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다시 문 여니 눈물이 핑”⋯ 홈플러스, 재개장 첫날 고객 ‘북적’

김명근 기자 2026. 8. 13.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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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개 점포 한 달 만에 정식 재개장
가오픈 때 텅 빈 매대, 엿새 만에 빼곡⋯ 고객·입점주 ‘반색’
조주연 대표 “정기적으로 찾아주길”⋯ 9월 4일까지 매출 회복 관건
홈플러스 67개 매장이 정식 재개장한 13일 오전 홈플러스 강서점에 고객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김명근 기자

13일, 임시휴업에 들어간 지 한 달 만에 홈플러스가 돌아왔다. 강서점 입구에는 정식 개장을 30분가량 앞둔 시간부터 고객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했다. 개장 시간이 가까워지자 약 30m 길이의 줄이 두세 겹으로 늘어섰다.

오전 10시, 입장 통제가 풀리자 고객들이 일제히 매장으로 쏟아졌다. 재개장을 맞아 할인행사를 진행한 육류 코너에는 특히 많은 고객이 몰렸다. 한우와 한돈 일부 상품은 일시적으로 물량이 부족해지기도 했다.

7일 가오픈 당시 채소 매대(왼쪽)와 13일 정식 개장 이후 매대 비교. 김명근 기자.
7일 가오픈 당시 과자 매대(와) 13일 정식 개장 이후 매대 비교. 김명근 기자.

엿새 전 가오픈 첫날 풍경과는 딴판이었다. 지난 7일 강서점을 찾았을 당시 상품 입고율은 약 30%에 불과했다. 곳곳에 ‘상품 입고 준비 중’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고, 상품을 찾기보다 빈 매대를 발견하는 일이 더 쉬울 정도였다.

이날은 달랐다. 수박과 복숭아 정도만 눈에 띄었던 과일 매대에는 사과와 토마토, 바나나 등 다양한 과일이 자리를 채웠다. 신선가공식품과 델리 코너에도 햄과 소시지, 치킨 등이 들어왔고, 냉동식품과 밀키트까지 구색을 갖췄다.

직원들은 몰려드는 고객을 응대하는 한편 팔려나간 상품을 다시 채워 넣느라 분주했다. 한 직원은 “한동안 주민들로부터 언제 다시 문을 여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며 “가오픈 이후 오늘 가장 많은 손님이 왔다”고 말했다.

고객 상당수가 오랫동안 생활권 장보기 공간으로 이용했던 홈플러스가 돌아온 것을 반겨 줬다. 한 70대 여성 고객은 “홈플러스가 없어져서 불편한 점이 많았다”며 “생필품부터 식품, 옷가지까지 여기서 샀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가 아니면 다른 곳까지 가야 하는데 가까운 매장이 없다”고 했다.

딸과 함께 장을 보러 온 한 50대 여성 고객도 홈플러스가 문 닫은 동안 목동의 재래시장이나 이마트 등 여러 곳을 찾아야 했다고 전했다. 그는 “가오픈했을 때 여기 와서 눈물이 핑 돌았다”며 “예전보다는 아직 부족하지만 매대가 좀 찼다. 그나마 이것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재개장을 맞아 할인행사를 진행한 육류 코너에는 특히 많은 고객이 몰렸다. 한우와 한돈 일부 상품은 일시적으로 물량이 부족해지기도 했다. 김명근 기자.

재개장 할인 행사를 보고 찾아온 고객도 있었다. 한 60대 여성은 “고기하고 과일을 사러 왔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이날부터 나흘간 한우 전 품목을 최대 50% 할인하고, 한돈 일품포크 삼겹살·목심을 40% 할인한 가격에 판매한다. 수산물과 과일, 과자, 음료, 델리, 베이커리 등도 이달 말까지 최대 50% 할인 또는 1+1 행사를 진행한다.

입점 상인들의 표정도 엿새 전과 달라졌다. 앞서 가오픈 당시 기자와 만났던 의류매장 점주는 “다시 문을 연다고 매출이 갑자기 늘지는 않겠지만 캄캄하게 닫혀 있는 것보다는 낫다”며 정식 개장 이후를 기대했다.

엿새 만에 같은 점주를 다시 만나자 표정은 한층 밝아져 있었다. 그는 “손님이 오니까 온도차가 확 달라졌다”면서 “이번 재개장을 시작으로 많이들 오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홈플러스는 지역 밀착형 매장이라 기존 고객들이 다시 오고 식품도 채워지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했다.

다만 첫날의 북적임이 곧바로 매출 정상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화장품 매장을 운영하는 한 입점주는 “ 홈플러스가 망하면 우리도 실업자가 되는 것”이라면서 “분위기가 좋아진 만큼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매출 회복을 당장 체감하기는 힘들다”고 답했다.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가 '우리동네 홈플러스 우리가 살려요' 캠패인이 끝나고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명근 기자.

홈플러스 역시 재개장 첫날의 ‘오픈 효과’보다 고객의 발길을 일상적으로 되돌리는 것을 과제로 보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 만난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는 가장 기대하는 부분을 묻자 “고객들이 예전처럼 많이 찾아주시고 정기적으로 찾아주시는 것”이라며 “우리도 계속해서 물건을 잘 채우면서 고객들이 좋은 상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다만, 문제는 이를 증명할 시간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가결 시한은 오는 9월 4일이다. 2000억원 규모의 긴급운영자금(DIP)을 수혈받아 매대는 다시 채웠지만, 불과 3주 안에 안정적인 매출과 영업 정상화 가능성을 채권단에 증명해야 한다.

13일 오전 홈플러스 강서점에서 열린 '우리 동네 홈플러스, 우리가 살려요' 범시민 장보기 캠페인 모습.

노조 역시 앞으로 3주간의 매출 회복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안수연 마트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이날 “매출이 올라가야 채권자들도 ‘홈플러스를 살려서 계속 운영해도 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 것”이라며 “고객들이 많이 찾아와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게 이제 시작이지 끝이 아니다”라며 “제대로 홈플러스를 운영할 수 있는 곳에 매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향후 인수자 확보 과정에서 정부와 국회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홈플러스는 강서점을 포함해 전국 67개 핵심 점포의 정식 영업을 재개했다. 노동조합과 경영진, 정치권과 시민사회도 강서점에 모여 ‘우리동네 홈플러스 우리가 살려요’ 장보기 캠페인을 진행하며 정상화에 힘을 보탰다. 

앞으로 3주간 안정적인 매출을 만들어 회생 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을지가 홈플러스의 존속을 가를 첫 관문이 될 전망이다.

김명근 기자 meang@viva100.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