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폭격 퍼붓고도 제자리…이스라엘인 92% '이란이 이겼다' 평가" [인터뷰]

김소희 2026. 8. 13.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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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동안 사방에 폭격을 퍼붓고도 결국 제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스라엘 시민들은 이제 처음으로 무력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스라엘 내 최대 여론 연구기관인 히브리대 산하 '아감 랩스(Agam Labs)'를 이끄는 님로드 니르 소장(정치심리학 박사)은 8일 텔아비브에서 진행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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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파 정부의 '무력 만능론' 힘 잃어
"안보 정책 실패…내부 분열 심화"
"3년 동안 사방에 폭격을 퍼붓고도 결국 제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스라엘 시민들은 이제 처음으로 무력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이스라엘 내 최대 여론 연구기관인 히브리대 산하 '아감 랩스(Agam Labs)'를 이끄는 님로드 니르 소장(정치심리학 박사)은 8일 텔아비브에서 진행된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진단했다.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우파 성향인 베냐민 네타냐후 정부가 압도적인 무력행사로 안보를 되찾아주겠다고 공언했지만, 반복되는 전면전과 사이렌 소리 속에서 점차 회의론이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님로드 니르 아감랩스 연구소 소장이 8일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김소희 특파원

-전쟁 장기화에 대한 이스라엘 대중의 평가는.

"이스라엘 시민의 92%가 대(對)이란 전쟁으로 이란이 승리했거나 이득을 봤다고 평가했다. 사람들은 이란이 이기고 있고 이스라엘이 불리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해 더 큰 위협을 느낀다. 적이 여전히 강력하고 억지력이 실패했으며 내 가족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믿는다면, 역설적으로 불안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군사 행동을 더 요구하게 될 수 있다."

-전쟁 지속을 지지하는 여론이 여전히 높은가.

"7월 조사에서 전쟁 연장을 지지하는 비율은 52%로 집계됐다. 3월 초까지만 해도 70~80%가 낙관론과 전쟁 지지 의사였던 데 비하면 엄청난 하락이다. (이란과 대리세력으로부터) 온갖 공격을 받으면서도 대중의 절반이 전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놀랍다. 오직 무력만으로는 안보와 생존을 유지할 수 없음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외교적 노력에 대한 지지 증가 등 지표가 이동하고 있는 양상이 감지된다."

-안보에 민감한 북부 접경지대의 민심 이반도 심상치 않다.

"북부 지역 유권자 중 다음 선거에서 리쿠드당을 지지하겠다고 응답한 사람은 23%(5월 조사)였다. 2022년 총선 당시 35%를 득표했던 것과 비교하면 3명 중 1명이 돌아선 것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나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 같은 정치인들은 '헤즈볼라가 극도로 약화했다'고 장담했지만, 정작 주민들이 겪는 현실은 다르기 때문이다. 이들은 실존적 위협을 완전히 끝내지 못하면서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는 정부에 분노하는 것이다."

7일 이스라엘 텔아비브 하비마 광장에 현 정부를 비판하는 반정부 단체의 포스터가 붙어있다. 포스터에는 '네타냐후의 노예들' 등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를 비판하는 문구가 적혀 있다. 김소희 특파원

-10월 말 총선을 앞둔 네타냐후 연립정부의 정치적 운명은 어떻게 보나.

"북부는 물론이고 핵심 지지층이던 세속주의 우파 유권자들마저 초정통파 유대인(하레디) 병역 면제 문제 등으로 완전히 돌아섰다. 오늘 당장 선거가 열린다면 네타냐후 집권 우파 블록이 과반을 차지할 시나리오는 제로(0)에 가깝다."

-지난 3년간 전쟁이 이스라엘 사회에 주는 과제와 영향은.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이 좌파의 '외교·공존 이론'을 무너뜨렸다면, 수년간 이어진 전쟁은 우파의 '무력·억지 이론'마저 위기에 처하게 했다. 보통 외부 위협은 결속을 높이지만, 이미 사법 개혁안 등으로 갈라져 있던 이스라엘 사회에서 전쟁은 오히려 대립을 가속화했다. 인질 석방을 위한 군사적 압박과 외교 협상의 효율성, 책임 소재,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동기에 이르기까지 내부 분열의 연속이었다.

이스라엘은 이제 장기적 생존을 위한 근본적 질문 앞에 서 있다. 이것은 단순한 '안보 대 평화'의 이분법적 대립이 아니다. 단지 몇 달의 연명이 아닌, 향후 수십 년 동안 우리의 생존과 안보를 진정으로 담보할 방법론이 무엇인지 냉정히 재규정해야 할 때다."

텔아비브(이스라엘)= 김소희 특파원 kim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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