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비 안 오면 버틸 날도 얼마 안 남아…다음 주가 골든타임"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그나마 이 정도라도 급수해줘서 다행인데 비 안 오면 이제 버틸 날도 얼마 안 남았어요."
국가소방동원령으로 급수 지원이 시작된 지 이틀째인 13일 경남 밀양시 하남읍 대사리 덕동마을 이장 김종환(74) 씨는 가뭄에 말라버린 농지를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급수 지원 이틀째인 13일에도 경남지역 곳곳에서 전날과 비슷한 수준의 물을 공급하고 있으나 가뭄 해갈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잎이 다 말라버린 창녕군 한 단감 농가 [촬영 이준영]](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13/yonhap/20260813154557929qvrc.jpg)
(밀양·창녕=연합뉴스) 김동민 이준영 기자 = "그나마 이 정도라도 급수해줘서 다행인데 비 안 오면 이제 버틸 날도 얼마 안 남았어요."
국가소방동원령으로 급수 지원이 시작된 지 이틀째인 13일 경남 밀양시 하남읍 대사리 덕동마을 이장 김종환(74) 씨는 가뭄에 말라버린 농지를 바라보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가뭄 현장에서는 소방 물탱크차 호스가 거센 물줄기를 뿜어내며 말라 들어가는 농지마다 물을 공급하고 있었다.
전날부터 시작된 소방대원들 급수 지원에 반가운 마음이 앞섰지만 갈수록 심해지는 가뭄에 현실적인 걱정이 드는 중이라고 김씨는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더운 날씨에도 멀리서 소방대원들이 와줘서 정말 감사하지만, 이 정도로는 해갈이 안 된다"며 "수원과 울산에 있는 손자가 오는 것만큼이나 비가 오기만을 간절히 기다리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김씨 걱정처럼 최근 경남지역 가뭄은 18개 전 시군이 농업용수 가뭄 지역에 들어갔을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가장 높은 가뭄 단계인 '심각' 수준에 포함된 곳도 기존 밀양·거제·함안에 이어 13일 의령·창녕이 추가돼 총 5곳으로 늘었다.
농업용수 가뭄 단계는 관심(30년 평년 대비 저수율 70% 이하·약한 가뭄)·주의(60% 이하·보통 가뭄)·경계(50% 이하·심한 가뭄)·심각(40% 이하·극심한 가뭄) 등 4단계로 나뉜다.
이날 경남 18개 시군 평균 저수율은 32.8%로 평년(70.8%)과 비교해 46.3% 수준까지 떨어졌다.
실제 이날 급수가 진행된 농지 대부분은 땅이 쩍쩍 갈라지고 벼가 누렇게 변색된 상태로 비가 내리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농민들은 근본적 해결책인 비가 내리지 않으면 더 이상 버티기 힘들다고 호소한다.
창녕에서 단감 농사를 짓는 남중우(66) 씨는 극심한 가뭄으로 과수원 6천평 중 약 1천200평은 사실상 농사를 포기한 상태다.
관정이 있어 관수할 수 있는 곳은 그나마 낫지만, 남씨처럼 그렇지 못한 곳은 나무가 고사하는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남씨는 이날도 지하수를 끌어 올리기 위해 관정 작업을 하다 지하수가 고갈돼 기계 모터가 헛돌면서 기계까지 고장 나 버렸다.
남씨는 "사람처럼 나무도 골든타임이 지나면 아무리 물을 부어도 잎이 말라버려 영양분이 전달되지 못하니 소용이 없다"며 "나무가 죽으면 농사 자체가 끝인데 우리 같은 과수원은 길어봤자 다음 주까지가 골든타임일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거제에서 벼농사를 짓는 강호생(68) 씨 역시 "지금이 이삭이 나오기 시작할 때라 물이 가장 많이 필요한 시기이지만 가뭄이 심해 잎이 말라 타들어 가는 중이다"며 "이달 말까지 비가 충분히 내리지 않으면 절반 이상은 수확 자체를 못 해 한시가 급한 상황이다"고 호소했다.
경남도는 이번 가뭄으로 인한 농업용수 부족 사태를 해소하려면 이른 시일 내에 200㎜ 정도 비가 내려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14일 비 예보가 있기는 하지만 소나기 정도라 해갈에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는 16일에는 경남과 부산, 울산지역에 오전부터 종일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돼 이번 가뭄을 해소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부산기상청 관계자는 "14일에는 경남을 비롯한 부산과 울산에 5∼40㎜ 정도의 비가 예보돼 있다"며 "16일에는 이른 시간부터 비가 예보돼 있으며 강수량도 14일보다는 많을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소방청은 경남소방본부 요청으로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해 지난 12일 전국 소방 물탱크차 200대를 경남에 투입해 급수 지원에 나서 하루 동안 4천769.3t(653회)의 물을 공급했다.
급수 지원 이틀째인 13일에도 경남지역 곳곳에서 전날과 비슷한 수준의 물을 공급하고 있으나 가뭄 해갈에는 부족한 실정이다.

ljy@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하영 '증조부 친일 논란'에 안양시 독립운동가 소개글 비공개 | 연합뉴스
- 여고생·모친, 등굣길에 의식잃고 쓰러진 경찰관 구해 | 연합뉴스
- '음주운전 5회' 배우 손승원, 항소심서 징역 2년…1심보다 중형 | 연합뉴스
- 환경미화원 상대 '계엄령 놀이' 양양군 전 공무원 항소심도 실형 | 연합뉴스
- 검찰 사칭해 나체사진 요구…'공탁금' 67억원 뜯은 피싱조직 | 연합뉴스
- 노숙인·독거노인 돕던 50대 미용사, 4명에 장기 기증 | 연합뉴스
- "김밥 잘 만드는 북한여성 고용하실 분"…러시아 인력업체 광고 | 연합뉴스
- '탱크데이'에 발목 잡힌 스타벅스, 진출 27년 만에 첫 분기 적자 | 연합뉴스
- 경산 리조트 수영장서 다이빙하던 40대 중상 | 연합뉴스
- "다시 태어나도 독립운동" 이석규 애국지사 별세…향년 100세(종합)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