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고압선 아래에서 농사지을 수 있나, 천년고찰에 웬 철탑인가”…예천 효자면 주민 ‘결사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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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군 효자면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명봉리와 백석리를 비롯한 효자면 주민 200여 명은 13일 오전 효자면복지회관 앞에 모여 한국전력공사가 추진하는 '신영주~신중부 345kV 송전선로 건설사업'의 전면 철회를 촉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고압선 철탑 결사반대', '주민의견 무시하는 송전선로 백지화' 등의 문구가 적힌 머리띠를 두르고 "효자면 주민들의 삶과 터전을 희생시키는 송전선로 건설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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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협의 없는 일방통행 즉각 중단”…대체노선으로 단양 방향 우회 요구
한전 “주민 피해 최소화 위해 북쪽 산악지 노선조정 검토”…27일 제11차 입지선정위 ‘분수령’

예천군 효자면 주민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명봉리와 백석리를 비롯한 효자면 주민 200여 명은 13일 오전 효자면복지회관 앞에 모여 한국전력공사가 추진하는 '신영주~신중부 345kV 송전선로 건설사업'의 전면 철회를 촉구하며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주민들은 '고압선 철탑 결사반대', '주민의견 무시하는 송전선로 백지화' 등의 문구가 적힌 머리띠를 두르고 "효자면 주민들의 삶과 터전을 희생시키는 송전선로 건설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송전선로가 거론되는 지역 인근에 천년고찰 명봉사와 다수의 문화유산이 자리하고 있어 문화유산 경관 훼손과 지역 정주환경 악화에 대한 우려가 거세지고 있다.
◆"고압선 아래서 농사지을 수 있나"
주민들의 가장 큰 반발은 삶의 터전과 농업환경에 대한 우려다. 효자면 주민들은 "대대로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농촌마을 위로 고압 송전선로와 대형 철탑이 들어선다면 주민들이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느냐"며 "청정지역으로 불리는 효자면의 미래까지 내다보고 노선을 결정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전자파 등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도 큰 만큼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충분한 설명과 검증 없이 사업을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며 "주민들이 반대하는 노선을 전제로 한 협의는 협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주민 피해 최소화하겠다"는 한전…정작 주민들은 "협의 없었다"
한전은 신영주~신중부 송전선로 사업이 국가 전력망 사업이라는 입장이다. 사업 구간은 직선거리 약 107㎞이며, 사업은 2034년 10월까지로 계획돼 있다.
한전 측은 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철탑을 신설한 뒤 기존 예천양수발전소 송전선로를 철거하는 방안 등을 입지선정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주민들은 "주민들이 직접 집회를 열어 반대 목소리를 내기 전까지 제대로 된 협의가 없었다"며 "국가사업이라는 이유로 주민들을 뒤늦게 설득하는 방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날 집회에는 천년 고찰 명봉사 관계자도 참석해 강한 반대 목소리를 냈다. 한 스님은 "수개월째 예천군과 예천군의회, 국가유산청, 문화재 관련 기관, 한국전력 등 관계기관에 송전탑 건설 반대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며 "명봉사는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유서 깊은 사찰"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명봉사에는 고려시대인 941년에 세워진 자적선사능운탑비가 현재 국가유산인 보물로 지정돼 있다. 또 문종대왕 태실비와 관련 유산 등도 남아 있어 명봉사 일대는 단순한 사찰을 넘어 역사·문화적 가치가 큰 지역으로 평가받고 있다.
스님은 "사업을 강행하기 전에 문화유산과 주민들의 삶을 먼저 살펴야 한다"고 호소했다.
◆효자면 전체로 '반대 확산'
송전선로 건설을 둘러싼 반대 움직임은 효자면 전체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앞서 도촌리와 두성리에서도 송전선로 대책위원회가 출범한 데 이어 다른 영향권 마을들도 잇따라 주민회의를 열기로 하면서 효자면 주민 공동대응 체계가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주민들은 "기존 송전선로로 인한 피해에 대한 객관적인 조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또다시 새로운 송전선로를 건설하겠다는 것은 주민들에게 또 다른 희생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기존 노선의 피해 실태를 먼저 조사하고 대체노선의 타당성을 원점에서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의 요구는 명확하다.
△첫째, 주민 의견수렴 없는 송전선로 건설 계획을 중단하라 △둘째, 명봉사와 문화유산에 미칠 영향을 철저히 조사하라 △셋째, 효자면을 통과하지 않는 대체노선을 원점에서 검토하라 △넷째, 기존 송전선로로 인한 주민 피해부터 조사하라 등이다.
■ 27일 입지선정위…갈등의 중대 분수령
이제 관심은 오는 27일 열릴 예정인 제11차 입지선정위원회로 쏠리고 있다. 주민들은 이날 회의에서 효자면 주민들의 반대 의견과 북쪽 산악지대 노선조정 및 대체노선 검토가 실질적으로 논의돼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효자면 주민들은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주민들의 뜻을 하나로 모아 강력하게 공동 대응하겠다"며 "이유를 불문하고 목숨을 걸고 고압 송전탑 건설을 막겠다"고 선언했다.

권용갑 기자 kok9073@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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