002년 12월 일본 도쿄에서 한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허미미는 "손녀가 한국 국가대표가 됐으면 좋겠다"는 할머니의 유언에 따라 2021년 한국으로 귀화해 2022년부터 한국 유도 국가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2024 파리올림픽 유도 여자 57㎏급 은메달, 2024 세계선수권 금메달 등 굵직한 국제 무대를 두루 경험했지만 아시안게임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허미미는 "메달이 걸려 있기 때문에 경험만 하고 오는 대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준비를 더 잘해야 한다며 매일 각오를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 어깨 수술 후 부침, 곧장 회복
최근 1년은 허미미가 다시 정상급 선수로의 자신을 확인한 시간이었다. 작년 3월 왼쪽 어깨 인대 수술을 받은 그는 충분한 회복 기간을 갖지 못한 채 6월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가 2회전에서 탈락하는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흔들림은 오래가지 않았다. 유니버시아드(U대회) 등 각종 국제 대회에서 잇달아 우승하면서 조금씩 자신의 페이스를 되찾았다. 지난해 11월 아부다비 그랜드슬램에서 정상에 오른 순간에는 잃었던 자신감도 완전히 돌아왔다는 게 그의 얘기다. 허미미는 "오랜만에 시상대 맨 꼭대기에 올라가니까 정말 기분이 좋았다. 올림픽에서 2등을 한 뒤 다시 가장 높은 곳에 서면서 '내가 다시 최고가 됐구나'라는 걸 느껴 뿌듯했다"고 돌아봤다.
지난해 초 일본 와세다대 스포츠과학부를 졸업하고 경북체육회에 입단한 뒤에는 선수로서의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실업팀 첫해 전국체전 우승을 차지하는 등 성과를 냈지만 만족보다 책임감이 먼저 생겼다. 허미미는 "실업팀에 들어온 뒤 돈을 받고 운동하는 선수가 됐다는 책임감을 많이 느꼈다. 이미 국제 대회에서 메달을 땄지만 오히려 기대해주는 분이 많아져 더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책임감은 훈련량에서도 드러난다. 허미미의 하루는 오전 6시에 시작된다. 1시간 동안 새벽 운동을 한 뒤 오전 10시부터 낮 12시까지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한다. 오후 3시부터 5시까지는 유도 훈련에 집중하고, 이후 야간 개인훈련까지 이어간다. 하루에 6~7시간을 매트와 훈련장에서 보낸다.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상대를 분석하는 데에도 공들이고 있다. 일본뿐만 아니라 몽골 등 아시아 강자들의 영상을 반복해서 확인한다. 아직 많이 맞붙어보지 않은 선수가 적지 않아 파트너 선수들에게 상대의 동작을 재현해 달라고 부탁하면서 공략법을 익히고 있다. 허미미는 "경쟁자들의 영상을 계속 보면서 내가 어려워할 만한 상대를 생각한다"며 "많이 만나보지 못한 선수들도 있기 때문에 더 많이 공부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체력·기술 최고 컨디션, 金 충분"
허미미가 꼽은 자신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체력'이다. 기술 못지않게 힘과 체력이 승부를 가른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허미미는 "나를 실제로 본 분들이 생각보다 키가 작다면서 '그 힘이 어디서 나오느냐'고 많이 묻는다. 작지만 강한 힘으로 상대를 압도하는 게 '허미미의 유도'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경기 전에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은 조금 독특하다. 잠들기 전에 경쟁 선수가 패하는 영상을 찾아볼 때도 있다. 상대가 경기에서 지는 장면을 보면서 스스로에게 '나도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을 심는 것이다.
허미미는 최근 카자흐스탄에서 진행한 유도 대표팀 전지훈련을 통해 세부 기술도 가다듬었다. 정성숙 유도 여자대표팀 감독은 "경기 경험이 쌓이면서 기술의 정확도와 잡기 패턴이 더욱 노련해졌다. 체력, 잡기, 기술은 최고 컨디션을 보이고 있다"면서 "모든 훈련이 잘 이뤄지고 있다. 남은 기간에 부상 예방과 체력 관리에 집중한다면 금메달을 획득하는 데 충분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 작지만 힘 있는 '허미미 유도' 기대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 유도 선수들과 경쟁하며 성장한 허미미가 이제는 태극 마크를 달고 일본 나고야 한복판에서 승부를 펼친다.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라는 가족사까지 더해져 그에게 쏠리는 시선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허미미의 현조부는 일제강점기 때 경북 지역에서 독립운동을 펼쳤던 허석 의사(1857~1920)다.
허미미는 "뭐라고 표현하기 어려운 마음이 있다. 올림픽 때도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라면서도 "후회 없이 제가 할 수 있는 걸 다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파리올림픽이 끝난 뒤 대구 군위에 위치한 허 의사의 묘소를 찾아 메달을 바쳤던 허미미는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면 다시 한번 꼭 찾아가고 싶다. 이번에는 금메달을 딱 걸어드리고 인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허미미는 태극 마크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팬들을 향한 당부도 전했다. 그는 "재미있게 봐 달라. 작지만 힘 있는 '허미미의 유도'를 꼭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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