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독거노인 돕던 50대 미용사, 4명에 장기 기증

성서호 2026. 8. 1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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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간 노숙인과 독거노인을 위해 봉사해온 50대 미용사가 4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삶을 마감했다.

1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이금미(55) 씨가 심장과 폐, 간, 신장을 기증했다.

이 씨의 언니는 "동생과 삶의 마지막에 다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좋은 일이 무엇일지 이야기하다가 서로 장기기증을 하기로 약속했다"며 "가족도 그 뜻을 존중해 기증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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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자 이금미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10여년간 노숙인과 독거노인을 위해 봉사해온 50대 미용사가 4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삶을 마감했다.

13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지난달 21일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에서 이금미(55) 씨가 심장과 폐, 간, 신장을 기증했다.

이 씨는 지난달 12일 자택에서 호흡 곤란을 겪다가 의식을 잃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안타깝게도 뇌사에 이르렀다.

이 씨는 5년 전쯤 두통과 어지럼증이 계속돼 병원을 찾아갔고, 당시 다계통 위축증을 진단받았다. 다계통 위축증이란 뇌와 신경계의 여러 기능이 점차 저하되는 퇴행성 질환이다.

이 씨는 생전에 이미 여러 차례 장기를 나누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씨의 언니는 "동생과 삶의 마지막에 다른 사람을 위해 할 수 있는 좋은 일이 무엇일지 이야기하다가 서로 장기기증을 하기로 약속했다"며 "가족도 그 뜻을 존중해 기증에 동의했다"고 말했다.

기증자 이금미 씨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1남 2녀 중 막내로 태어난 이 씨는 20대 초반부터 30년간 미용사로 일했다.

이 씨는 미용실을 운영하면서도 대학원에 다니는 등 삶을 온전히 누렸다.

외향적인 성격으로 만남과 대화를 즐겼고, 쉬는 날에는 골프와 등산을 즐기는 등 활동적으로 지냈다.

이 씨는 이웃을 돕는 일에도 열심이었다.

지인들과 함께 10년가량 노숙인과 홀로 사는 어르신의 머리를 손질하는 봉사활동에 참여했고,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부도 꾸준히 했다.

고인의 언니는 "친구들이 동생을 두고 '살아 있을 때도 멋있었는데, 갈 때도 멋있게 떠났다'고 한 말이 가장 인상 깊었다"고 했다.

동생을 향해서는 "장례를 마친 날 하늘에 뜬 큰 무지개를 보며 네가 잘 떠났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으며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s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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