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위험자산 70%까지만?…미래에셋·금투협도 개선 요구
금투협도 위험자산 한도·디폴트옵션 개선 요구
미국·호주는 자동 자산배분 중심…구조 개편론 확산

퇴직연금 위험자산 투자 비중을 70%로 제한하는 이른바 '안전자산 30%룰'을 둘러싼 개편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정부가 위험자산 투자 한도를 100%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 데 이어 증권업계 최대 연금사업자인 미래에셋증권도 공식 석상에서 제도 개선 필요성을 제기하면서다.
연금자산 80조원 돌파…미래에셋도 규제 개선 요구
현행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과 개인형퇴직연금(IRP)은 주식형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 등 위험자산에 적립금의 70%까지만 투자할 수 있다. 그러나 채권혼합형 상품이나 은퇴 시점에 맞춰 주식과 채권 비중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타깃데이트펀드(TDF) 등을 활용하면 규정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30%에서도 주식 등에 일부 노출될 수 있다. 일률적인 비중 규제가 실제 위험자산 노출을 제대로 통제하고 있느냐는 실효성 논란이 이어지는 이유다. 업계에서는 관련 방식으로 실질적인 주식 등 위험자산 노출을 85%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70% 상한 실효성 논란…완화론·보호론 맞서
가입자의 자산배분 선택권과 장기 수익률을 높이려면 위험자산 한도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반면, 퇴직연금은 노후소득을 보장하기 위한 자산인 만큼 위험자산 확대가 시장 변동성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 때문에 논의는 단순히 위험자산 한도를 70%에서 100%로 높일지를 넘어 퇴직연금의 자산관리 체계를 어떻게 바꿀지로 이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2023년 7월부터 DC·IRP에 사전지정운용제도인 디폴트옵션을 본격 시행하고 있다. 다만 가입자가 여러 상품 가운데 자신의 디폴트옵션을 먼저 지정해야 하며, 이후 일정 기간 별도 운용지시가 없을 때 선택한 상품에 자동 투자되는 구조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처럼 가입자의 사전 선택을 전제로 하는 국내 사전지정운용제도를 두고 '선택형 디폴트옵션'은 사실상 언어모순이라고 짚었다. 별도 선택 없이 기본값이 적용되는 해외 제도와 달리 국내 제도는 가입자가 먼저 선택해야 제도가 작동하는 선택적 편입(opt-in) 방식에 가깝다는 설명이다.
미국·호주는 '자동 자산배분' 중심…구조 개편론 부상
호주 역시 슈퍼애뉴에이션 기금이 가입자의 자산을 모아 장기적으로 배분한다. 기금 수탁자가 자산배분과 투자전략을 정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지는 구조가 중심이다.
전문가들은 위험자산 한도 조정에 그치지 않고 퇴직연금 제도 전반을 손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한다. 남 연구위원은 "선택하지 않으면 자산이 그대로 방치되는 구조에서는 장기 분산투자가 기본값이 될 수 없다"며 "향후 제도 개편은 선택하지 않으면 방치되는 게 아니라, 선택하지 않아도 전문가가 관리하고 언제든지 가입자가 변경하거나 이탈할 수 있도록 전환돼야 한다"고 말했다.
문혜진 기자 hjmoon@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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