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삶 잘 살았어”…노숙인과 어르신 돌보던 50대 미용사, 장기 기증 후 떠나

박양수 2026. 8. 13.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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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을 운영하면서도 대학원을 다니고, 쉬는 날에는 골프와 등산을 즐기는 활기차게 살아온 삶이었다. 그런 바쁜 일상 속에서도 사회의 소외계층인 노숙인과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던 이금미(55)씨.

이 씨의 언니는 "동생과 삶의 마지막에 다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좋은 일이 무엇일까를 놓고 이야기하다가 서로 장기기증을 하기로 약속했다"며 "가족도 그 뜻을 존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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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간 노숙인과 독거노인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살아온 이금미(55)씨가 뇌사 상태에서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로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미용실을 운영하면서도 대학원을 다니고, 쉬는 날에는 골프와 등산을 즐기는 활기차게 살아온 삶이었다. 그런 바쁜 일상 속에서도 사회의 소외계층인 노숙인과 홀로 사는 어르신들을 위해 봉사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았던 이금미(55)씨.

그가 삶의 마지막 문턱에서도 아픈 이들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 없이 내주고 하늘로 떠났다. 가족들은 그런 그녀에게 새로운 세상에서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으며 지내길 기원했다.

1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달 12일 자택에서 호흡 곤란을 겪다가 의식을 잃어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으로 옮겨진 이씨는 뇌사에 이르렀고, 생전에 이미 여러 차례 의사를 밝혔던 것처럼 4명에게 장기를 기증한 후 삶을 마감했다.

이 씨는 5년 전쯤 계속되는 두통과 어지럼증에 병원을 찾아갔다가 다계통 위축증을 진단받았다. 다계통 위축증이란 뇌와 신경계의 여러 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퇴행성 질환이다.

이 씨의 언니는 “동생과 삶의 마지막에 다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좋은 일이 무엇일까를 놓고 이야기하다가 서로 장기기증을 하기로 약속했다”며 “가족도 그 뜻을 존중했다”고 말했다.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나 20대 초반부터 30년간 미용사로 일한 이 씨는 미용실을 운영하면서도 대학원에 다니는 등 온전한 삶을 누렸다. 활달하고 외향적인 성격으로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누는 것을 좋아했고, 쉬는 날에는 골프와 등산을 즐겼다.

그런 틈틈이 노숙인과 홀로 사는 어르신의 머리를 손질하는 봉사활동을 10년가량 꾸준히 해왔다.

평소 이씨의 삶을 잘 아는 지인들이 “살아 있을 때도 멋있었는데, 떠나는 순간도 멋있다”고 한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고인의 언니는 전했다.

언니는 또다른 세상에서의 삶을 시작하는 동생을 향해 “장례를 마치던 날 하늘에 뜬 큰 무지개를 보았다”며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 받으며 잘 지내면 좋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기증자 이금미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박양수 기자 ys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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