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두고 ‘따뜻한 마음’ 가져가세요··· 서울마음편의점 14만명 찾았다
중장년 특화 프로그램·이동 편의점도 큰 인기
청년특화 ‘청년마음편의점’도 연내 문 열어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오셨네요. 잘 지내셨죠?”
김지민 사회복지사가 지난 11일 서울마음편의점 관악점에 들어선 남성에게 가벼운 안부 인사를 건넸다. 서울마음편의점에 앉아 있던 10명 남짓한 사람은 김 복지사에게 소리 내 인사하기도, 눈인사를 남기기도 했다. 고개를 숙인 채 라면을 먹거나 창밖에 시선을 고정한 사람도 있었다.
가벼운 인사는 김 복지사가 이곳에 방문한 사람들을 맞이하는 방식이다. 마음편의점에 온 사람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려 애쓰기보다 편의점에서 손님을 맞이하듯 부담 없이 인사를 건넨다. 김 복지사는 “처음에는 인사를 받기 어려워하던 분들도 어느새 눈을 맞추고 인사를 나누곤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 관악·강북·도봉·동대문구 등 4곳에 처음 문을 연 서울마음편의점은 어느새 19곳까지 늘었다. 지난해에만 약 6만명이 방문했고 올해는 7월 말까지 누적 이용자 수가 14만4000여명에 달한다.
서울마음편의점은 고립 경험을 극복한 사람들이 다시 사회로 나아가는 발판이 되기도 한다. 관악점은 고립 경험이 있는 주민들이 ‘주민자치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이들은 직접 방문객들과 소통하고, 편의점 운영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김 복지사는 “지금까지 일한 주민자치위원 중 30%가 자격증을 취득하거나 재취업을 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해부터 ‘이동형 서울마음편의점’도 운영 중이다. 서울마음편의점까지 선뜻 찾아가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겠다는 취지다. 캠핑카를 상담 공간으로 활용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고립가구 지원사업도 홍보한다. 마음 편히 라면 하나 먹고 쉬고 가자는 취지에 맞게 라면을 나눠주거나 푸드트럭 행사도 함께 진행한다. 현재까지 이동형 마음편의점은 총 40회에 걸쳐 길에서 사람들을 만났다. 이 중 193명의 고립 위기군을 발견했다.
중장년·청년 마음돌봄 사업도 확대
외로움을 느끼는 중장년 남성들을 위한 특화 커뮤니티도 올해부터 지속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중장년 남성들은 마음편의점을 방문해 직접 요리도 만들어 먹고, 상추 등 식재료를 키우는 경험을 하며 조금씩 관계맺기 연습을 했다.
서울시의 다음 과제는 청년층에 좀 더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올해 기준 서울마음편의점 누적 방문자 8만5000여 명 중 19~39세 청년층은 5.5%에 그쳤다. 대부분(68.9%)이 65세 이상 어르신들이다. 서울시는 외로움을 느끼는 청년에게 특화한 공간인 ‘청년마음편의점’도 올해 안에 열 예정이다. 학업 및 취업, 학교나 회사에서의 갈등 등에 지친 청년들이 편하게 쉬어가면서 외로움 진단을 받고 상담 등을 통해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얻어갈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서울마음편의점도 계속 늘린다. 올해 하반기까지 25곳으로 늘리고, 2027년까지 전 자치구로 확대한다. 청년마음편의점도 시범운영을 거쳐 2027년까지 5개곳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정진우 서울시 복지실장은 “외로움이라는 감정은 누구에게나 문득 생기는 감정이겠지만, 이것이 계속되면 고립‧은둔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서울마음편의점을 확대해 나가는 한편 중장년·청년 특화 프로그램, 찾아가는 서울마음편의점 등을 계속 늘려 ‘외로움 없는 서울’이 되도록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임주영 기자 z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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