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증시 '배당 200조' 시대…기업 이익, 가계 지갑으로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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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업의 주주환원이 증시 부양을 넘어 가계소득과 소비를 끌어올리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일본 상장기업의 연간 배당 규모가 처음으로 23조엔(약 2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2026 회계연도 일본 상장기업 약 2200곳의 배당총액은 전년보다 6% 증가한 23조엔으로 예상됐다.
일본 증시가 주가 상승에 이어 '배당 200조원 시대'를 열면서 기업 이익을 주주와 가계로 연결하는 자본시장 선순환이 본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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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AI 호황에 1010곳 증배…종합상사도 일제 동참
개인 주주 몫만 4조엔…소비 진작·외인 자금 유입 기대
![[사진제공=연합뉴스]](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8/13/552778-MxRVZOo/20260813093729461npol.jpg)
일본 기업의 주주환원이 증시 부양을 넘어 가계소득과 소비를 끌어올리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의 실적 개선에 힘입어 일본 상장기업의 연간 배당 규모가 처음으로 23조엔(약 2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이 배당을 통해 개인 투자자에게 돌아가고, 늘어난 배당소득이 다시 소비와 증시 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정부가 추진해 온 '저축에서 투자로' 정책도 기업들의 공격적인 주주환원과 맞물려 속도를 내고 있다.
◆상장사 절반이 배당 확대…23조엔 푼다
13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2026 회계연도 일본 상장기업 약 2200곳의 배당총액은 전년보다 6% 증가한 23조엔으로 예상됐다. 일본 상장기업의 배당총액은 6년 연속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배당을 늘리겠다고 밝힌 곳은 1010개사다. 사실상 상장기업 두 곳 중 한 곳이 증배에 나서는 셈이다.
배당 확대의 배경에는 기업 실적이 있다. 도쿄증권거래소 프라임시장 상장기업의 순이익은 6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개선으로 현금 창출력이 커진 가운데 거래소가 기업가치 제고를 압박하면서 이익을 주주와 나누려는 기업도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전기기기와 종합상사가 배당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전기기기 업종의 배당총액은 전년보다 10% 증가한 2조6900억엔, 종합상사는 9% 늘어난 2조1500억엔으로 전망됐다.
AI 서버용 전자부품 수요가 증가한 무라타제작소는 연간 배당금을 전년보다 5엔 많은 70엔으로 정했다. TDK도 배당금을 4엔 늘어난 40엔으로 책정했다. 반도체 제조장비 수요 증가의 수혜를 본 다이헨과 로봇업체 FUJI도 큰 폭의 증배를 예고했다.
◆종합상사 7곳 모두 증배…'지속 가능한 배당' 확산
일본 증시의 대표적인 고배당 업종인 종합상사도 주주환원 경쟁에 뛰어들었다. 대형 종합상사 7곳이 모두 실질적인 배당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미쓰비시상사는 연간 배당금을 15엔 늘린 125엔으로 정했다. 이토추상사는 12년 연속 배당 확대가 예상된다. 원자재 가격이나 일회성 이익에 따라 배당 규모가 크게 달라졌던 과거와 달리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배당정책을 내세우는 기업도 증가하고 있다.
아지노모토와 퍼솔홀딩스는 일회성 손익을 제외한 기초이익을 기준으로 배당금을 결정하고 있다. 주고쿠전력과 교세라는 순이익 대신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배당 규모를 정하는 주주자본배당률(DOE)을 도입했다.
DOE는 실적이 일시적으로 악화되더라도 일정 수준의 배당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 투자자를 끌어들이는 수단으로 평가된다. 일본 기업들의 주주환원이 단순히 배당금을 한 번 늘리는 데서 벗어나 배당의 지속성과 안정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개인에게 4조엔…배당이 내수도 움직인다
배당 확대의 효과는 증시에만 머물지 않는다. 도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일본 상장주식의 약 17%를 개인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다. 보유 비중을 단순 적용하면 전체 배당 23조엔 가운데 약 4조엔이 가계로 흘러 들어간다.
다이이치생명자산운용경제연구소는 늘어난 배당소득이 소비로 이어지면서 일본 국내총생산(GDP)을 약 0.015% 끌어올릴 것으로 추산했다. 수치 자체는 크지 않지만 임금과 함께 배당이 가계소득을 보완하는 새로운 소비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일본 가계의 재산소득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내각부에 따르면 이자와 배당 등을 포함한 가계 재산소득은 2025년 33조6000억엔으로 20년 전보다 1.8배 늘었다. 신NISA를 통한 주식 투자 확대까지 맞물리면서 기업 배당이 가계소득과 소비를 떠받치는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
배당 증가는 외국인 투자자 유입에도 호재다. 외국인은 일본 상장주식의 3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배당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높아질수록 연기금과 글로벌 자산운용사 등 장기 투자자금이 일본 증시로 들어올 유인도 커진다.
일본 기업들의 실적 개선과 정책보유주식 매각이 계속될 경우 배당총액은 현재 전망치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일본 증시가 주가 상승에 이어 '배당 200조원 시대'를 열면서 기업 이익을 주주와 가계로 연결하는 자본시장 선순환이 본격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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