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 세입자 2200가구 움직인다… 서울 전세시장 ‘연쇄 이주’ 우려

정민하 기자 2026. 8. 1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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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건축 '최대어'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내년 상반기 이주를 목표로 하면서 세입자 약 2200가구의 대이동이 예고됐다. 학군을 위해 은마에 세 들어 살면서 다른 지역의 자기 집은 임대한 가구가 실거주 중심의 세제개편을 계기로 자가로 복귀할 경우, 해당 주택의 세입자까지 새집을 찾아야 하는 '연쇄 이주'가 발생할 수 있다. 서울 전셋값이 이미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2028년까지 정비사업 이주 물량 8만여 가구도 예정돼 있어 은마발(發) 이주가 대치동을 넘어 서울 전세난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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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24가구 중 세입자 50%…내년 상반기 이주
자가 복귀 땐 다른 지역 세입자도 연쇄 이동
2028년까지 서울 정비사업 8만여 가구 이주
재건축정비사업 사업시행계획 인가 완료 축하 현수막이 걸려있는 서울 강남의 은마아파트. /연합뉴스

서울 재건축 ‘최대어’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내년 상반기 이주를 목표로 하면서 세입자 약 2200가구의 대이동이 예고됐다. 학군을 위해 은마에 세 들어 살면서 다른 지역의 자기 집은 임대한 가구가 실거주 중심의 세제개편을 계기로 자가로 복귀할 경우, 해당 주택의 세입자까지 새집을 찾아야 하는 ‘연쇄 이주’가 발생할 수 있다. 서울 전셋값이 이미 가파르게 오르는 상황에서 2028년까지 정비사업 이주 물량 8만여 가구도 예정돼 있어 은마발(發) 이주가 대치동을 넘어 서울 전세난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최근 세입자들에게 ‘이주계획 관련 안내’ 공문을 보냈다. 조합은 2027년 상반기 이주 개시를 목표로 이달 28일까지 세입자들의 이사 희망 시기와 예정 지역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은마아파트는 지난달 2일 강남구로부터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받았다. 조합은 관리처분계획 인가와 이주, 철거 등을 거쳐 2028년 착공한다는 목표다. 다만 관리처분계획 인가 등 남은 절차에 따라 실제 이주 시기는 달라질 수 있다.

조합은 공문에서 이주 개시 공고와 동시에 전체 세입자를 상대로 건물 인도소송과 점유이전금지가처분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안내했다. 소송을 먼저 낸 뒤 이주를 마친 세대에 대해서는 소를 취하하겠다는 것이다. 세입자의 이주 거부로 착공이 늦어질 경우 손해배상과 부당이득 반환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았다.

임대차 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10일 기준 전체 4424가구 중 약 50%로 추정되는 세입자 약 2200가구의 이동 방향이다. 은마아파트는 대치동 학원가를 이용하려는 학군 수요가 많다. 정비업계에서는 다른 지역에 집을 보유하고도 자녀 교육을 위해 은마에 세 들어 사는 가구가 적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세제개편안이 시행되면 이들의 선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개편안은 실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혜택은 확대하면서 보유 주택에 거주하지 않는 1주택자의 공제는 줄이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거주 주택을 보유한 은마 세입자들이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자기 집으로 돌아가거나 주택을 처분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이들이 자기 집으로 돌아가면 해당 주택에 살던 세입자는 임대차 계약 만료 시 새집을 구해야 할 수 있다. 임대인이 실제 거주하려는 경우 세입자의 계약갱신 요구를 거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마 이주가 대치동 주변의 전월세 수요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서울 다른 지역의 임대 매물까지 줄이는 ‘2차 충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이 최근 세입자들에게 전달한 이주계획 관련 안내 공문 일부. /독자 제공

서울 전세시장은 이미 매물 감소와 가격 상승을 겪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6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2만937건으로 지난해 10월 15일보다 14.1% 줄었다. KB부동산 조사에서는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한 달 전보다 1.43% 올라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 11개 자치구의 아파트 중위 전셋값은 7억원, 평균 전셋값은 8억193만원으로 집계됐다.

정비사업 이주 수요도 이어진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8년까지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으로 이주할 예정인 주택은 8만3630가구다. 올해 2만5230가구, 내년 1만3144가구, 2028년 4만5256가구다. 은마아파트 외에도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등 수천 가구 규모의 강남권 재건축 단지가 이주를 앞두고 있다. 정비사업은 장기적으로 주택 공급을 늘리지만 이주부터 준공까지는 기존 주택 수가 줄어드는 공백이 발생한다.

업계 관계자는 “노후 재건축 단지는 서울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전월세 주택을 공급해 왔다”며 “대규모 단지의 이주가 특정 시기에 몰리지 않도록 사업장별 이주 시기를 조정하고 주변 임대차 시장의 충격을 줄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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