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삼성·LG의 공조 시장 공략 거점으로 뜨는 이유는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냉난방공조(HVAC) 시장이 전자업체의 ‘미래 먹거리’로 떠오른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특히 인도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인도가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데다, 고온다습한 기후로 인해 에어컨 등 공조 수요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삼성전자는 인도 서부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서 자회사 플랙트그룹의 신규 생산라인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신규 생산시설은 완전 가동 시 데이터센터 등의 공기를 식히는 공기조화기(AHU)를 비롯해 서버실 환기를 위한 벽면 설치형 송풍 장비(FWU)와 컴퓨터룸 공기 처리 장치(CRAH) 등 관련 장비 6500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이다. 삼성전자는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의 산업도시 노이다에 마련된 기존 시설과 함께 HVAC 설루션 핵심 생산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고 밝혔다. LG전자도 지난해 인도법인 상장, 인도 세 번째 공장(스리시티) 가동 준비 등을 통해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HVAC 시장은 고성능 연산과 대규모 데이터 처리 작업을 수행하는 AI 데이터센터 운영 과정에서 ‘발열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확대되고 있다. 서버실 내부 온도 제어를 위한 냉각 시스템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인도가 최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빅테크들의 AI 데이터센터·클라우드 관련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아시아 지역 HVAC 시장의 주요 승부처가 되고 있다. 인도는 또한 도시화와 소득 수준 증가로 고품질 에어컨 수요도 높아지고 있다. LG전자는 기존 노이다·푸네에 이어 올해 말 가동 예정인 스리시티 공장까지 3곳에서 에어컨 생산능력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도 최근 뉴델리 외곽의 IT 산업 중심지 구루그람 고급 주거단지에 에어컨을 다량 공급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 인도의 데이터센터 IT 용량은 1.5기가와트(GW) 규모로, 2030년까지 현재 수준에서 5배 이상 많은 8GW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규모도 연평균 약 20%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도 정부도 데이터센터를 국가 인프라로 지정하고 전력·용수 최우선 공급, 대출 기준 완화 등 전폭적인 지원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막대한 양의 전기와 물을 사용하는 데이터센터가 인도에서 확산하면서 물부족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인도 전자·정보기술부에 따르면 인도 내 데이터센터는 305곳이다. 이들이 2025년 한 해 사용한 물의 양이 1억5000만t인데, 2030년이면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자원연구소(WRI)는 최근 보고서에서 인도 전역의 데이터센터 278개의 약 75%가 5개주에 집중돼 있는데, 이들은 물 부족이 심각한 지역이라고 지적했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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