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차량 운전자 구한 신창무 “축구로도 좋은 소식 전할게요”

황민국 기자 2026. 8. 12.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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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FC 신창무가 지난 9일 광주 신가동 제2순환도로에서 교통사고로 화재가 난 차량에 다가가고 있다. 한문철tv 캡처

동료 프리드욘슨과 가장 먼저 나서
피 흘리던 부상자 밖으로 끌어내
구단 관계자들 소화기로 초기진화
쏟아지는 격려에 “팀이 잘됐으면”
프로축구연맹, 선수단 표창 검토

노란색 대형 버스가 갑자기 도로 위에 멈췄다. 문이 열리자마자 두 사람이 뛰어내려 불붙은 차량으로 갔다. 의식을 잃은 운전자를 끌어냈고 버스에서 내린 다른 사람은 소화기로 불을 껐다.

지난 9일 새벽 광주 신가동 제2순환도로에서 벌어진 교통사고 현장이다. 프로축구 K리그1 광주FC 선수단은 부천FC1995 원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사고를 목격하고 구조에 나섰다. 이들의 선행은 이틀 뒤 사고 현장 영상이 교통사고 전문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 제보되면서 알려졌다.

사고는 이날 오전 2시30분쯤 신가 지하차도 인근에서 발생했다. 주행 중이던 승용차가 화물차를 추돌했고, 승용차 앞부분에서 불이 났다. 광주 선수단 버스가 현장에 멈추자 부주장 신창무(34·사진)와 공격수 프리드욘슨이 가장 먼저 내렸다. 불이 크게 번지기 전이었지만 운전자는 의식을 잃은 채 운전석에 남아 있었다.

신창무는 기자와 통화하면서 “눈앞에서 불이 난 것을 보니 빨리 차를 세워야 한다는 생각만 들었다”며 “119에 신고한 뒤 불붙은 차량에 사람이 있을 것 같아 달려갔다”고 말했다.

현장 영상을 보면 신창무와 프리드욘슨은 망설임 없이 사고 차량에 접근해 운전자를 밖으로 끌어냈다. 몸이 재산인 프로축구 선수로서는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신창무는 “불붙은 차 문을 열 때는 좀 겁이 났다. 운전자가 피도 많이 흘리고 있었다”며 “내가 다치는 것보다 구조하다 운전자가 더 다치면 어떻게 하나 걱정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래도 불이 더 번지기 전에 구해야 했다. 운전자가 의식까지 잃은 상태라 프리드욘슨과 서둘러 힘을 썼다”고 덧붙였다.

두 선수가 운전자를 구조하는 동안 구단 스태프와 트레이너, 선수단 버스 운전기사 등도 버스에 비치된 소화기를 꺼내 초기 진화에 나섰다. 신창무는 “모두가 힘을 합쳤기 때문에 큰일로 번지지 않았다. 나와 프리드욘슨 둘만 한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두 차량 운전자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신창무에게 이날은 더욱 특별했다. 출산을 앞두고 있던 아내가 사고 바로 다음날 둘째 딸을 낳았다. 그는 “사고가 알려진 뒤 갑자기 전화기에 불이 났다”며 “사고 다음날 둘째가 태어난 것까지 알고 지인들이 축하 전화를 많이 해줬다”고 말했다. 아내에게는 ‘한 소리’를 들었다. 신창무는 “아내가 ‘이제 두 아이의 아빠가 되는데 겁도 없이 뛰어든다’며 혼을 냈다. 그래도 사람을 구했기에 딸도 건강하게 태어난 것 같다”면서 웃었다.

광주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22경기에서 1승8무13패로 12개 팀 가운데 최하위다. 지난 3월 인천 유나이티드를 3-2로 꺾은 뒤 반년 가까이 승리를 추가하지 못했다. 신창무는 “많은 분들이 좋은 일을 했다고 해주시니 우리 팀도 이제 잘됐으면 한다”며 “내가 더 열심히 뛰어야 한다. 다음 경기에는 팬들에게 축구로 좋은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다”고 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도 광주 선수단에 대한 표창을 검토하고 있다. 연맹 규정상 다른 사람의 모범이 된 경우 상벌위원회 심의를 거쳐 표창할 수 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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