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입니다. 모텔로 가세요"…나체사진 찍게 하고 67억 뜯은 보이스피싱

최승한 2026. 8. 13.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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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과 금융감독원을 사칭해 피해자를 모텔에 사실상 '셀프감금'시킨 뒤 나체사진까지 촬영하게 하고 약 67억원을 뜯어낸 태국 거점 보이스피싱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가짜 검찰청 홈페이지와 위조 구속영장, 신체검사서 등을 동원해 피해자의 공포심을 키운 뒤 단계적으로 돈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조직은 지난해 5~12월 피해자 68명을 상대로 검찰 수사관과 검사, 금감원 직원을 차례로 사칭해 약 67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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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 거점 조직 11명 검거·9명 구속
피해자 68명에 67억7000만원 편취…최대 피해 5억원
24명 모텔 '셀프감금'시켜 나체사진 촬영
검찰 수사관→검사→금감원 직원 역할 분담
지난 2025년 12월 4일 태국 방콕 콜센터 사무실 내부 모습(왼쪽)과 콜센터에서 검거돼 태국 경찰에 압송되는 조직원들. 서울경찰청 제공.
[파이낸셜뉴스] 검찰과 금융감독원을 사칭해 피해자를 모텔에 사실상 '셀프감금'시킨 뒤 나체사진까지 촬영하게 하고 약 67억원을 뜯어낸 태국 거점 보이스피싱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가짜 검찰청 홈페이지와 위조 구속영장, 신체검사서 등을 동원해 피해자의 공포심을 키운 뒤 단계적으로 돈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13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범죄단체활동, 전기통신사기 관련 법 위반,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 혐의로 총책 홍모씨(29) 등 조직원 11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9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 조직은 지난해 5~12월 피해자 68명을 상대로 검찰 수사관과 검사, 금감원 직원을 차례로 사칭해 약 67억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조직은 범행 단계를 '1선·2선·3선'으로 나눴다. 먼저 검찰 수사관을 사칭한 '1선' 조직원이 미리 확보한 개인정보를 이용해 피해자에게 전화를 걸어 "계좌가 자금세탁 범죄에 연루돼 구속영장이 발부됐다"고 겁을 줬다. 이후 가짜 검찰청 홈페이지에 접속하도록 해 위조된 통보서와 구속영장을 확인하게 했다.

이어 검사 역할의 '2선' 조직원이 "약식 조사가 필요하다"며 피해자를 가까운 모텔에 입실시켰다. 이후 위조된 보호관찰서와 신체검사서를 보내 "구속 전 신체검사를 해야 한다"며 옷을 벗고 자신의 신체를 촬영해 전송하도록 한 것으로 조사됐다.

마지막으로 금감원 직원을 사칭한 '3선' 조직원이 "형사처벌을 피하고 사건을 해결하려면 공탁금을 내야 한다"고 속여 돈을 송금하도록 했다. 가짜 공탁통지서와 납부 영수증도 동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태국 방콕을 거점으로 활동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조직도. 중국인 총책과 한국인 총책 아래 금융감독원 직원 사칭 '3선', 검사 사칭 '2선', 검찰 수사관 사칭 '1선'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경찰청 제공.
조직은 중국인 총책과 한국인 공동 총책을 중심으로 한국인 20명과 중국인 4명 등 총 24명 규모로 구성됐다. 태국 방콕에 콜센터를 마련하고 조직원들을 약 한 달간 합숙시키며 범행 시나리오를 교육했다.

한국인 피해자를 직접 상대하는 조직원들은 약 한 달간 합숙하며 범행 시나리오를 반복적으로 학습한 뒤 실전에 투입됐다. 업무 실적에 따라 검찰 수사관을 사칭하는 1선에서 검사 역할인 2선, 금감원 직원 역할인 3선으로 이른바 '승진'시키는 체계도 운영됐다.

수당도 역할에 따라 차등 지급됐다. 경찰 조사 결과 1선은 편취금의 4%, 2선은 10%, 3선은 13%를 각각 수당으로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조직 기강도 엄격하게 관리됐다. 총책들은 조직원들의 여권을 빼앗아 보관하고 출퇴근 시간을 통제했으며 근무 중 개인 휴대전화 사용도 금지했다. 퇴근할 때는 범행 관련 자료를 폐기하도록 했고 규율을 어긴 조직원에게 폭언을 하거나 구타한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은 태국 경찰과 국제공조를 통해 조직원들을 검거했다. 지난해 12월 4일 한·태 경찰 합동 작전으로 현지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원 13명이 붙잡혔으며, 이 가운데 한국인 조직원 9명은 주태국 한국대사관 등 관계기관과 협조해 올해 6월까지 국내로 송환됐다.

경찰은 송환된 한국인 조직원 9명을 전원 구속했으며 이후 국내에 입국한 조직원 2명도 추가로 검거했다. 피의자들이 취득한 범죄수익 가운데 1억5700만원 상당에 대해서는 기소 전 추징보전 조치했다.

경찰은 아직 붙잡히지 않은 피의자 9명에 대해 적색수배를 내리고 태국 경찰과 국제공조를 통해 신병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왼쪽) 태국 방콕을 거점으로 검찰·금융감독원을 사칭해 보이스피싱 범행을 벌인 조직의 한국인 총책 홍씨가 지난 6월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송환되고 있다. (오른쪽)지난 3월 5일 국내로 송환된 조직원 조모씨가 경찰에 인계되고 있다. 서울경찰청 제공

425_sama@fnnews.com 최승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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