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이 있는데 LG가 왜 문의했을까…KBO도 오락가락, 울산 웨일즈의 정체성[김은진의 다이아몬드+]

[스포츠경향 김은진 기자] LG의 아시아쿼터 교체 시도가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대형 실책 때문에 불발됐다. 프로야구를 총괄하는 KBO 스스로가 ‘시민구단’ 울산 웨일즈의 정체성을 명확히 가리지 못해 벌어진 대형사고다.
KBO는 지난 12일 오후 LG가 준비하던 일본인 투수 오카다 아키타케 영입이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포스트시즌 출전을 위해서는 8월15일까지 선수 영입 및 등록을 마쳐야 한다. 울산 구단 소속으로 뛰고 있던 오카다를 영입하기 위해 LG는 지난 10일부터 총 세 차례에 걸쳐 KBO에 확인을 했고 문제 없다는 답변을 받고 진행했지만, 이틀 지난 12일 KBO가 불가능으로 뒤집은 것이다.
근거는 KBO리그 규정 제78조 제5항이다. 퓨처스리그 참가 구단 선수 중 KBO 드래프트 참가 이력 있는 선수 또는 외국인 선수는 KBO 규약상 양도가능기간(KBO 포스트시즌 종료 후 다음날부터 다음해 7월31일 사이)에 KBO 회원 구단으로 이적 입단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일반 외국인 선수라면 8월15일까지 영입 및 등록을 마쳐야 하지만, 오카다는 이 규정상 ‘퓨처스리그 참가 구단 선수’이므로 7월31일이 지나면 이적할 수 없다.
LG의 문의 이틀 뒤에야 답변을 바꾼 KBO는 “규정이 그렇게 돼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정확히 규정으로 명시돼 있는 것을 LG는 굳이 왜 물어봤고, KBO 관계자는 왜 최초 틀리게 알려준 것일까.

한 달 전 비슷한 문제가 등장한 적 있다. SSG가 웨이버 공시한 하재훈이 울산에 입단했다. 규정에 따라, 7일 이내 다른 팀으로 이적하지 못해 자유계약선수 신분이 됐고 이 경우 당해 연도에는 어느 구단과도 계약할 수 없게 돼 있지만 하재훈은 울산에 입단했다. 울산이 KBO 회원구단이 아니라 가능하다는 것이 KBO의 설명이었다. KBO가 주관하는 2군리그에 소속돼 KBO 회원구단들과 경기를 하지만 가입비를 낸 회원구단이 아니므로 기존 KBO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논리는 울산 구단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낳았다.
사례는 또 있다. 최지만이 울산 창단과 함께 유니폼을 입었다. 국내 드래프트를 거치지 않고 해외 진출한 선수는 국내 구단 입단하려면 2년의 유예기간을 가져야 한다. 최지만은 2024년까지 미국에서 뛰었다. 국내 구단 입단은 2년을 쉰 뒤 2027년에나 가능하지만 지난 4월 울산에 입단할 수 있었다. 역시나 KBO 회원구단이 아니기 때문이었다.
같은 논리라면, KBO 회원구단이 아닌 울산 소속 오카다는 회원구단들에게는 일반 외국인 선수로 분류돼야 한다. 그렇다면 영입하는 데 특별한 제약은 없어야 하고 8월15일까지 등록하면 된다. 그러나 이 부분은 ‘특별규정’ 상 안 된다고 했다.
많은 KBO 가맹구단들이 혼란스러워하는 동시에 공정성에 문제를 제기하는 지점이다. 울산은 분명히 KBO가 주관하는 퓨처스리그에서 뛰고 있는데 비회원구단이다. 일반 구단과 다르다고 분류돼 일반 규정 적용 없이 특별대우를 하고, KBO가 울산을 위해 따로 만든 규정은 적용한다. 울산이 KBO 소속이냐 아니냐의 해석은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된다.

KBO가 오카다 영입 불가의 근거로 제시한 규정 제78조 자체가 울산을 위해 만든 것이다. 없던 규정을 2025년 11월19일 신설했다. 규정에는 ‘퓨처스리그 참가 구단’의 정의 자체가 ‘KBO 회원 구단 및 상무야구단과 별개로, 일정 요건을 갖춰 KBO 승인을 얻어 퓨처스리그에 참가할 자격을 갖춘 구단’이라고 돼 있다. 울산밖에 없다. KBO가 특별히 규정까지 만들고 선수등록, 승인, 선수단 구성 요건까지 통제·관리하는데 가입비를 안 내 회원구단이 아니므로 일반적인 규정 적용은 다 비껴간다는 논리 자체가 모순이다. 많은 구단들이 울산 구단의 정체성을 모호해하는 이유이며, LG가 오카다 영입이 가능하냐고 굳이 문의를 거친 이유다. KBO의 담당자조차 최초에 혼동해 이틀 동안 ‘틀린 답’을 준 것이 그 증거다. KBO는 “규정대로 한 것”이라면서 “유권해석을 거쳤다”고도 했다. 명확한 규정이 있으면 규정대로 하면 될뿐 유권해석을 할 필요도 없다.
울산 구단 창단 자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지난해 갑자기 이뤄졌다. 원론적인 취지는 야구 저변 확대를 위해 모두 공감해왔다. 그러나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민구단의 자립 가능성이 반 년 만에 현실적인 문제로 등장했고, 선수 이적과 영입 등으로 불거지는 구단 정체성의 문제는 기존 구단들을 혼란하게 한다. LG 구단은 황당한 피해를 입었다. KBO의 ‘규정’대로라면 보상받을 길도 없다. 허구연 KBO 총재는 시민구단을 더 창단해 퓨처스리그를 16개 구단으로 확대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하나뿐인 시민구단의 ‘신분’부터 명확하게 정리해 룰 자체를 질서있고 일관되게 적용해야 한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지상파도 출연한 유명 의사, 몰카 현행범으로 경찰 적발
- [단독] ‘나혼산’ 전현무 즉흥 여행이라더니···알마티시 “촬영 지원”
- 린, 다소 쓸쓸한 심경 근황 공개 “여전히 심신미약 상태”
- [종합] ‘제작진 전원 하차’ 전원주, 유튜브 계속 한다…“인지 장애인데” 강행 우려도
- ‘친일파 후손 논란’ 하영, ‘중증외상센터2’ 촬영 예고에 “교체해라” 요구 쏟아져
- 박위, ♥송지은 이어 댓글창 폐쇄…구독자 98만까지 추락
- ‘스피카’ 양지원, ♥8세 연상 ‘돌싱’ 양준모와 결혼…혼전임신 겹경사
- ‘미스코리아 진’ 우서윤, 빅시 모델급 과거 사진…191cm 父우지원 DNA ‘감탄’
- ‘싱글’ 최수영, 더 과감해졌다…언더웨어 패션으로 무대 접수
- “49세 맞아?” 김사랑, 뉴욕 카페서 포착된 대학생 비주얼…‘미스코리아 진’의 위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