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제2 광장시장’ 꿈꾸는 신중앙시장, 상인들이 걱정하는 것은?
[비즈한국] 서울 중구 황학동 신중앙시장에서 ‘제2의 광장시장’을 목표로 한 디자인 혁신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상당수 상인들은 노후한 아케이드와 시설 개선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공사 과정에서의 영업 차질을 우려하고 있었다. 주차 문제를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시는 전통시장의 지역성과 역사성을 반영한 맞춤형 설계로 시장 경쟁력을 높이는 ‘디자인 혁신 전통시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약 154억 원을 투입해 낡은 아케이드를 보강하고 시장 내 16개 골목 입구와 보행 동선을 정비할 계획이다. 아케이드는 목재를 활용한 구조로 개선하고 채광을 강화해 현재보다 밝고 개방적인 공간으로 만든다.
시장과 연결된 16개 골목에는 출입문 형태의 ‘열린지붕’을 설치한다. 외부 보행자가 골목을 쉽게 찾아 시장 안으로 들어오도록 유도하는 구조물이다. 방문객과 상인이 앉아 쉴 수 있는 계단식 공간도 마련한다. 공사는 오는 9월 시작해 2027년 6월 준공 예정이며 서울시가 설계와 투자심사 등을 맡고 실제 공사는 중구가 관리한다.

12일 오후 2시께 찾은 신중앙시장은 비교적 한산한 분위기였다. 방문객들은 중앙 통로를 걸으며 시장을 둘러봤고, 상인들은 오후 장사를 준비하거나 잠시 휴식을 취했다. 시장 중앙 화장실 앞에 설치된 디자인 혁신 사업 안내판도 눈에 띄었다.
신중앙시장에서 만난 상당수 상인들은 노후한 시장을 개선할 수 있다는 점에서 디자인 혁신 사업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채소가게를 운영하는 A 씨는 “전반적으로 낡은 시장을 개선한다는 점에서는 환영한다”고 말했다. 40년간 장사를 해온 인근 식당 주인 B 씨도 “사업이 잘 진행되면 젊은 층이 많이 찾아올 것이라고 생각해 기대가 된다”고 했다.
이날 시장을 둘러본 결과 곳곳에서 노후화한 흔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시장 천장을 덮은 아케이드는 누렇게 빛이 바랬고 철제 구조물에는 먼지가 쌓여 있었다. 일부 상인들은 비가 오면 천장에서 물이 새는 등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시설 개선의 필요성은 현장에서도 확인됐지만, 상인들에게 공사는 또 다른 부담이다. 공사 기간에 손님이 줄거나 영업을 못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졌다. 시장에서 50년째 장사해온 식료품점 상인은 “시설을 고치는 건 필요하지만 공사 때문에 영업에 차질이 생길까 걱정된다. 최대한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근에서 한과를 판매하는 업주도 “9월이면 추석인데 공사가 시작되면 장사에 영향을 줄까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특히 시장 환경 개선 공사를 과거에 경험한 상인들의 걱정은 더 컸다. 서울시는 2004년 서울중앙시장에서 낡은 천막을 걷어내고 약 274m 길이의 아케이드와 조명을 설치하는 환경개선 사업을 했다. 한 마트 상인은 “그때도 공사 기간에 장사를 제대로 하기 어려웠다”며 “지금도 장사가 잘되는 편이 아닌데 공사까지 하면 손님이 오겠느냐”고 우려했다.
공사 구간 한가운데에서 장사하는 노점상들은 한숨이 더 깊었다. 시장 중앙에서 30년째 장사해온 한 노점상은 “가운데에서 장사하는 이상 공사를 하면 아예 쉬어야 한다”며 “공사하는 사이 다른 곳으로 빠져버린 방문객들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중앙 통로에서 꽈배기를 판매하는 또 다른 상인도 “구역을 나눠 공사한다고 해도 먼지가 많이 날 텐데 손님이 오겠느냐”고 걱정했다.

중구는 영업 차질을 줄이기 위해 공사 구역을 최소 4개 구역으로 나눠 순차적으로 시공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전면 공사보다 구간별 공사를 통해 휴업일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배달 차량과 공사 차량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별도의 우회로를 마련하는 방안도 상인회와 협의하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상인회와 지속해서 협의회를 열고 상인들이 우려하거나 원하는 부분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며 “공사 업체가 정해지면 시공 방안 등을 추가로 협의해 계속 안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 착공 시점은 유동적이다. 서울시는 9월 착공을 목표로 하지만 아직 투자 심사가 완료되지 않았다. 중구 관계자는 “행정 절차는 예정대로 진행 중이지만 투자 심사가 끝나지 않아 이후 일정은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시장 활성화를 위한 디자인 혁신 사업에 앞서 주차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시장에서 대를 이어 식당을 운영하는 B 씨는 “방문객을 늘리기 전에 주차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며 “시장을 즐기기 위해 왔는데 주차할 곳이 없고, 옆에 잠깐 차를 댔다고 벌금을 내야 하는 곳에 누가 오겠느냐”고 반문했다.
중구는 신중앙시장과 ‘힙당동’ 일대 주차난을 완화하기 위해 인근 신당역 공영주차장을 기존 26면에서 123면 규모로 확대하는 공사를 하고 있다. 중구 관계자는 “주차장이 확충되면 시장 일대 주차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별도의 부지를 확보해 주차장을 새로 조성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정원혁 기자 garden7074@biz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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