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록도 비판속 하영 조부, 병리과장 아닌 ‘의무과장’…인권침해 가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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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하영의 조부 고 안부호 교수는 소록도에서 단순히 한센병을 연구한 의사가 아닌듯 하다.
다만 의무과장이라는 직책만으로 안 교수가 단종 수술과 낙태 등 특정 인권침해를 지시하거나 직접 가담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의 근현대인물자료에는 안 교수의 경력으로 '국립소록도갱생원 의무과장'이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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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배우근 기자] 배우 하영의 조부 고 안부호 교수는 소록도에서 단순히 한센병을 연구한 의사가 아닌듯 하다.
공식 자료에 남은 직책은 ‘병리과장’이 아닌 ‘의무과장’이다. 환자 진료와 간호를 담당한 의료부서의 책임자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의무과장이라는 직책만으로 안 교수가 단종 수술과 낙태 등 특정 인권침해를 지시하거나 직접 가담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현재 공개된 자료에서는 이를 입증할 명령서나 수술기록 등이 확인되지 않기 때문.
국사편찬위원회 한국사데이터베이스의 근현대인물자료에는 안 교수의 경력으로 ‘국립소록도갱생원 의무과장’이 적혀 있다. 해당 자료는 ‘대한민국인물연감’을 출전으로 제시한다.
안 교수의 전남대 병리학 교실 및 가톨릭대 교수 경력과 소록도 직책이 뒤섞이며 일부 온라인 자료에서 ‘병리과장’으로 잘못 알려졌지만, 당시 공식 직제는 달랐다.
국립소록도병원 연혁에 따르면 1949년 5월 중앙나요양소에는 서무과와 의무과, 교도과가 있었다. 1951년 갱생원으로 이름을 바꿨다. 임상병리과를 공식적으로 신설한 시점은 안 교수가 소록도를 떠난 뒤인 1975년이다.

안 교수가 맡은 의무과의 업무도 법령에 명시돼 있다. 1949년 시행한 ‘중앙나요양소직제’는 의무과가 환자의 진료와 간호, 약품 및 위생재료의 출납·보관을 담당하도록 규정했다.
교도과는 환자의 교도와 작업, 위안, 급여품 분배를 맡았다. 법령상 강제노동이나 환자 통제와 관련한 행정은 교도 계통의 업무에 가깝다.
반면 단종과 낙태처럼 의료행위의 형태로 이뤄진 인권침해는 의무과의 업무 영역과 완전히 분리하기 어렵다. 의무과장이라는 직책의 책임 범위를 규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국가인권위원회가 2006년 발간한 ‘한센인 인권 실태조사’는 해방 이후에도 강제격리와 출산·양육 관련 침해 등 한센인을 상대로 한 국가와 시설의 인권침해가 이어졌다고 기록했다.
그러나 소록도의 어두운 역사와 안 교수 개인의 행위는 구분해야 한다. 당시 의료조직의 책임자였다는 사실은 확인됐지만, 그가 어떤 의료행위를 승인하거나 지시했는지는 별도의 사료로 밝혀야 한다.
이런 가운데 영화 ‘비스티 보이즈’와 ‘터널’ 등의 원작자 소재원 작가는 지난 10일 자신의 SNS를 통해 하영의 가족사 자랑을 비판했다.

2014년 작품 취재를 위해 소록도를 찾았다는 소 작가는 “평범한 누군가에게는 의술이 사람을 살리는 인술(仁術)이었지만, 소록도에서는 살술(殺術)이었다. 아직도 소록도에는 피를 머금은 단종대와 알코올에 절여져 병 속에 담긴 그들의 신체가 아픔을 증언하고 있다”고 적었다.
이어 하영을 향해 “그리 당당하고 자랑스러운 조상을 두셨다면 소록도에 가보시라”며 “그곳에서 일제강점기와, 대한민국이 행한 비극의 역사를 마주하고, 당신의 세 치 혀가 얼마나 귀하디귀한 희생과, 억울하고 원통한 역사를 보잘것없게 만들었는지를 꼭 두 눈과 귀로 확인하라”고 했다.
앞서 하영은 방송에서 자신의 집안을 ‘4대째 의사 집안’이라고 소개했다. 이후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적이 알려지며 논란에 휩싸였다. 소속사는 처음에는 친일 의혹을 부인했지만 추가 자료가 나오자 충분한 검증 없이 답변했다며 사과했다.
하영도 이후 자필 사과문을 내고 증조부의 친일 행적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자랑한 점과 소속사의 최초 대응을 사과했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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